-
동아대병원, 최첨단 로봇 수술 장비 다빈치 SP 도입
동아대병원이 4세대 다빈치 로봇 수술 장비인 '다빈치 SP(싱글 포트)' 단일공 로봇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23일 밝혔다.
다빈치 SP는 하나의 로봇팔에서 3차원 고화질 카메라 1개와 수술 기구 3개가 나와 2.5cm의 단일 통로를 통해 진입해 수술하는 시스템이다. 최소 침습 수술과 좁고 깊은 공간에서 시야를 확보해야 하는 세밀한 수술에 효과적이다. 한 번의 절개와 작은 절개창으로 흉터를 최소화해 미용적 만족도가 높고, 수술과 회복 시간도 단축해 합병증이 적어 수술 후 빨리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
동아대병원은 기존 '다빈치 Xi'의 증명된 안전성과 효과를 바탕으로 '다빈치 SP'를 동시에 운영해 고난도 로봇수술을 확대 시행하고 맞춤형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동아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국내 최초로 로봇 수술을 시행하고 다빈치 로봇의 개발부터 관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경남에서 인지도가 높은 로봇수술센터로 자리잡았다. 2007년 다빈치 로봇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비뇨의학과, 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2500례 이상 로봇 수술을 시행했고, 수술 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2024-04-23 [19:06]
-
관광버스 대절해 대구에서 달려온 맨발 마니아들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2000여 명이 함께한 이날 첫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에서는 눈길을 끈 이색 참가자들도 많았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대구지부 회원 40여 명은 관광버스를 대절해 해운대에 도착했다. 초록 글자 어깨 띠를 두른 이들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 백사장 한 곳에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모여 자체적으로 사전 몸 풀기를 진행했다. 단체 채팅방 회원이 1000명에 달한다는 이 모임은 전국 곳곳의 맨발 길을 답사하며 우의와 건강을 다지고 있다. 채팅방 방장을 맡은 최희숙 씨는 “맨발걷기를 100일만 해보면 당장 비염이 사라지는 등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며 “맨발걷기를 한 이후 삶이 즐거워졌다”고 자랑했다.
회원 23만 명을 자랑하는 철도 기반 여행 동아리 레일코리아 회원들도 50여 명이 해운대에서의 맨발 체험을 즐겼다. 여행 인플루언서 능금아 씨는 레일코리아 밴드에 남긴 후기를 통해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기분 좋게 땀이 났다"며 "6월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될 2차 챌린지에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대한민국맨발학교 부산지회는 이날 해운대 어싱 챌린지에서 행사장에서 정기모임을 가졌다. 최명솔 지회장은 “이번 선포식과 챌린지를 계기로 부산의 맨발걷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발의 참가자도 꽤 눈에 띄었다. 대니 하임스(42)·변자민(40) 씨 부부는 두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하임스 씨는 “모래사장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맨발걷기를 즐기곤 했지만, 수많은 사람과 함께 걸으니 아주 특이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팡이를 들고 온 안재순(89) 씨는 자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완주했다. 그는 평소 딸 박영옥(62) 씨 등 자녀들과 함께 광안리, 송정해수욕장 일대를 맨발로 걷는다. 박 씨는 “어머니께서 척추협착증 때문에 혼자서는 못 걸으신다. 그런데 같이 맨발걷기를 하고 나면 오히려 다리가 가벼워진다고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이날도 박 씨를 비롯한 삼 남매가 어머니를 모시고 해운대 바닷가를 천천히 걸었다. 오랜만에 지팡이도 짚지 않고 모랫길을 걸은 안 씨는 즉석복권 경품(부산미래IFC검진센터 VIP 검진권)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얻었다.
2024-04-22 [18:33]
-
고신대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지원사업기관 선정
고신대복음병원이 보건복지부의 2024년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지원 사업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지원 사업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가가 소아청소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통증과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심리적·사회적·영적 고통을 완화하는 최선의 돌봄을 제공한다.
고신대병원은 이번 선정을 통해 중증질환 소아환자와 가족을 위한 통합적 의료 서비스와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지원 사업 기관은 고신대병원을 비롯해 전국에 12곳이 있다.
소아암을 비롯한 소아청소년 중증질환은 치료 과정이 어렵고 예후가 불확실해 환아와 가족은 장기간 치료와 돌봄 과정에서 다양한 신체적, 심리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고신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혈액종양 분과 공섬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겪을 수 있는 우울, 스트레스, 고립감, 소진감 등에 대해 사회복지 상담을 통해 필요한 자원을 연계해 환아가 치료 중에도 신체적·정서적 발달을 할 수 있도록 돌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고신대병원 측은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를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지원 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해 지역을 선도하는 병원의 사명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2024-04-22 [16:05]
-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 김병준 회장 취임
사단법인 서면메디컬스트리트(SmS) 의료관광협의회는 지난 18일 부산 부산진구 이리스뷔페에서 2024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형철 예바치과교정과치과 대표원장이 신임 이사장, 김병준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 대표원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어 지난해 주요 사업 실적을 보고하고 올해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34개 회원사가 속한 SmS 협의회는 2009년 출범해 11년째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축제를 개최하며 부산 의료관광 산업을 이끌고 있다.
김병준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부산진구와 부산을 넘어 세계에 대한민국의 의료브랜드와 의료관광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04-22 [11:15]
-
봉생기념병원, 부울경 최초 1300번째 신장 이식 성공
부산 봉생기념병원이 1300번째 신장 이식 수술 기록을 달성했다. 부울경 권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통틀어 최초인 대기록이다.
22일 봉생기념병원에 따르면 1300번째 수술의 주인공은 경북에 거주하는 60대 임 모 씨로, 지난 9일 군 복무 중인 외동아들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았다. 아들은 말기신부전 어머니를 위해 수소문 끝에 봉생기념병원에 수술을 신청했고, 회복을 마친 뒤 지난 19일 군대로 복귀했다.
수술을 집도한 백승언 명예원장(외과)은 "신장 이식은 3~5시간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수술로, 환자의 혈관 상태, 동맥경화 정도, 방광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장애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다행히 수술 후 경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협진한 김중경 병원장(신장내과)도 "따뜻한 효심을 보여준 모자와 함께 신장 이식 수술 1300례라는 큰 업적을 이루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봉생기념병원의 신장 이식 수술 1300례는 1995년 3월 첫 수술 이후 29년 만이다. 수술 후 10년 생존율 또한 90% 이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봉생기념병원 신장 이식팀은 신장내과, 외과, 비뇨의학과, 마취과,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와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팀을 이루는 '원스톱 협진시스템'을 갖추고 상담부터 예약, 수술 후 관리까지 24시간 대기한다. 특히 2개 조 수술팀 체제를 상시 운영하면서 최근 뇌사 판정 환자로부터 기증받은 신장 2개를 말기 신부전증 환자 2명에게 동시에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을 성공하기도 했다.
2024-04-22 [11:20]
-
걷다 보면 다리 땅기고 저릿…관절 아니라 혈관 문제일 수도
체중 감량을 위해 걷기 운동을 시작한 A 씨. 집 앞 공원을 세 바퀴 정도 돌고 나면 어김없이 다리가 조이듯 아팠다. 처음 며칠은 벤치에 앉아서 쉬다 보면 괜찮아져 단순한 근육통이라 여겼다. 하지만 동일한 증상이 계속 반복되자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허리 디스크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다리 동맥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리에 생기는 동맥경화
다리 동맥 협착증은 '다리에 생긴 동맥경화'라고 할 수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한 말초혈관 질환에 속한다. 죽상동맥경화증이란 동맥 벽을 이루는 세 층 가운데 제일 안쪽 내막에 지방질과 염증 세포 등이 쌓여 고드름 모양의 죽종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진행되면 혈관이 좁아져 혈류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혈관이 좁아진 상태인 협착과 완전히 막힌 폐색으로 나뉜다.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동맥은 몸 전체에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발생 장기에 따라 뇌동맥이라면 뇌경색, 관상동맥이라면 협심증의 원인이 된다. A 씨처럼 팔다리의 동맥 혈관이 좁아져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혈관 질환이라고 한다.
동맥 내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고혈압, 콜레스테롤, 당뇨, 흡연, 비만 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말초혈관 질환 진료 인원은 23만 7182명, 연령대별로는 60대(27.8%), 70대(24.3%), 50대(19.2%) 순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늘면서 합병증으로 말초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70대 이상이 되면 환자 수가 줄어드는 건 걷는 거리가 감소해 증상을 못 느껴서다.
다리 동맥에 협착이 생기면 걷거나 운동을 할 때 종아리나 엉덩이가 땅기고, 다리가 찌릿하거나 저린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혈액이 어느 정도 공급돼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운동으로 산소가 더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좁아진 혈관으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병이 진행될수록 잠깐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심한 경우에는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이어지고 밤에 자는 것도 힘들어진다.
대동병원 인터벤션센터 조정현 과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다리 동맥 협착증을 허리 디스크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디스크는 통증이 일정하게 발생하지 않는 반면 다리 동맥 협착증은 통증 발생 시점이 일정하다"고 설명했다. A 씨의 예를 들면 공원 세 바퀴를 돌면 통증이 나타났다가 쉬면 괜찮아지고 또다시 세 바퀴 정도를 걸으면 통증이 생기는 식이다.
■수술 없는 중재 시술 확대
다리 동맥 협착증이 의심되면 신체검사와 함께 동맥 초음파, 혈관 조영술 등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동맥 초음파는 초음파 기계를 피부에 대고 다리 동맥 내 병변과 혈액의 속도 등을 측정한다. 혈관 조영술은 조영제를 투여한 후 CT나 MRI를 촬영하거나 혈관에 기구를 삽입해 조영제를 투여한다. 이에 앞서 발목 동맥의 혈압을 측정해 팔 동맥 혈압과 비교하는 기초 진단을 하기도 한다.
증상과 병의 정도에 따라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약물 치료나 좁아진 혈관을 넓히거나 혈관을 이어주는 비약물 치료를 선택한다. 협착이 심하지 않으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항혈소판제, 혈액 속 지방질을 낮춰주는 약물, 혈관 확장제 등을 쓸 수 있다. 외과적 수술에는 혈관 속을 청소하는 내막절제술, 인조 혈관이나 자가 혈관을 덧대 혈관을 넓히거나(혈관성형술) 우회해서 연결(우회술)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의료 기술 발달로 수술 없이 혈관을 넓혀주는 성형 풍선이나 혈관벽을 지지하는 스텐트(금속망)를 삽입하는 시술도 널리 시행된다. 대동병원 조정현 과장은 "혈관 조영 장비를 통한 인터벤션(중재) 시술은 부분 마취를 통해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한 뒤 혈관 내부에 얇은 관을 넣어 혈관을 넓히거나 이어줄 수 있어 수술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여러모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말초혈관 질환을 방치하면 조직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들어 조직이 손상되거나 파괴되기도 한다. 다리 동맥 협착증의 경우에는 피부가 차가워지고 까맣게 변색되거나 궤양이 발생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한 경우 괴사가 시작되고 말초부터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려면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연과 금주, 운동과 체중 조절 등 생활 습관과 더불어 지방과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대동병원 조정현 과장은 "우리 몸속 혈관은 다양한 크기와 여러 형태로 연결되어 있는 만큼 진단과 치료에 앞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인터벤션 영상의학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면서 "또한 환자 연령, 기저질환 유무, 질환 중증도 등 여러 면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외과, 내과, 재활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갖춘 의료 기관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4-04-23 [07:00]
-
돈은 없어도 세상에서 국민행복지수 가장 높은 섬나라 [세상에이런여행] ⑮
바누아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이다. 국민행복지수 전 세계 1위라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였다. 도대체 어떤 나라이기에?
당시 바누아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더 관심이 갔다. 1인당 국민소득(GNP)이 4000달러 전후이니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나라는 아니다. 서양의 침략으로 수백 년간 식민지로 살아야 했던 불행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행복지수가 세계 1위라니?
나는 그 이유를 직접 가서 꼭 확인하고 싶었다. 오세아니아의 다른 섬나라들과 함께 여행해야 했기에 가는 데 10년이나 걸렸다. ‘많이 알수록 설렘은 준다.’ 나의 오지탐험은 연애와 같다.
■낯선 이도 반기는 섬
솔로몬제도의 일본전쟁박물관에서 우연히 만난 한 여인이 이번 여행의 중심에 있다. 다음 여행지는 바누아투라는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핸드폰으로 내 얼굴을 찍는다.
“바누아투에 도착하면 남편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여인은 방금 찍은 사진을 남편에게 보냈다 하지 않는가! 얼떨결에 바누아투 공항에 마중 나올 사람이 생긴 것이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설마’ 하는 심정이 있었다. 1시간이나 연착해 바누아투의 포트빌라 공항에 도착한 후 우선 돈을 환전하고 핸드폰 유심카드를 사서 여인에게서 받은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녀의 남편이 ‘10분 후’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정말 10분 후에 노란색 봉고차가 내 앞에 섰다.
“웰컴 투 바누아투!”
남편의 이름은 제넥이다. 운전은 존이라는 청년이 한다. 앞에서 활짝 웃는 제넥을 보며 나도 미소에 전염된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제넥은 당연히 내가 호텔을 예약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디냐고 물었다. 그의 집에서 묵을 순 없는지 조심스럽고 정중하게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물론 가능합니다.”
그런데 말꼬리가 분명하지 않다.
“집이 작고 가족이 많아 불편할 텐데 괜찮겠어요?”
전혀 문제없다며 감사 인사를 했지만 그의 표정은 망설이는 듯했다.
“노모와 함께 사는데 정신질환과 피부병이 있으세요.”
제넥은 이 말을 하면서 더 미안해한다. 여기저기 섬을 안내하면서도 표정이 편치 않아 보인다. 그의 큰 덩치와는 다르게 속삭이듯 내게 제안한다.
“오늘은 일단 이곳 사람들이 머무르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로 가고, 내일 어머니 피부병이 외지인에게 괜찮은지 의사와 상의해본 다음 우리 집으로 가면 어떨까요? 정말 송구합니다.”
제넥은 마치 죄인인 양 몸을 옹송그린다. 덕분에 외국인은 묵고 싶어도 몰라서 못 가고, 불편해서도 못 가는 현지인의 게스트하우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한국인은 처음이라는 여사장의 안내를 받아 방에 들어가니 무엇보다 먼저 멀리 도망치는 바퀴벌레 수십 마리의 반질한 엉덩이가 손님을 반긴다. 곰팡이가 핀 데다 변기 뚜껑도 없어 지저분하긴 했지만 ‘일박에 5000원이면 거저’라고 생각하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제넥은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정말 괜찮겠어요?”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진짜 마음에 듭니다. 고마워요. 내일 당신의 집에서도 묵을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무에서 자라 뾰족한 호두같이 생긴 망가이 땅콩을 곁들여 간단한 식사를 했다. 제넥과 그의 아들 제리와 함께 바누아투의 수도인 포트빌라에서 유일한 정글을 탐험하기로 했다. 제리의 집은 아버지 집 바로 뒤에 있다. 젊은 바누아투인은 어떻게 사나 싶어 제리의 집을 기웃거렸다. 마당에서 네 살인 첫째 딸이 두 살인 동생을 씻겨준다. 나를 쳐다보던 딸의 동그랗고 큰 눈망울을 오래 간직하고자 셔터를 누른다.
정글로 간다더니 제넥과 제리는 집 뒤쪽으로 향한다. 50cm 길이의 큰 칼로 숲을 헤치자 정글이 펼쳐졌다. 야생 바나나와 카사바가 좌우로 꽉 차 있다. 카사바는 고구마, 감자와 비슷하게 생겼다. 뿌리에 매달린 것도 같다. 이곳에서는 주요 음식재료다.
“두 달 전이라면 코코넛 크랩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정글에 게가 있다고?
“코코넛을 잘라먹을 정도로 집게의 힘이 어마어마합니다. 우리말로는 웅아라고 하는데, 식당에서 팔기도 하지만 우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산 과일과 함께 지천에 깔려 있다는 말이다.
“아! 그래서 한 달에 10달러만 있어도 살 수 있다는 거군요.”
많은 나무가 엉겨 붙어 하나를 이룬 게 특이했다. 겹겹의 연리지 같기도 하고, 다른 종의 나무가 한 뿌리 또는 줄기에서 같이 자라는 나무인 키메라 같기도 하다.
“이건 반얀트리라고 해요. 조그만 열매가 열리는데 박쥐 먹이랍니다.”
이곳에 박쥐가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제리는 섬뜩한 말을 이어간다.
“우리는 이 열매를 먹는 박쥐를 잡아먹지요.”
모르는 게 때로는 약일 수 있다는 말을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세계 제일의 행복 국가
공동묘지를 지날 때였다. 많은 사람과 그들이 가져온 꽃이 주변을 꽉 채웠다. 한 사람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오늘이 무슨 날입니까?”
그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휴일이거나 날씨가 좋으면 우리는 세상을 떠난 분을 찾아갑니다. 좋은 날에는 돌아가신 부모나 조상에게 가서 형제, 자녀와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이랍니다.”
조금 떨어진 무덤가에서 한 여인이 서글피 울었다. 그녀는 스스럼없이 사연을 알려준다.
“가족이라곤 언니밖에 없었는데….”
외로워서 먼저 세상을 떠난 언니 곁에 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실컷 울고 가면 슬픔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언니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여전히 곁에 있는 듯하다면서 눈물 자국이 선명한 얼굴이 밝게 활짝 펴진다. 코끝이 시큰하고 눈앞이 흐려진다.
연말연시가 되면 부모나 조상을 더 찾는다는 바누아투인.
“돌아가신 분과의 추억을 생각하다 보면 더 좋은 날이 되거든요.”
이래서 세계 제일의 행복지수 국가이며 국민이로구나. 숙연한 느낌에 머리가 절로 끄덕여진다.
공동묘지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식사시간이 훌쩍 지났다. 누군가 나를 배려해서 싸고 맛있는 중국식당을 추천한다.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존의 차에 휴대폰을 두고 내린 것을 알아차렸다. 정신을 놓는 일이 없어 소지품을 잃어버릴 일도 없었는데, 묘지에서 얻어 마신 카바 때문일까?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는 음료수라고 해서 주는 대로 한 컵을 다 들이켰는데….
제넥에게 휴대폰을 놔두고 내렸다고 하자 그는 존에게 전화를 걸어 차 뒷좌석을 확인해보라고 한다. 그런데 없다고 한다.
그 순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휴대폰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사고와 찾아내는 재미가 섞여 만들어낸 장난기였다. 제넥의 안내로 방송국을 찾아가서 아나운서에게 방송을 부탁했다.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습니다. 찾아주는 사람에게는 상금으로 5만 바투(약 55만 원)를 드리겠습니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교회나 슈퍼마켓 앞에 ‘잃어버린 핸드폰 찾아주시면…’이라는 내용의 경품 문구를 붙여놓고 기다렸다.
핸드폰을 찾으면 시상식도 벌이고자 했던 이벤트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냥 웃어넘길 수 있었다.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도 웃음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건 바누아트인의 천진난만함에 물들어서이지 않았을까? 돌아와 생각하며 또 웃는다. 휴대폰을 잃어버리고도 웃는 바보가 됐다.
도용복 오지여행가
2024-04-23 [07:30]
-
[최진태의 요가로 세상보기] 109. 회전목마가 되어 보는 만다라(mandala) 자세
만다라는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원과 중심·바퀴·고리·궤도 등을 의미한다. 위아래, 시작과 끝이 없는 원의 형태인 만다라는 끝없이 돌고 도는 윤회, 거부할 수 없는 생의 질서 등을 상징한다. 어원상으로는 본질·진수(眞髓)를 뜻하는 ‘manda’와 소유·변화를 의미하는 접속 어미 ‘la’로 마음속의 중심과 본질에 가까워지고 참된 마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만다라는 정신적인 깨달음을 지향하는, 심리적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장소로 일종의 내면세계의 지도라 할 수 있으며, 수행자가 명상을 통하여 우주의 핵심과 합일하고자 하는 깨달음의 안내도와 마음을 형상화한 것이다. 중심과 본질을 얻어 마음속의 참됨을 갖게 되는 수행의 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사실 만다라는 밀교에서 발달한 상징의 형식을 그림으로 나타낸 불화(佛畵)다.
신성한 단(壇, 성역)에 부처와 보살을 배치한 그림으로 우주의 진리를 표현한 것이다. 깨달음의 경지를 도형화했다. 그래서 윤원구족(輪圓具足)으로 번역한다. 윤원구족이란, 낱낱의 살이 속 바퀴 축에 모여 둥근 수레바퀴를 이루듯, 모든 법을 원만히 다 갖추어 모자람이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주로 힌두교나 밀교의 종교적 수행 시에 수행을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되었고, 정해진 양식 또는 규범에 따라 그려진 도형을 가리킨다. 힌두교의 얀트라(yantra)는 이러한 도형에 해당하는데, 만다라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만다라로는 스리 얀트라(sri yantra)가 있다.
“만다라는 명상을 위한 지지물로도 기여한다. 요가행자는 산란심이나 유혹에 대한 하나의 방어물로 만다라를 이용한다. 만다라는 한 점으로 집중하여 명상하는 요가행자를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보호한다. 상념적으로 만다라에 진입함으로써 요가행자는 자기 자신의 중심에 접근하게 된다.”(엘리아데)
만다라는 종교적인 의미에만 그치지 않는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에 의해 심리치료의 방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인간의 무의식에 지대한 관심이 있던 융은 서구 문화에서 최초로 만다라의 우주적 영적 의미를 발견했다. 그는 만다라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매일 만다라를 그리면서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된다. 만다라가 인간의 내적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만다라를 의식적으로 그리게 되었으며 환자들에게도 치료 과정의 일환으로 만다라를 그리게 하였다.
하나의 중심을 둘러싸고 순환하는 원형이나 정사각형 모양으로 만다라의 기본 형태가 불교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든 나타나고 있다.
원은 내면을 보호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적 경계이다. 원을 기본으로 하는 삼각, 사각, 십자가, 동물 등의 형태는 인간의 무의식을 반영한다. 만다라의 형태는 한국의 전통 문양(단청), 멕시코의 아즈텍 달력, 심지어 기독교 그림에서도 나타나는데, 전혀 접점이 없는 문화임에도 세계 각지에서 공통적인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만다라의 가장 큰 매력은 언뜻 보기에는, 아주 복잡한 패턴들로 이루어져 있으나 가장 단순한 패턴들을 쌓아 올림으로써 만들어지는 문양들의 합이라는 것이다. 또 만다라를 그리려면 중앙에서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와 같은 과정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내면과 무의식을 표출하게 한다고 말한다. 만다라의 가장자리는 ‘불로 된 울타리’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비입문자의 접근을 막음과 동시에 무지를 태워 버린다는 형이상학적 상징이라고 일컬어진다.
미술치료에서 만다라 색칠의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내면으로의 회귀와 만남, 그리고 자아실현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꼭 필요한 삶의 단초를 충족시키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만다라 그리기는 표현된 무의식을 의식하고 이해하고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아실현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근간에는 유아부터 노인·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미술심리치료에 이 만다라 그리기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수행자들이 모래를 이용해 그리는 만다라가 있다. 이들은 몇 달에 걸쳐 만다라를 만든 후, 만다라가 완전히 완성되면 모두 헐어버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집멸도(苦集滅道), 고통의 근원인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또 작은 모래알로 내면을 표현해 가며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마음 수련을 가능하게 한다. 위의 과정을 통해 티베트의 수행자들은 번뇌와 갈등에서 벗어나는 것을 반복하며, ‘나’에 대한 집착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된다. 그러니 만다라를 그리는 그 자체가 곧 명상이 되어 자연스레 몰입과, 더 나아가 깊은 삼매경에 들게 된다는 것이다.
소설 <만다라>는 소설가 김성동이 1978년에 한국문학이란 잡지에 발표했으며 원래는 중편소설이었지만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할 때 작가가 장편소설로 개작했다.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 기독교적인 배경에서 종교의 문제를 파헤친 소설이라면, 김성동의 <만다라>는 불교적 배경에서 종교적 문제를 파헤친 소설이라고 일컬어진다.
만다라 아사나(mandala asana)는 머리와 양손을 시르사 아사나(양손을 깍지 끼고 물구나무서기)상태로 유지한 채, 몸통을 뒤로 떨궈 머리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이나 역방향으로 한 발을 위로 들면서 몸통을 회전하며 연속해 돌아가는 방식이다. 회전하는 몸의 움직임이 마치 원 궤도를 그리는 것처럼 보여 ‘원 자세’ ‘물레방아 자세’ ‘시계 자세’ ‘회전목마 자세’라고도 칭한다.
이 자세는 척추를 강건하게 해주며, 가슴을 확장시켜 준다. 가슴 부분의 아나하타 차크라를 각성시켜 뇌파를 떨어뜨려 마음을 평안하게 해줌으로써,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에게 특히 유효한 자세이다. 우리 몸속 일곱 차크라를 동시에 각성시키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그러나 허리의 유연성, 탄력성, 역동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난이도가 무척 높은 자세이기에 평소에 충분히 몸을 단련한 후에 이 자세를 행하는 것이 좋다.
만다라 아사나를 시행하다 보면 처음엔 흔들리기도 하고, 몸통을 돌리려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두 팔을 쭉 펴려다가 엉덩방아 찧기 등을 반복하기도 한다. 이럴 땐 탄탈루스의 갈증처럼 감질나고 목이 탄다. 동작의 완성이 될 듯 말 듯 하다가 무너져 버리고 마니 말이다. 그러나 불완전하고 미숙하기만 한 몸짓들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조금씩 형태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놀라게 된다. 과거의 잘못되고 미숙한 흔적들을 다듬고 또 다듬으며 앞으로 끊임없이 나아가는 것. 누군가는 산다는 그 자체가 수행이라고 한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시 도전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스스로 새로워지면서 창성(昌盛)해지고자 하는 건강한 삶의 투지력과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더 나아가 모자라거나 결함이 없이 완전히 모두 갖추어져 있는 ‘원만구족(圓滿具足)’ 상태로까지 향하는 부단한 연단을 촉구하게 한다. 끊임없이 흘러가다 돌아가고, 꺾여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인생의 흐름처럼 이 만다라 자세는 어쩌면 인생의 굴레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에서 말한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되지 않았다. 인간은 비록 죽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 defeated)”는 말이 이 난도 높은 ‘만다라 자세’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갈수록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무후무한 허튼 모습들에 신념과 가치관이 흔들리며, 심신이 오염되고 황폐화되는 듯한 삶의 노정에서도, 좌절하고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이 말을 가슴에 주문처럼 새겨볼 일이다.
[만다라 아사나]
원과 중심 바퀴 고리 상징하는 mandala/ 삶의 본질 알아채서 참된 마음 간직하는/ 일종의 지도로구나 내면세계 그려놓은//
산란심 걷어 내고 마장일랑 물리치며/한점으로 집중하여 외부자극 차단하는/ 그대 일러 만인을 위한 지지대라 한다죠//
끊임없는 실패 딛고 포기 않고 도전하라/ 산다는 그 자체가 수행이라 한다지요/ 스스로 새로워지면서 창성하라 일컫네//
허리뼈 곧추세워 무심삼매 젖어본다/꿈 속에서 꿈을 꾸네 하늘길 열리는 꿈/ 정수리에 꽂히는 빛살 화엄세계 만다라
※2021년 3월 5일 첫 칼럼 게재를 시작해 109회 차까지 어느덧 3년이 흘렀습니다. 그간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간 게재되었던 글들은 3권의 책[<몸과 마음을 여는 인문학 오디세이>(도서출판 실천, 2023.8.), <요가의 향기로 세상을 보다>(도서출판 흐름, 2024.2.), <최진태의 요가로 세상읽기>(도서출판 흐름, 2024.4.)]으로 엮었으며, 추후 3권 더 출간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계속적인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며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최진태의 요가로 세상보기’ 연재를 끝냅니다. 다음에 또 다른 주제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최진태의 요가로 세상읽기>저자. 네이버블로그·페이스북 <부산요가명상원>. gi7171gi@naver.com
2024-04-19 [11:01]
-
해운대 맨발걷기 축제 D-2…“근심 훌훌 털고 슈퍼어싱 만끽을”
맨발 마니아들의 해운대 잔치 한마당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맨발걷기 좋은 도시 부산 선포식’과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가 그 무대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BNK금융그룹, 부산일보 등이 참여하는 부산맨발걷기좋은도시운동본부는 이날 2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바닷가에서 슈퍼어싱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행사장 도착은 대중교통으로
21일 해운대 해변을 수놓을 행사는 ‘선포식’과 ‘챌린지’ 두 가지다. 선포식은 부산의 주요 기관장과 정치인, 기업인 등이 한자리에 모여 좋은 맨발 길 조성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리다. 우리나라 특광역시 중 첫 사례로, 부산이 ‘맨발 성지’로 거듭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포식은 오후 5시에 시작한다.
전국에서 달려온 맨발인들이 참가하는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는 오후 5시 30분 출발이다. 바다 도시 부산의 장점을 살려 기획된 해변 맨발걷기 행사로, 이날 해운대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일곱 곳의 부산 해수욕장에서 차례로 진행한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운영되는 이벤트광장 현장 텐트에서 챌린지 사전 신청자와 현장 신청자(선착순 200명) 등록이 시작된다. 팔찌(손목띠)와 유명 브랜드 신발가방, 생수, 수건, 배지 등 기념품을 받은 다음 반얀트리해운대부산 숙박권 추첨권을 작성해 추첨함에 넣으면 된다. 손목띠는 10가지 색깔로 나눠 배부된다. 한 번에 많은 인원이 이동해 생길 수 있는 혼선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띠 색깔별로 200명씩 10개 조가 순차 출발한다. 손목띠와 같은 색깔 풍선을 든 안내자를 따라가면 된다.
왕복 3km 거리의 해운대 맨발걷기를 마치고 나면 손목띠를 반납하고, 경품 즉석복권을 받아 VIP건강검진권, 라치나타 상품권 등 경품 당첨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숙박권 추첨도 동시에 진행한다. 현장에 참가하지 못했더라도 세븐비치 챌린지에 참가 신청한 전체 회원 대상 경품 추첨은 행사 후 별도 진행한다. VIP건강검진권, 반얀트리해운대부산 숙박권, 팬스타크루즈 승선권 등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은 평일에도 인파가 몰리는 부산 대표 관광지다. 일요일 오후엔 특히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다. 가장 편하게 참여하는 방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해운대는 부산역과 김해공항은 물론이고 부산 어디에서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 요충지다. 챌린지 출발·도착 장소인 이벤트광장은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3번과 5번 출구에서 나와 구남로를 따라 해수욕장 방향으로 500m 이동하면 만날 수 있다.
∎몸풀기 충분히 하고 발 상처 주의를
맨발걷기는 야외에서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맨땅을 걷는 운동이다. 이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는 “심한 당뇨가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들은 조그마한 상처로 고생할 수 있다”며 “유리나 못 등 이물질이 있을 만한 곳은 피해 안전한 곳에서 맨발걷기를 즐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교수는 이어 “흙길은 물론이고 모래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있다”며 “만약 발에 상처가 있다면 방수용 밴드 등을 이용해 상처가 맨땅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해변 맨발걷기 전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 무릎과 발목 관절의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맨발걷기를 즐긴다는 한 교수는 “기본적으로 발바닥에 자극을 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지만 단발적으로 해서는 큰 효과가 없다”며 “습관이 되도록 주기적으로 해야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대구는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행사가 열리기 전 해변 이물질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청소를 하기로 했다. 바닷물과 모래가 묻은 맨발은 세 곳의 화장실에 설치된 세족장에서 씻을 수 있다.
2024-04-19 [07:30]
-
부산고려병원 신경과 이동하 과장, JW중외봉사상 수상
부산고려병원 신경과 이동하 과장이 제32회 JW중외봉사상을 수상했다.
부산고려병원은 이동하 과장이 국민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병원협회와 JW중외제약이 제정한 JW중외봉사상 사회봉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JW중외봉사상은 지역사회와 의료 소외계층에게 봉사한 의료인과 병원 종사자를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이동하 과장은 부산시 남구 치매안심센터 협력의사와 치매 사례 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고, 남구의사회 의무이사, 부산울산경남치매학회 무임소 이사를 지내고 있다.
이동하 과장은 "이번 수상으로 더욱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등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고려병원은 전국에 21개뿐인 관절전문병원이다. 정형외과를 중심으로 신경과, 내과 등에서 고령 환자가 집 가까운 곳에서 질 높은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학병원 출신 의료진을 꾸준히 초빙하고 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성과 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를 하기도 했다.
2024-04-16 [17:11]
-
“공항엔 일찍 가세요”…좋은 좌석 고르고 업그레이드 받을지도 [청바지의 여행도전] ⑧
드디어 유럽 여행을 떠나는 날이 밝았다. 미리 싸둔 짐을 끌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서 나선다. 이제는 유럽으로 떠나는 항공기를 타러 인천공항에 갈 차례다.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의 여행은 마침내 출발이다.
■공항에는 미리 가야
집에서 나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공항에는 일찍 가는 게 좋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일찍’은 국제선의 경우 항공기 출발 시간보다 최소한 3시간 이전을 의미한다.
일찍 가면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항공권을 받을 때 좌석을 고를 수 있다. 게다가 운이 좋으면 뜻밖의 횡재를 할지도 모른다. 항공사는 승객이 나타나지 않는 ‘노쇼’에 대비해 좌석을 초과예약(오버부킹)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아무도 안 빠지기도 한다. 이때는 일찍 가면 좌석 업그레이드라는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필자도 10년 전 호주 시드니에 취재하러 갈 때 뜻하지 않게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바꿔 편하게 날아간 적이 있다. 일찍 가면 일찌감치 항공권을 받아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피로를 풀 수 있고, 일찌감치 탑승장에 들어가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출발시간이 너무 촉박하게 공항에 가면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될 수 있다. 항공기를 놓칠 수도 있고, 면세점 쇼핑은커녕 식사할 시간도 모자란다. 좌석을 선택하는 게 불가능해서 배정받는 대로 앉아야 하므로 낯선 사람들 사이에 끼어 화장실에 갈 때 매우 불편할 경우가 많다.
공항에 늦게 가는 바람에 항공기를 놓쳤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월 18일 ‘가성비 항공권, 폭탄 부메랑 맞지 않으려면 [트래블 tip톡] ⑥’이라는 기사에 상세히 설명했으니 참조하길 바란다.
■인천공항 오전 출발 시
부산, 경남, 대구, 경북에서 인천공항으로 가야 한다면 여러 방법 중에서 골라야 한다. 먼저 유럽행 항공기가 인천공항에서 오후에 출발한다면 오전에 열차를 타고 가면 된다.
오전 출발 항공기라면 전날 저녁에 미리 올라가서 서울이나 인천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당일 오전 일찍 인천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김해공항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의 내항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바로 갈 수 있었다. 지금은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 운항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항공사 항공기로 환승하는 승객은 내항기를 탈 수 없다.
에어부산, 아시아나가 김해공항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운항하지만,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인천공항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국제선을 타기는 어렵다. 부산에서 오전 4시 45분에 출발해 서울에 7시 28분에 도착하는 KTX 열차가 있지만 시간이 너무 빡빡해서 항공기를 놓칠지도 모른다.
경비를 절감하려면 부산(해운대, 서면, 동래, 부산역)이나 대구(성서 홈플러스), 경남 창원시(창원역) 및 진주시(개양고속정류장)에서 밤에 출발하는 ‘동부하나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정 무렵에 출발해서 버스에서 자고 인천공항에는 다음날 오전 5시 무렵에 도착한다.
■좋은 좌석 고르기
항공사 카운터에서 항공권을 발권할 때에는 발권 직원에게 꼭 원하는 좌석 위치를 밝히고 그 자리를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원하는 좌석을 반드시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찍 가면 구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서 영어로 말해야 한다면 ‘아일 라이크 언 아일 싯(I like an aisle seat)’이나 ‘아일 라이크 어 윈도 싯(I like a window seat)’이라고 말하면 된다. 공항에 가기 전에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원하는 좌석을 미리 선택할 수도 있다. 때로는 비용이 들지도 모르니 잘 확인해야 한다.
국제선 장거리 항공기의 경우 좌우 창 쪽에 2~3개씩, 그리고 중간에 3~4개씩 좌석이 설치된다.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좌석을 잘 골라야 한다. 많이 움직이거나 화장실에 자주 간다면 복도 쪽 좌석을, 계속 자고 싶다거나 덜 움직이는 편이라면 창 쪽 좌석을 고르는 게 좋다.
혼자 유럽행 장거리 항공기를 이용한다면 창 쪽이나 중간 어디든 복도에 붙은 좌석에 앉는 게 편리하다. 창 쪽에 앉아 창밖으로 구름, 하늘을 내다보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겨우 1~2분이면 감흥은 사라진다. 창 쪽에 앉으면 화장실에 갈 때마다 자고 있을지도 모르는 옆자리 승객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때로는 옆자리 승객 무릎 위로 다리를 들어 올려 힘들고 조심스럽게 지나가야 한다.
반면 복도 쪽에 앉으면 화장실에 가거나 몸이 찌뿌둥할 때 일어나 돌아다니며 운동하기 편하다. 게다가 복도 쪽 좌석은 창 쪽보다 따뜻하다. 부부끼리 둘이서 여행할 때는 복도 쪽으로 나란히 두 자리를 골라야 한다. 세 명일 경우 창 쪽 세 좌석에 나란히 앉는 게 좋다. 네 명이면 창 쪽 세 좌석과 중간 쪽 좌석 중에서 복도에 붙은 곳까지 나란히 네 좌석을 골라야 한다.
환승 시간이 짧아 남들보다 먼저 내려야 한다면 앞쪽 좌석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능하면 화장실 인근 좌석은 피하는 게 낫다. 가끔 냄새도 나고 화장실 이용 승객이 오가거나 주변에 서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편하다.
■탑승, 환승 요령
항공권을 발권하고 검색대를 지나 출입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 게이트에 도착하면 승무원 지시에 따라 탑승해야 한다. 승무원은 대개 혼잡을 피하기 위해 노약자, 어린이 동반 승객에 이어 항공기 뒤쪽 좌석 승객부터 먼저 태운다.
쇼핑하느라 정신이 팔려 게이트에 늦게 가서 늦게 타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좌석 인근 짐칸에 짐을 넣지 못하고 먼 짐칸에 넣게 될지도 모른다. 나중에 내릴 때 정말 불편하다. 따라서 탑승할 때는 미리 게이트에 가서 기다리다가 순서대로 타는 게 좋다. 항공기 좌석이 초과 예약됐을 경우 때로는 탑승 게이트에서 먼저 오는 승객을 골라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주기도 한다.
탑승장에 들어가면, 특히 외국공항에서 환승할 때에는 늘 항공기 출발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 안내판을 주시해야 한다. 이곳에는 항공기에 탑승할 게이트나 출발시간이 표시되는데, 내용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항공권에 ‘12번 게이트’라고 적혔고 표를 받을 때 발권 담당 직원이 ‘12번 게이트’라고 설명했다고 하더라도 항공기를 타는 게이트가 변경될 수 있다는 뜻이다.
탑승 게이트가 바뀌면 안내방송을 하지만 현지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영어를 잘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하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그때는 전광 안내판을 봐야 한다. 안내방송에서 내가 가려는 목적지나 항공기 편명을 부르는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면 무조건 안내판에 달려가서 확인해야 한다. 안내판 내용은 수시로, 즉각 바꾸기 때문에 게이트 변경상황을 쉽게 알 수 있다. 외국 공항에서 환승할 때에는 열차를 타고 다른 터미널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특히 안내방송과 안내판을 늘 잘 살펴야 한다.
환승할 때에는 안내판을 잘 보면서 가야 한다. 일단 환승을 뜻하는 ‘트랜스퍼(transfer)’를 따라가면 된다. 때로는 ‘트랜짓(transit)’이라는 안내판도 있는데 이 안내판을 따라가도 된다. 대개의 경우 트랜스퍼와 트랜짓은 같은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트랜스퍼는 한국에서 출발한 항공기와 갈아타는 항공기가 다른 경우다. 트랜짓은 이와 달리 한국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외국공항에서 다른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내를 정리하는 동안 모든 승객이 잠시 내렸다가 원래 항공기에 다시 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 하나. 혼자나 부부끼리 자유여행을 할 때는 출발하기 전이나 출발할 때 그리고 이동할 때마다 자녀나 다른 가족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는 게 좋다. 혹시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어디에 있는지 가족이 알면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024-04-17 [07:00]
-
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들, 필리핀 메디컬클리닉그룹 방문
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들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필리핀 세부 마요 메디컬클리닉그룹을 방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구정회 이사장, 서우영 국제진료센터장, 김용정 총무관리부장 등이 참가해 마요그룹과 회의를 하고 직업교육학교 등 그룹 내 주요 기관을 둘러봤다.
양 기관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에도 주요 임원진들이 서로 방문해 현지인 의료관광과 한국인 관광객 진료 연계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이번 방문에 앞서 의료진과 직원 연수 교육, 학술회의 개최 등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마요그룹은 필리핀 세부에서 세계적 수준의 호텔과 웰빙센터를 갖추고 의료관광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좋은병원들은 부산, 경남, 울산, 경북 지역에 11개 병원을 두고 다양한 의료관광 사업도 진행한다.
2024-04-15 [17:02]
-
동의의료원, 18일 '두통과 어지럼증의 한방치료' 건강교실
동의의료원은 오는 18일 오후 2시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 10층 대강당에서 동의건강교실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동의의료원 한방내과 김경민 교수가 '두통과 어지럼증의 한방치료'라는 주제로 현대인의 고질병 중 하나인 두통과 어지럼증의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안내하고 한의학적 관점의 진단과 치료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두통과 어지럼증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과 운동도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강의 후 질의응답 시간에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동의건강교실은 관심이 있는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한다.
2024-04-15 [17:02]
-
면역 저하자·고령층 대상 코로나19 추가 접종 시작
질병관리청은 15일부터 코로나19 고위험군 대상 백신 추가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추가 접종 대상은 5세 이상 면역 저하자나 65세 이상 고령자 중 2023∼2024절기 백신을 맞은 사람이며, 마지막 접종일로부터 3개월(90일)이 지났다면 접종 가능하다.
면역 저하자란 항암 치료 중인 환자·장기이식 수술 후 면역억제제 복용자·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는 자 등으로, 이들은 백신을 맞아도 일반 성인에 비해 면역 효과 지속 기간이 짧다.
지난 절기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 중 접종을 희망하는 12∼64세 일반 국민도 이번 기간에 접종이 가능하다.
이번 추가 접종 백신은 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 사의 XBB.1.5. 단가백신이다.
접종 희망자는 예약 없이 가까운 접종 위탁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방문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접종 기관은 질병청 감염병포털(ncv.kdca.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2024-04-15 [17:02]
-
미세먼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그래도 운동은 일부 질환에 이점"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건강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최신 연구 성과를 묶어 소개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법 등 연구를 기획 또는 지원한 성과집을 발간한다고 15일 밝혔다.
성과집에 소개된 57편의 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노출은 호흡기뿐 아니라 신체 다양한 기관과 정신건강,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진이 2000~2011년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입원과 미세먼지(PM10)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결과, PM10이 10㎍/㎥ 증가할 때마다 COPD 환자 입원이 2.7% 증가했고, COPD로 인한 사망 또한 1.1% 증가했다.
가천대 정재훈 교수 등의 논문에 따르면 국내 8대 도시 요로결석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요로결석 발생률도 높았다.
같은 대학 강승걸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2015~2017년 3년간 주요 정신과 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사람 7만 9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가 10㎍/㎥ 높아질수록 불안장애로 인한 응급실 방문 위험이 각각 약 1.7배와 2.2배 높아졌다.
또, 임신 중기에 해당하는 임신 14~26주 산모가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면 태아가 출생할 때 체중이 감소할 위험이 1.28배 증가하고, 여아의 경우 출생 후 5년까지 성장 저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도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이세원 교수 등의 연구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매일 실천한 COPD 환자는 질환의 급성 악화 위험이 감소하고 삶의 질 지표 점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40대 이상과 58세 이상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도 운동을 하는 게 일부 질환에 이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40세 이상 일반인 18만여 명의 건강검진 자료 등을 조사한 결과 연평균 55.13㎍/㎥ 이상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도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주 5회 이상 하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을 때보다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38%, 4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8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당뇨병 발생 위험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주 5회 이상 중강도 신체활동을 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노출된 미세먼지 수준과 관계없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는 건강검진 기록 등 자료 분석이라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하고, 호흡기 질환 등에 미치는 영향은 함께 분석되지 않은 것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올해부터는 '미세먼지 대응 질환 예방 관리연구' 2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2024-04-15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