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모인 10만 불자…“갈라진 민심 하나로”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20일 오후 부산시민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 하는 불교문화대축제’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특설 무대까지 운반하는 진신사리 이운식이 펼쳐지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20일 오후 부산시민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 하는 불교문화대축제’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특설 무대까지 운반하는 진신사리 이운식이 펼쳐지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화합의 정신으로 갈라진 민심을 모아 나갑시다.”

20일 오후 2시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잔디공원. 10만여 명의 불자와 시민들이 새파란 잔디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운집했으나 분위기는 사뭇 엄숙했다. 불교문화대축제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행사인 ‘백고대좌’로 문을 열었다. 백고대좌는 신라 진흥왕 때 시작된 행사로 이날 행사는 150여 스님에 의해 재연됐다.

‘시민과 함께 하는 불교문화대축제’

부산시민공원서 10만여 명 참가 성황

진신사리 이운식 등 볼거리 풍성

이날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불교문화대축제’는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회장 경선 스님)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회장 박수관), 부산시와 부산진구가 공동 주최를 맡아 승가와 재가, 일반 시민이 함께하는 범시민축제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전국 사찰들과 조계종,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 법연종 등 각 종단이 뜻을 모아 100명의 고승대덕과 1000명의 스님, 10만 명의 불자와 시민이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식을 위해 마련된 약 1km 통로에는 행사 시작 전 약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자리를 맡아 두고 있었다. 취타대의 선두로 진신사리가 등장하자 어수선했던 장내는 엄숙해졌다. 이번 축제에 등장한 진신사리는 강원도 건봉사에서 모셔온 부처님 치아사리 3과다. 치아사리는 세계에 15과뿐인데 건봉사에 12과 스리랑카(불치사)에 3과가 보관돼 있다.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11시까지 시민들이 직접 치아사리를 접견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불자 장 모(55) 씨는 “귀한 진신사리를 볼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고 말했다. 불자가 아닌 일반시민 박 모(34) 씨도 “아이와 함께 시민공원에 놀러 왔다 귀한 장면을 봤다”며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는 불교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모셔진 진신사리에 예를 갖추는 삼배가 시작되자 10여 만 명이 일어나 절을 올리는 장관이 연출됐다. 공동 조직위원장인 경선 스님(범어사 주지)은 대회사를 통해 “불교문화대축제는 불자에게는 불교라는 공통의 믿음을 상기시키고 일반시민들에게는 문화로서의 불교를 새롭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라고 행사 개최의 의의를 밝혔다.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 박수관 회장은 "이번 축제로 여러 신도단체들이 불교 화합의 정신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