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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서열 해소, 교육비 투자 ‘포용적 상향 평준화’가 해답”
“진보 교육계의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이미 파산 상태” “정치와 대중을 폄훼하는 진보 교육”
이런 주장을 들으면 야당 또는 보수 교육계 인사의 비판처럼 여길 수 있지만, 놀랍게도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도 관여했던 이범 교육평론가의 비판이다. 이 평론가는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냈으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정책보좌관으로도 일했다. 이 평론가는 진보 교육계와 인연이 깊지만, 몇년 동안 이들과 일하면서 겪었던 폐쇄성에 좌절감을 맛봤다. 그는 자세한 내용을 지난 연말 펴낸 신간 〈문재인 이후의 교육〉에 고스란히 풀어놨다. 〈부산일보〉는 지난해 9월부터 영국 런던에 체류 중인 이 평론가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문재인 이후의 교육〉 출간
학생 1인당 교육비 따라 대학 서열화
서울대 4475만 원, 부산대 1822만 원
“정부가 5조 투자 대신 학생 선발권 갖고
공동입학제 실시해 대학별 인원 배정”
■대학서열은 물질적인 것?
책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이 평론가의 대학서열 원인 진단과 해소 방안이다. 현재의 대학 서열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서울대가 연고대(연세대·고려대)보다 좋은 대학인 이유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2018년 기준 서울대는 교육비가 4475만 원이지만, 연세대는 3173만 원이다. 부산대는 지역거점국립대 중 가장 많은 교육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1822만 원에 불과하다. 4년제 대학 중 교육비가 가정 적은 곳은 800만 원대로 서울대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렇다면 학령인구 쏠림 등 수도권 과밀 현상 때문에 ‘인서울’ 대학들이 다른 지역보다 서열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 평론가는 어떻게 볼까. 그의 대답은 “대학 서열은 지역과 관계가 없다”였다.
“KAIST나 포스텍이 비수도권 지역에 있는 서열 최상위권 대학 아닙니까? 대학 서열 원인은 적은 투자입니다. 부산대의 한때 커트라인이 연고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 수준이죠. 이유는 현재 부산대의 1인당 교육비가 중경외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이 평론가는 “대학 진학자의 서울 쏠림을 해결하려면 부산 지역 대학에 대한 투자를 파격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어차피 고졸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대학 구조조정은 필연이다”고 덧붙였다.
■“포용적 상향평준화가 해답”
이 평론가는 진보교육계가 대학서열 해소 방안으로 제시한 ‘국공립대 네트워크’와 ‘공영형 사립대’가 이미 파탄난 정책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국공립대 네트워크가 실현되면 ‘1등 대학’의 타이틀은 서울대에서 연고대로 넘어간다”면서 “네트워크에 사립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공영형 사립대’ 역시 수도권 사립 대학들의 관심 밖이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가 제시하는 대학서열 해소 방안은 교육비 투자에서 출발한다. 전국의 국공립대와 서울의 주요 사립대에 대규모 재정 지원을 통해 수준을 끌어올리고, 대신 학생선발권과 맞바꿔 공동입학제를 실시하는 ‘포용적 상향평준화’가 그것이다.
공동입학제에 동의하는 대학에 교수 1인당 1억 원씩 파격적인 정부 재정을 투입하면, 서울대는 2260억 원, 연세대는 1862억 원, 부산대는 1335억 원을 받는다. 대학은 추가 지원금으로 교육 여건 개선에 주력해 교육 수준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다.
이 평론가는 책에서 “경희대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데 한양대가 불참한다면, 경희대는 매년 14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원받아 대학 순위에서 한양대를 따라잡을 수 있게 된다”면서 “사립대들이 거부하기 힘든 조건이다”고 설명했다.
공동입학제는 대입 경쟁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과의 총 정원이 1만 명일 경우 이를 대학별로 선발하면 대입 경쟁이 나타난다. 하지만 1만 명을 공동선발하고 대학별로 배정하면 경쟁이 완화된다.
결론은 역시 돈이다. 이 평론가는 포용적 상향평준화 시행을 위해 드는 예산으로 5조 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예산(추경 제외) 512조 3000억 원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발표한 ‘대학 네트워크’ 방안(부산일보 1월 5일 자 18면 보도)은 세 명의 대통령이 연속으로 이어가야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에요. 하지만 포용적 상향평준화는 한 대통령 임기 중에 실현 가능하죠.”
■왜 문재인 이후인가?
이 평론가는 책에서 한국의 교육을 문재인 이전과 문재인 이후로 나눴다. 왜 하필 문재인 대통령이 기준일까. 이 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 겪은 두 가지 사건이 한국 교육의 전환점이 됐다고 판단했다.
첫 번째는 2017~2019년에 벌어진 ‘대입제도’ 논쟁이다. 2017년 수능 개편안, 2018년 대입 공론화, 2019년 ‘조국사태’를 계기로 3년 연속 벌어진 논쟁에 시민들이 참여했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이제는 대중이 정책에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두 번째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보편적 원격 교육’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 평론가는 정권 초창기의 ‘헛발질’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특히 2017년 정부가 수능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에 모두가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비교과 전형부터 손봐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초·중·고 교육계와 대학이 모두 학종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귀가 그들 내부로만 열려 있었다”면서 “교육부는 보통 사람들이 학종 때문에 얼마나 큰 피로감과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감이 없었다”고 질타했다.
이 평론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일괄전환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다. 그는 “정부가 공약과 달리 자사고 재심사를 통해 선별적으로 전환하라고 공을 교육감들에게 넘긴 꼴이 됐다. 이는 분명 교육청이 아닌 정부와 교육부의 책임이다”고 비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2021-01-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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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출신, 脫부산 속출… 지역 의료현장 지킬 인재 양성”
부산대가 2022학년도 입시부터 의예과에 ‘지역인재 전형’을 대폭 강화하는 것은 지역 의료 공백 현상을 해결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산대 의예과가 지역인재 선발을 늘리고 다른 대학도 이를 시행한다면 의료인력 부족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에 의대 추가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타 지역 입학생 결국 고향 돌아가
부속 병원 인력 수급까지 차질
코로나 때 열악한 의료현실 절감
지역 출신이 지역 의료 발전 견인
부울경 추가 의대 신설 서둘러야
■기껏 교육시켰더니 ‘엑소더스’
부산대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초창기였던 2003년부터 한때 의전원 전체 입학생의 과반이 서울 등 수도권 출신 학생 등으로 채워진 시절이 있었다. 의전원이 대학원이다 보니 입학생이 어느 지역 대학을 졸업했는지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이 3~4년가량 지속됐다. 문제는 이들이 의전원을 졸업한 뒤에 발생했다. 수도권 출신 의료인들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다시 가 버리는 일이 속출한 것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물론 부산대였다. 부산대는 현재 부산 서구 아미동과 경남 양산시에 각각 1000병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정작 부산대 출신 의료인들이 지역에 얼마 남아 있지 않아 부산대 부속 병원의 의료인 인력수급조차 차질을 빚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는 고스란히 시민 피해로 이어진다.
부산대 김해영 입학본부장은 “의전원 이전 시절에는 아미동 부산대병원 한 곳만 있었고, 의예과에도 부울경 출신 학생이 70~80%를 차지했기 때문에 부산대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를 하려면 경쟁이 불가피했다”면서도 “의전원 이후 부울경 외부에서 온 학생들이 졸업 후 연고지역으로 되돌아가 ‘의료인력 보릿고개’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지난해 5월 차정인 신임 총장이 취임한 뒤 지역 학생이 지역에서 인재로 양성되고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부산대는 이를 위해 의학계열뿐만 아니라 취업이 잘되는 공학계열 등 선호학과 위주로 지역인재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부울경 의대 신설 서둘러야
지난해부터 대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잘 보여 줬다. 특히 의료인 부족 탓에 지역민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지면서 지역사회에 의료인력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마침 정부가 코로나19를 계기로 15년 동안 동결됐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자 지역마다 의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부산에서는 부경대가 기장군에 방사선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면서 의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의대가 한 곳도 없는 전남도 의대 유치에 뛰어들었고, 울산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나섰다.
김 본부장은 2018년 통계를 볼 때 부울경이 인구수 대비 의과대학 학생수와, 의사 수가 적은 유일한 지역이라는 이유로 부울경에 의대가 확충돼야 한다고 본다. 실제 부산과 서울, 대전, 대구, 광주 5개 도시 중 부산의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3.4명으로 가장 적다.
김 본부장은 부산의 기존 의대가 확대 정원을 나눠먹기보다는 의대 추가 신설이 지역민 건강은 물론 일자리 증진 차원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만약 부경대병원이 하나 생긴다면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채용이 일어나는 등 일자리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며 “호남지역은 인구 대비 의료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마땅히 의료인력 보강이 시급한 부울경 지역에 의대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2021-01-1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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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모집 충격’ 부산지역 대학 “더 할 게 없는데…”
2021학년도 수시와 정시 모집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부산지역 대학들(부산일보 1월 13일 자 1면 보도)이 다음 달 추가 모집 전에 지원자를 늘려 신입생을 채우려고 각종 유인책을 쏟아낸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수능 응시생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백약이 무효'라는 한탄이 흘러나온다.
지난 11일 부산 15개 대학 중 올해 정시모집을 마감한 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경쟁률 3 대 1일 미만인 10곳이다. 3 대 1 이하의 경쟁률은 사실상 ‘미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원자들이 가·나·다 군에서 1곳씩 모두 3번의 원서를 낼 수 있고, 중복 합격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은 다음 달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추가 모집 전에 지원자 확보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각종 지원자 유인책 불구
10개 대 경쟁률 3 대 1 미만
“내년엔 정원 줄여야 할 판”
부산의 A대학 관계자는 “올해 지원자를 늘리기 위해 전 구성원이 노력했지만 경쟁률이 매우 저조해 충격적”이라면서도 “고교 설명회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현장을 발로 뛰며 신입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B대학 관계자는 “추가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못지 않게 기존 지원자의 등록을 유인하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나마 경쟁률 2.5 대 1~3 대 1 사이 대학들은 추가 모집 규모도 작기 때문에 현 상황을 만회할 여지라도 있다. 반면 경쟁률이 2.5 대 1 미만 대학은 현재 남아 있는 학생이 거의 없어 전체 정원의 절반밖에 채울 수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정시 모집 전에 대학들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각종 유인책을 사용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자조감도 확산한다. 실제 부산가톨릭대는 올해 정시모집 합격생 전원에게 등록금 100%를 장학금으로 지급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영산대는 올해 공학·예체능·자연 계열 최초 합격자에게 등록금 130만 원, 인문계열 최초 합격자에게 등록금 100만 원을 각각 지급한다. 부산외대는 올해 처음 수시·정시 최초합격자 전원에게 장학금 50만~150만 원을 지급한다며 신입생 유치에 나섰다.
올해 입시에서 정원에 미달된 대학들은 내년 정원 감축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C대학 관계자는 “3월 31일까지 ‘2022학년도 대입전형기본계획’을 수정할 수 있으니 대학들이 정원을 축소해 내년 신입생 결손을 최소화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지역 대학 사이에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2021-01-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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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뜬 털모자, 아프리카 신생아 지킨다
경남여고 학생들이 아프리카의 신생아와 산모의 건강을 돕기 위한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학생들의 봉사활동도 급감하는 상황 속에 전개된 경남여고 학생들의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은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연말 경남여고 2학년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캠페인에서 학생들은 5시간 동안 따뜻한 마음을 모아 털모자 뜨기에 집중했다. 솜씨는 서툴렀지만, 신생아를 살리려는 학생들의 의지는 남달랐다.
경남여고 학생들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
지난 연말 2학년 모자 뜨기 행사 진행
신생아 모자 뜨기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고자 설립된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이다. 70년전 6·25 전쟁 때도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도 세이브더칠드런의 따뜻한 털모자가 전달되기도 했다.
경남여고 학생들의 정성으로 제작된 털모자는 아프리카의 신생아들에게 전해져 그들의 체온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면 신생아들의 면역력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아이들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털모자가 방한 기능을 넘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의 다양한 모자 뜨기 키트는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모자 뜨기 외에도 각국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경남여고 2학년 김수연 학생은 “반 학생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뜬 털모자를 쓰고 힘을 내는 신생아의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나 뿌듯했다”면서 “어느 곳이든 아이들은 미래를 책임지는 주역이기에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2021-01-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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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휴식 공간은 우리가 설계하고 꾸며요”
부산 금정여고 학생들이 학교 내 리모델링이 필요한 휴식 공간을 스스로 꾸미고 단장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금정여고는 지난 연말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내 ‘금샘 쉼터’ 디자인 공모를 진행했다. 금샘 쉼터는 학생들이 옥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인데 너무 낡아서 리모델링이 필요한 곳이다.
금정여고 학생들 교내 리모델링 참여
금샘 쉼터 디자인 공모로 3작품 탄생
학생들의 휴식 공간인 만큼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과 디자인으로 설계해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이번 디자인 공모의 취지이다.
학생들은 공모전 참가를 위해 개인이나 팀별로 쉼터공간의 활용방안을 디자인해 공모신청서와 함께 학생회실에 제출했다. 이어 학생회장단과 각 부서의 부·차장 심사위원은 실효성과 공간의 효율성, 디자인의 의미, 주변환경과의 조화 등 4개항목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결과 최우수작과 우수, 그리고 3등 작품이 탄생했으며 학교 측은 해당 작품을 제출한 학생들을 위해 시상식을 열었다. 수상권에 들지 못한 작품들도 수상작과 함께 학교 중앙현관에 나란히 전시됐다.
학생들은 “이번 금샘 쉼터 디자인 공모를 통해 학교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은 또 앞으로 학교 활동의 여러 분야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관심분야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기대했다.
2021-01-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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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교내서 체험한 4차 산업 기술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외부에서 열리는 각종 모임과 행사는 취소됐지만, 알차고 유익한 교내 행사가 진행되면서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3일 부산 북구에 있는 금곡고에서는 1학년을 대상으로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주제로 한 진로체험 활동이 실시됐다. 학생들은 실제의 현실에 부가 정보를 겹쳐 제공하는 AR과, 가상의 공간을 통해 실제 현실처럼 체험할 수 있는 VR을 구체적으로 접하면서 그동안 잘 몰랐던 해당 기술의 이론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체험활동을 진행한 이민정 강사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가상현실을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같은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라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의 말을 인용하며 “AR·VR 기술은 우리사회 전반에 쓰일 예정이며, 이미 쓰이는 곳도 많아 미래 사회에 관련 분야에서 직업을 찾는 게 좋은 선택일 것이다”고 말했다.
진로체험에 참여한 1학년 조현호 학생은 “AR·VR을 이용한 게임, 관광, 그림 등 여러 사례를 살펴보고 미래의 4차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 이 분야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탐구활동에 임하겠다”며 체험 특강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의 활동을 지켜본 이금하 화학 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교내에서 진행한 진로체험이지만 전문가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발전 과정을 파악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 보았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알찬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태균 부산일보 청소년기자(금곡고 1)
2021-01-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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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온정’ 확인하는 ‘줌 아트’를 아시나요?
코로나19 3차 대유행 탓에 친구들과 만날 수 없는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줌 아트(Zoom Art)’가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금정구에 있는 금양중학교는 지난 연말 전교생을 대상으로 ‘줌 아트 공모전’을 개최해 학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줌 아트란 온라인 수업 플랫폼 ‘줌’을 사용해 여러 사람이 통일된 주제 아래 일종의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을 말한다.
금양중, 전교생 대상 ‘줌 아트 공모전’
‘줌’ 사용해 각종 주제 퍼포먼스 펼쳐
이번 공모전은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학생들의 평가이다.
대표적으로 학생들은 줌을 통해 ‘선생님 1년 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만들어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또 ‘코로나-19 다 함께 극복해요. 모두 조심합시다’와 같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는 문구로 참여했다.
학생들이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이제는 화면을 통해 친구와 교사를 만나는 생활이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일상 때문에 서로의 정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 공모전은 교사와 친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21-01-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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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정시 지원, ‘공통원서’ 이용하세요
4년제 대학 연합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21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 공통원서를 미리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교협은 내년 1월 7일부터 11일까지 4년제 대학 정시 모집 원서를, 다음 달 7일부터 18일까지는 전문대학 원서를 접수한다고 27일 밝혔다.
대교협 1월 7~18일 원서 접수
전국 대부분 대학 ‘공통’ 서비스
MS 윈도 운영체계로 접수해야
공통원서 접수 서비스는 4년제 대학 188곳, 전문대학 135곳, 기타 5곳 등 전국 대부분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마련한 시스템이다. 대교협은 올 7월부터 공통원서 접수 서비스를 개통해 원서 접수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일부 대학은 공통원서 서비스를 하지 않으니 지원 대학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수험생은 원서 접수 전에 미리 원서접수 대행사 홈페이지에서 공통원서를 써놓고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지원하는 대학이 달라도 공통원서를 이용하면 한결 수월하다. 수시모집 지원 과정에서 작성한 공통원서도 다시 활용할 수 있고, 정시모집에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대학이 있으면 이곳에서 작성할 수 있다.
공통원서는 원서 접수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나 ‘진학어플라이’ 홈페이지에서 통합 회원으로 가입한 뒤 작성할 수 있다. 두 대행사 중 한 곳에서 작성한 공통원서는 가져오기 기능으로 다른 대행사에서 활용할 수 있다. 또 공통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계에서 접수해야 한다.
대교협은 유튜브 ‘대학어디가TV’를 통해 원서접수 절차를, 대입정보 포털 ‘어디가(adiga.kr)’에서 대학별 정시 모집 내용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대교협은 “수험생은 자신이 이용할 컴퓨터가 원서 작성 때 제대로 작동하는지 사전에 미리 확인하고, 공통원서를 미리 작성해 달라”며 “공개된 장소의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원서 접수 과정에서 오류 피해가 나지 않도록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석하 기자 hsh03@
2020-12-2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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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식은 부산 자사고·특목고… 신입생 정원 미달도
부산 유일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해운대고가 법원 판결에 따라 자사고 지위를 유지(부산일보 12월 21일 자 8면 보도) 하게 됐지만, 내년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부산 지역 외국어고(외고)와 국제고 역시 지난해에 견줘 경쟁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정부의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이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3일 마감된 부산의 자사고 1곳, 외고 2곳, 국제고 1곳의 총 정원 790명 중 831명이 지원해 전체 경쟁률이 1.05 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 1.24 대 1보다 낮아진 수치이고, 일부 학교는 모집 정원에 미달되기도 했다.
총 정원 790명 중 831명 지원
전체 경쟁률 1.05 대 1로 나타나
해운대고 42·부일외고 39명 미달
국제고 경쟁률 지난해보다 낮아
자사고인 해운대고는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전형을 합해 모집 정원이 180명이지만, 지원 인원은 138명에 불과했다. 부일외고는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전형을 합해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161명만 지원했다. 부일외고 미달은 지난해 경쟁률 1.25 대 1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정원 미달 학교는 내년 1월 18일부터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
부산국제고는 일반전형·사회통합전형 모집 정원 160명에 222명이 지원해 1.3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지난해 1.99 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부산외고는 일반전형·사회통합전형 250명 모집 정원에 310명이 몰려 1.2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역시 지난해 1.35 대 1보다 떨어졌다. 이들 학교의 최종 합격자 발표 날짜는 내년 1월 4일이다.
이처럼 자사고·특목고의 인기가 시들해진 주된 이유로 교육 당국의 방침이 꼽히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해당 학교가 이에 반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지원자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부산의 지속적인 학령 인구 감소와 함께 2024년 학년도 대입부터 정규교육과정 이외 비교과 활동 반영이 축소되며 자기소개서가 폐지된다는 점도 지원자 감소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산교육청 권혁제 중등교육과장은 “자사고·특목고는 학내 동아리에서 전공 관련 활동을 풍성하게 진행하므로 비교과 영역에서 두드러진 강세를 보인다”며 “그런데 2024년도 대입부터 비교과 영역 반영이 축소되면서 이들 학교의 강점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이어 “이로 인해 자사고·특목고 학생들이 화려한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 신입생 모집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2020-12-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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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사도 절레절레… 수학 가형 ‘역대급 고난도’ 두 문항 논란
지난 3일 실시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어김없이 고교 과정을 벗어난 이른바 ‘킬러(초고난도) 문항’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수능의 킬러 문항은 ‘수포자(수학 포기자)’ 양산 등 학생들의 학업 흥미를 떨어뜨리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상당수의 수능 출제 위원이 대학교수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교 과정을 무시한 문항이 앞으로도 출제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현직 교사·전문가와 함께 2주 동안 올 수능 수학 문제의 고교 교육 과정 준수 여부를 살펴본 결과, 수학 가형 30개 문항 중 2개 문항에서 위반 내용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사걱세는 수학 가형 20번 문항의 성취 기준과 난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봤다. 해당 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고교 수학 교과서 ‘수학Ⅰ’에서 삼각함수, ‘수학Ⅱ’에서 함수 연속의 정의, ‘미적분’에서 부분적분을 이용한 다항함수와 삼각함수 적분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 자그마치 수학 영역이 3개나 통합된 문제인 셈이다. 사걱세는 또 부분적분법을 이용해 다항함수와 삼각함수의 곱을 계산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고, 부분적분법 공식을 기계적으로 암기하고 있지 않으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두 번째 논란 문항은 수학 가형 30번이다. 수험생이 이 문제를 풀려면 도함수를 이용하여 합성함수 그래프 개형을 그려야만 한다. 그런데 도함수로 합성함수 그래프를 그리는 것은 교과서나 교육 과정에 없다. 사걱세는 도함수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주어진 두 그래프를 이용해 합성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려면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이 두 사례는 수능 수학이 종료된 이후 현직 교사들 사이에서도 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로 지목됐다. 부산 금곡고 류송미 수학교사는 “20번과 30번 문항은 신유형으로 추론을 해야 풀 수 있는 고난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교사가 아닌 대학교수가 문항 제출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해마다 고교 과정을 벗어난 수능 문항이 등장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학교수들이 고교 과정은 무시한 채 어렵게만 수능 문제를 내려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게 한두해가 아닌 것이다.
사걱세는 “교육 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넘어서는 문항이 단 하나라도 출제됐다면 그것은 수능의 목적과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면서 “이는 국가와 학교를 신뢰한 학생들의 노력을 배신하는 것이기에 이런 폐해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수능에도 고교 과정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조만간 홈페이지에 수능 문항과 연관된 교육 과정을 게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2020-12-2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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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쉬웠던 영어, 5만 3000명이 ‘1등급’ 받았다
초유의 ‘코로나 수능’이었던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 가형이 지난해에 견줘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수학 나형과 영어는 비교적 평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3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수능 채점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학생들에게는 23일 성적통지표가 배부될 예정이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모두 43만 1034명이다. 애초 49만 992명이 지원했으나 1교시 때 6만 4648명이 결시해 역대 최고 결시율 13.17%를 기록했다.
이번 수능에서 영역별 표준 점수 최고점(만점)을 살펴보면 국어영역은 144점, 이공계열이 많이 선택하는 수학 가형은 137점, 인문·사회계열 학생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은 149점이었다. 2020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영역은 140점, 수학 가형은 134점, 수학 나형은 149점이었다. 국어와 수학 가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 것은 그만큼 올해 해당 영역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영역별 1등급 컷은 국어영역은 131점, 수학 가형은 130점, 수학 나형은 131점이다. 지난해 국어영역 1등급 컷이 131점, 수학 가형은 128점, 수학 나형은 135점이었다.
영어는 국어, 수학과 달리 절대평가가 적용되므로 점수가 나오지 않고 등급만 표시된다. 영어 영역 1등급 학생은 5만 3053명으로 전체 응시생의 12.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등급 비율보다 5%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수능 영어에 절대 평가가 도입된 이후 최고 비율이다. 이는 그만큼 이번 수능에서 영어가 쉬웠다는 말이다.
영어와 마찬가지로 절대 평가인 한국사 영역의 경우 1등급 비율이 34.32%(14만4천488명)에 달해 지난해(20.32%)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탐구영역 1등급 컷은 사회탐구 63∼67점, 과학탐구 62∼68점, 직업탐구 65∼70점 분포로 기록됐다.
한편 이번 수능에서 전국에서 만점자가 6명이 나왔다. 만점자 중 3명은 재학생이고, 3명은 재수생이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2020-12-22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