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 한 고교 온라인 게시판서 잇단 성희롱 글… 경찰 수사 착수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busan.com 기사추천 메일보내기
[단독]부산 한 고교 온라인 게시판서 잇단 성희롱 글… 경찰 수사 착수
받는 분(send to)

이름(Name)

e-메일(E-mail)

보내는 분(from)

이름(Name)

e-메일(E-mail)

전하고 싶은 말
페이스북
트위터

부산 한 남자고등학교 온라인 게시판(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인근 여자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글이 다수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해당 게시판에는 인근 여고의 이름, 백신 접종일과 함께 수위 높은 성희롱 글이 공유되면서 해당 학교 학생들이 큰 불안에 떨고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부산 A고등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인근 여고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글을 올린 게시자를 찾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게시자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검토 중이다.

경찰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부산 A고등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인근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글이 잇따랐다.

이 게시판에는 A고 근처에 있는 여고 3곳의 이름, 백신 접종일과 함께 ‘이날 보건소 앞에서 보자'는 글이 올라왔다. 구체적인 목적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성범죄 모의를 연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화이자인 줄 알고 맞았던 백신이 사실은 정자라서, 여름 방학이 끝나자 친구들(인근 여고생) 배가 불렀다’는 식의 수위 높은 성희롱성 글도 게시됐다. 이에 인근 학교 학생들은 불안을 호소하며 학교와 시교육청,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게시글에 언급된 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지역 여고의 백신 접종일을 나열하면서 ‘찾아가겠다’는 식의 글을 보고 피해 학생 모두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면서 “남성 청소년들이 여고생과 여교사 등을 향해 수시로 벌이는 사이버 성폭력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게시판 운영자는 모든 글을 삭제한 뒤 지난 20일 게시판을 폐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게시판은 A고등학교 이름은 땄지만 익명으로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게시자가 A고 학생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면서 “수사를 통해 피의자를 특정해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인근 여고에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추가 배치했으며, 해당 학교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다.

부산시교육청과 A고등학교 측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내부 조사에서는 해당 글 게시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해당 글이 A고 학생이 쓴 것이 맞는지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고등학교 측도 학생들에게 ‘사이버 언어폭력과 성희롱 글 게시 문제에 대해 사안이 중대하니 인터넷상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지 마라’고 당부한 상태다.

앞서 다른 지역에서도 온라인 게시판에 여고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글을 게시한 2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달 7일 충남경찰청은 지난 4월 온라인 게시판에 충남 천안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글을 올린 10대 남성과 20대 남성 2명을 특정해 음란물 유포 혐의로 이들을 입건했다.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