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지엔A형 독감 - 못된 인플루엔자, 애들만 주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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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북미서 '살인' 기세 국내상륙도 시간 문제

푸지엔A형 독감이 각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어린이 감기 환자들로 붐비는 부산지역의 한 병원.


'푸지엔A형 독감'에 대한 우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수퍼 독감 30년 주기설'까지 들먹이며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푸지엔A형 독감은 무엇이며, 예전의 독감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다.


# 푸지엔A형 독감이란

독감은 감기 증세를 일으키는 여러 가지 바이러스 중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기도 감염을 말한다. 보통 하루 또는 이틀의 잠복기를 거쳐 콧물 기침 발열 인후통 결막충혈 등의 기도 감염을 비롯해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일정 기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경향을 보이는데,한 번 유행할 때마다 바이러스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변장술의 명수'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독감은 그 성질에 따라 보통 A·B·C형 세 가지 면역형으로 구분되는데,C형 감염은 흔하지 않고 감염되더라도 대개 가벼운 증세만 보인다. 문제가 되는 유행성 질환은 A형과 B형이다. 이중 B형은 사람이 숙주이지만,A형은 동물까지 숙주로 이용한다.

중국 푸지엔(福建)성에서 발원한 푸지엔A형 독감은 3년 전부터 전세계에 유행하기 시작한 파나마A형 독감의 돌연변이형이다. 이 독감은 지난 2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환자가 발생하면서 처음 알려졌지만,이 때까지만 해도 보건전문가들은 이 독감이 이처럼 유행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파나마A,뉴칼레도아A,홍콩 B형 등 세 가지 독감 바이러스가 올 겨울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했고,제약회사들도 이 예측에 맞춰 독감백신을 제조,공급했다. 따라서 현재 이 독감에 대한 백신은 없는 셈이다. 파나마A형의 변종이라고는 하지만 기존 백신으로는 이 독감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을 지는 아무도 장담을 하지 못하고 있다.

# 얼마나 위험한가

푸지엔A형 독감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세계 곳곳에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지난 10월 초부터 캐나다 핀란드 이스라엘 노르웨이 포르투칼 스페인 영국 미국 등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는 A형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데,이중 전체의 50~75%가 푸지엔A형 독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까지 상륙했으며,지금까지 어린이 1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소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런 추세라면 한반도에 상륙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WHO 등 관련 기구에서는 이 독감을 지난 1968년 7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감과 같은 '수퍼 독감'으로 보지는 않는다. 단지 예년의 독감에 비해 훨씬 강력하고,특히 어린이들을 주로 공격하는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지난 4일 푸지엔A형 독감이 '살인 독감'으로 불릴 만큼 위험하지는 않고 증상도 일반 독감과 비슷한 정도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A형 독감과 비교해 합병증이나 사망 발생 수준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1천500만 명 분의 인플루엔자 백신이 공급돼 지난 9월~11월 동안 집중적으로 접종됐다. 그러나 일반적인 독감 백신의 예방효과가 70% 수준임을 고려하면,푸지엔A형 독감에는 많아야 50% 이하의 예방효과밖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 예방책은 없나

비록 예방효과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백신을 접종해 놓는 게 좋다. 푸지엔A형 독감이 파나마A형 독감의 변종인 이상 전혀 효과가 없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백신을 반드시 맞아두는 게 바람직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통해 체력을 비축해 놓는 것이 최선이다. 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고,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이 열이 나는 증세를 보이면 가능한 모든 일을 중단하고 쉬도록 하며 흥분하지 않도록 돌봐줘야 한다.

국립보건원은 최근 독감 유행기간에 대비,감염예방과 치료를 위한 건강생활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또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 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조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절주나 금연 등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임광명기자 kmyi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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