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로 주목받는 줄기세포 연골재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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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혈액에서 세포 추출, 배양 없이 바로 이식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은 외상으로 관절의 연골이 손상된 환자에게 효과가 크다. 재생 속도가 빠르고 감염과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도 없다. 강동병원 제공

자신의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질병을 치료하는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초 환자 골수에서 뽑은 줄기세포로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법을 '신의료기술'로 인정했다.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특히 초 중기 관절염 치료에서 안정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관절의 연골은 신체의 다른 기관과는 달리 재생이 되지 않는다. 신체에서 유일하게 닳아 없어지는 부위다. 관절과 관절사이의 완충작용을 해주는 연골이 외상으로 파열되거나 과도하게 사용해 닳아 없어지면 뼈가 부딪히면서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최근 강동병원 첫 시술
통증 없고 재생속도 빨라
감염·거부반응도 없어

정부, '신의료' 인정
무릎·어깨·발목 등 적용
관절염 환자에 희소식

노인은 물론 젊은층도 교통사고나 외부 충격으로 연골이 손상되는 일이 많다. 최근에는 축구, 농구, 스키 등 스포츠와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외상으로 연골손상이 일어나 관절염이 발병하는 경우도 흔하다.

관절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연골이 닳아 다리가 휘게 되는 관절 변형을 가져온다. 연골 손상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 관절염은 소염진통제로 염증을 제거해주는 약물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도 해결된다. 좀 더 진행된 관절염은 고농도(12%) 포도당을 주사하는 프롤로테라피와 자기 혈액에서 혈소판만 분리해 주사하는 PRP주사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연골이 많이 손상된 말기 관절염 환자는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인공관절과 같은 수술이 불가피하다.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 손상을 치료해 인공관절 수술까지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이다. 해외에선 스포츠 손상을 입은 유명선수들이 치료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혈액을 뽑아 줄기세포를 추출한 후 배양없이 시술부위에 이식한다는 것. 외부에서의 배양과정이 없기 때문에 무균상태로 바로 시술할 수 있어 바이러스나 미생물에 의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 자가혈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고 부작용의 우려도 없다. '줄기세포의 분화가 지나쳐 암이 생길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줄기세포 치료 후 암이 생겼다는 보고는 전세계에서 한 건도 없다.

시술방법도 매우 간단하고 소요시간도 짧다.

우선 엉덩이뼈에서 골수(조혈모세포가 포함돼 있는 혈액이 있는 뼈 조직)를 60cc정도 추출한다. 부분마취 상태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통증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 다음 원심분리기와 전용키트를 이용하여 골수 줄기세포를 농축한다. 그러면 8억~9억개의 유핵세포와 성장인자,혈소판이 농축된다. 농축된 줄기세포를 조직손상 부위에 직접 주사하면 시술이 끝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넣을 수도 있다.

골수에서 농축한 줄기세포를 복부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와 섞어 주사할 수도 있다. 외과적인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출혈이 전혀 없다. 시술시간도 30~40분 정도로 짧다.

연골 결손환자의 신의료기술 인정 대상을 세부적으로 보면 △15세 이상, 50세 이하의 연령층 △외상 등으로 인한 연골 손상 △최대 연골 손상 크기 2~10㎠ 등이다. 퇴행성 관절염이나 연골연화증은 신의료기술 인정대상에서 제외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자가면역질환이 있거나, 암환자도 시술을 받을 수 없다.



정형외과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강동병원은 최근 발목관절 환자와 무릎관절 환자를 대상으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골수 줄기세포 시술을 시행했다. 60대 남성 A씨는 6년전 오른쪽 발목을 삐끗해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최근 다시 관절통증이 심해진 케이스다. 40대 후반의 여성 B씨는 과사용과 O자형 다리로 인한 무릎연골 손상으로 골수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

골수 줄기세포 시술은 통증완화와 연골재생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시술을 받고 나면 짧은 시간 내에 통증이 현저히 줄어든다. 연골 재생 성공률이 70~80%이며, 주변 연골과 유합정도가 76~80%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선 타이거우즈 등 유명선수들이 시술을 받으면서 많이 보급된 상태이며 국내에는 이번에 들어왔다. 해외에선 △무릎(연골파열, 인대파열) △어깨(오십견, 회전근개파열) △팔꿈치(테니스·골프 엘보우) △발목(연골·인대손상, 아킬레스 건염,족저근막염) 등의 질환에도 적용하고 있다.

강동병원 강신혁 병원장은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은 자신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연골을 재생시켜주기 때문에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중·장년층이 시술을 받으면 노년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을 줄이고 자신의 관절을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강동병원 강신혁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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