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1인 3역 '워킹맘'…하루 24시간이 짧다

김호일 기자 webmast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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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누리픽쳐스 제공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누리픽쳐스 제공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누리픽쳐스 제공

맞벌이 부부 시대다. 아저씨는 물론이고 아줌마도 일을 한다. 하지만 가장인 남자들은 일을 핑계로 바깥으로 빙빙 돌지만 '직장맘' 혹은 '워킹맘'들의 사정은 좀 다르다. 회사 일에다 남편 뒷바라지와 육아, 가사까지 책임지고 있으니 허리가 휠 정도다.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는 마치 세상의 짐을 모두 짊어진 듯한 이런 여자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녹여낸다. 영어 원제목 '그녀가 어떻게 그 일을 다하는지 모르겠다'(I Don't know how she does it)에서 알 수 있듯이 일인다역을 거침없이 해내는 이 시대 '슈퍼맘'의 모습을 담았다.

남편 내조·육아·가사에 휘청

사실적 묘사·소소한 재미 선사

성공한 펀드매니저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케이트(사라 제시카 파커). 아내로, 엄마로, 직장인으로 1인 3역을 소화하는 그녀의 일상은 빈틈이 없다. 산더미처럼 쌓인 스케줄에 허덕이며 일상을 보내던 케이트는 엄청난 규모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클라이언트인 잭(피어스 브로스넌) 앞에서 설명회를 진행한다. 놀라운 발표 기술로 잭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케이트는 아이디어를 진전시키기 위해 잭과 자주 만나면서 뜻밖의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바쁘게 굴러가는 케이트의 일상을 잡아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초 단위로 분류되는 그녀의 스케줄은 힘겨운 노력 덕택에 겨우 유지된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출근하고 나서 퇴근해서 집안일까지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하다.

회사에선 매일 반복되는 미팅과 야근, 출장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눈을 감으면 할 일의 목록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하이힐 신고 달리는 여자'라고 한국어 제목을 붙였을까?

이런 와중에 빚어지는 일화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예컨대 아이에게 이가 옮아 상사 앞에서 머리를 긁는 케이트의 모습이 그렇다. 주인공이 일에 몰두하면서 가정이 위기에 놓이지만, 끝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 보기에 부담이 없다.

직장 내 편견,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견디며 사회적인 성취와 여자의 인생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워킹맘'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담았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싱글녀의 왕언니' 역을 근사하게 소화해냈던 사라 제시카 파커가 이 작품의 주연을 맡아 열혈 워킹맘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그녀의 열정적인 모습에 반하는 사업 파트너 잭 역의 피어스 브로스넌도 중후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알리슨 피어슨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엠마'(1996)의 더글러스 맥그라스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2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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