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직접 정책 만들어 '의제 사전' 발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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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임박해서 만드는 정책 말고, 정치인이 만들어 주는 정책 말고, 시민이 필요한 정책을 직접 만들자!"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을 직접 고민하고 그 결과물들을 모아 '부산시민 의제 사전'을 발간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의제 사전은 추상적 제언 수준이 아닌 정확한 자료와 수치를 바탕으로 한, 지금 이 시대가 안고 있는 과제를 담은 책자가 될 전망이다. 의제 사전은 2년마다 업데이트 되며 10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교수 및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4개월 넘게 회의를 하며 사전 준비 작업을 마쳤다.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은 다음 달 4일부터 26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오후 7시 '내가 만드는 정책학교'를 개교한다. 학교에 입학한 시민들은 문화, 복지, 도시재생, 보건·의료, 교육 등 모두 9개 분야의 강의를 듣게 되며, 강의 후에는 각자 자신의 의견을 토론 형태로 교환하며 의제를 도출해 낸다. 김태만 한국해양대 교수, 성병창 부산교대 교수, 윤태호 부산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설 예정. 학생은 모두 분야별 10명씩, 90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
내달 4~26일 정책학교 개교
결과물 2년마다 업데이트하는
10년 장기 프로젝트 추진
수강자에 시민위원 자격 부여

10일간 강의를 들은 시민들에게는 의제 사전 발간을 위한 시민위원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이들은 학교 졸업 후에도 9개 분야로 나뉘어 3개월간 분야별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팀별 활동을 벌인다. 또 분야별로 의제를 정하면 각 의제를 갖고 2인 1조로 나눠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의제와 관련된 시민 아이디어를 끌어낸다.

예컨대 사실상 필수에 가까운 예방접종비가 왜 정부 지원이 되지 않는지, 육아수당보다 육아휴직으로 아이를 엄마가 직접 키우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편사항을 얘기하면 시민위원들이 실현 가능한 정책이 되도록 발전시키는 형태다. 이를 위해 분야별로 1명씩의 전문가들이 코디네이터로 들어가게 된다. 결과물은 400쪽 분량의 의제 사전에 모두 담길 예정이다.

김종세 나락한알 부원장은 "국내에서는 이 같은 모델이 처음이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시민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면서 "올해 내로 결과물이 나오면 가까이는 내년 지방선거 때 활용될 수도 있고, 10년간의 프로젝트이므로 추후 선거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시민사회 재생'의 차원에서 풀뿌리 시민사회의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또한 이번 부산시민 의제 사전은 활용 가치를 떠나 시대의 요구를 담았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역사적 자료로서의 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강료 5만 원. 31일까지 접수. www.narak.kr. 051-463-2240.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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