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내세요'가 유해 동요? 황당한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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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가사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동요 '아빠 힘내세요'가 남녀차별적인 노래로 소개돼 부산의 동요인들이 분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달 28일 '영유아·아동용 문화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음악, 영상, 웹툰 등 총 125건의 콘텐츠를 분석한 이 연구에서 동요 '아빠 힘내세요'가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콘텐츠 사례로 소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남성이 경제활동을 하는 주체로 소개돼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연구 결과가 전해지자 동요를 작곡한 한수성(58·부산 하남초 교사) 씨뿐만 아니라 부산 동요인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문체부 "양성평등 저해"
비난 쏟아지자 해명 급급
작곡가 "편협한 잣대 한심"


한 씨는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부산 등 전국에서 널리 사랑받은 동요인데 남녀차별을 조장하는 노래라니 황당하다. 편협한 잣대로 동요를 판단한 문체부의 행태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국동요문화협회 김종한 부회장(부산 두실초 교장)도 "문화 진흥과 발전에 앞장서야할 문체부가 동요의 일부 가사를 트집잡고 있다. 한국동요음악협회, 파랑새창작동요회 등 관련단체와 연계해 당국에 입장을 전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4일 오후 문체부는 "'아빠 힘내세요' 등을 유해동요, 양성평등 저해 콘텐츠로 지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는 제목의 해명자료를 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문체부는 "제작자가 유아아동용 콘텐츠를 만들 때,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교육할 때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한번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된 연구"라며 "양성평등 저해 콘텐츠를 가려 불이익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설가 이외수 씨는 자신의 트위터로 "이 정도면 정신과 가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누리꾼도 "문체부의 유해가요 언급은 정말 '대박'이다. 이같은 창조적 상상력으로 열심히 사는 아빠들 힘이 쭉쭉 빠진다"고 꼬집는 등 비난 글이 연일 봇물을 이루고 있다.

김현아 기자 sr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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