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부산 도심구간 지하화] 서부산권 폐선부지 개발로 부산 균형발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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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대개조 프로젝트'(철도재생 뉴딜사업)는 100년 넘게 부산 시내를 단절시켰던 경부선 철로와 주변 공간을 '연결의 축'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도심재생 방안으로 여겨진다.

1조 원 넘는 재원 마련 '과제'
공공기관들이 비용 부담하고
이후 수익 나누는 방식 제시

■지하로 기차가 달린다?


철도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은 철도를 지하로 넣으면서 새롭게 생기는 지상 부지를 도시재생에 활용하는 것이다. 오 당선인의 공약에 따르면 1단계는 부산진역 앞 경부·우암선 합류 지점부터 가야차량기지까지 4.3㎞ 구간 철로를 지하화한다. 철도 폐선부지 11만 2000㎡와 주변 지역 59만 2000㎡를 더해 70만 4000㎡ 부지에 광범위한 도시재생 사업이 펼쳐진다. 폐선부지에는 테마공원과 숲길, 문화벨트, 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공간 등이 조성된다. '철길마을'로 불리는 노후 주거지도 대대적으로 정비된다.

2단계는 화명동 수정공원부터 주례동까지 경부선 10㎞ 구간이다. 기존 철로를 걷어내고 26만㎡(폭 18~45m) 부지에 1단계와 마찬가지로 공원과 녹지 등 '백양푸른길'(가칭)을 조성한다. 기존 철로가 사라지는 대신 가야차량기지부터 백양산을 관통해 도시철도 덕천역(2·3호선)을 잇는 지하 철도 8.8㎞를 새로 놓는다.

지하 철도는 두 층으로 나뉜다. 지하 10~20m(지하 1층)에는 화물·일반열차가 달리고 지하 55m(지하 2층)에는 KTX와 SRT 등 고속열차가 지나는 식이다.

특히 2단계 사업까지 완료되면 덕천역 일대가 서부산권 거점으로 거듭나게 된다. 백양푸른길 조성으로 폐쇄되는 구포역 기능을 덕천역으로 옮겨 KTX와 철도, 도시철도가 동시에 지나는 복합환승역이 탄생한다.

■1조 원 넘는 재원 마련은?

철도재생을 통한 도시재생 사업은 국내에서도 성공 사례가 있다. 2016년 서울 가좌역과 용산역 사이 6.3㎞ 철도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한 '경의선 숲길'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경의선 숲길 성공에 힘입어 서울역과 노량진역 사이 경부선 철도와 함께 서울역사 전체를 지하화하고 남산, 용산공원을 잇는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산 철도재생 뉴딜사업은 막대한 재원 마련을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부산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뉴딜 사업' 형태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직접 제안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는 현재 경남 통영시가 폐조선소와 인근지역 재생(1조 1000억 원), 충남 천안시가 천안역세권 스마트복합거점공간 조성(6500억 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도심 대개조 프로젝트는 공공기관 참여로 3000억 원, 국비 500억 원과 부처 연계 예산 2000억 원, 시비 1000억 원, 민자 6500억 원 등으로 총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재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상국 연구위원은 "철도시설공단 등 관련 공공기관이 폐선부지와 주변 역세권 일부를 개발하는 수익 사업을 진행하면 사업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국·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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