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1000원 ‘金탄’에 저소득층 ‘한탄’

곽진석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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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기부와 수년째 치솟고 있는 연탄가격으로 저소득층 연탄 수급의 심장부인 연탄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연탄은행은 “지난 2017년도에 비해 작년 한 해는 기업 후원액이 35% 이상 줄었고, 연탄 가격 상승으로 전체 기부되는 연탄량도 급감했다”고 3일 밝혔다.연탄은행에 따르면 매년 겨울이면 1500만 원을 후원하던 A 기업은 500만 원으로 대폭 줄였고 ‘1만 장 기부’를 약속했던 기업은 올해 들어 기부 장수를 수백 장씩 낮추기도 했다.


1년 새 연탄 공장가 19.6%

소비자가 200원 이상 올라

부산연탄은행 기부 급감

기업 후원액만 35% 줄어


저소득층·독거노인 발 동동


이처럼 기업들이 기부에 ‘몸을 사리게 된’ 이유에는 연탄 가격 상승이 자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23일 ‘무연탄 및 연탄의 최고 판매가격 지정에 관한 고시’를 개정하고 석탄과 연탄의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연탄은 2017년 공장가 개당 534.25원에서 2018년 12월 639원으로 19.6%가량 올랐다. 소비자가 구매할 때는 접근성에 따라 운반비와 배달료가 별도로 붙어 연탄 소비자의 연탄 실구매가격은 연탄 한 장 당 1000원에 달한다. 부산 사하구의 한 연탄가게에 따르면 연탄 한 장의 가격은 800원에서 1000원 선으로 지난해 2월 가격보다 200원 이상 상승했다. 연탄 사용 가구가 겨울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연탄은 150장 정도로, 6개월에 1000장가량을 사용하고 있어 200원은 장기적으로 저소득계층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연탄 가격 상승으로 기부 연탄이 줄면서 저소득층은 기승하는 동장군에 걱정이 태산이다. 부산 서구 구덕로 주택가에 거주하는 최 모(66) 씨는 “연탄가격이 비싸져서 한 겨울에 연탄 나눔의 발길이 끊기면 어떡하냐”고 발을 동동 굴렀다. 연탄은행에 따르면 국내 14만 가구 이상이 하루 연탄 4장에 의지한 채 겨울을 나고 있어 연탄을 사용하는 저소득계층과 독거노인이 연탄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시가 파악한 2017년 11월 구·군별 연탄 사용 가구는 1193곳이었으나, 연탄은행 등은 실제 사용 가구 수는 2000곳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연탄 가구 대부분이 70세 이상의 고령의 저소득 계층이 연탄이 공급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라며 “연탄값이 상승했다고 해서 이분들을 추위에 내몰 수 없어 연탄 공장에서 ‘외상’을 해와서라도 나눔을 지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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