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CG 경험 소중… 한국영화 도움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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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 ‘아이언맨2’ ‘어벤져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에 참여한 김기범 CG 감독이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개봉에 맞춰 내한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트랜스포머3’ ‘아이언맨2’ ‘어벤져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에 참여한 김기범 CG 감독이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개봉에 맞춰 내한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아이언맨, 어벤져스…. 이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가상현실로 전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한국인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점이다. 김기범 웨타 디지털 CG 감독은 할리우드 유명 블록버스터의 초현실적 배경을 구현하는데 힘쓴 베테랑 제작자다. 신작 ‘알리타: 배틀엔젤’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그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기범 ‘웨타 디지털’ CG 감독

기계공학 전공한 토종 한국인


트랜스포머3·아이언맨2 등 참여

이번엔 ‘알리타: 배틀엔젤’ 선보여


1978년생인 김 감독은 국내에서 학업을 모두 마친 토종 한국인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감독은 대학 졸업 후 국내 애니메이션과 영화 제작사에서 경험을 쌓은 뒤 싱가포르로 건너가 유명 할리우드 시각효과 스튜디오인 ILM에 입사했다.

알리타: 배틀엔젤 알리타: 배틀엔젤

감독은 이곳에 10년 동안 몸담으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트랜스포머3’ ‘아이언맨2’ ‘어벤져스’ 등 할리우드 대작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후 ILM과 더불어 시각효과 제작에서 양대 산맥을 이루는 ‘웨타 디지털’로 자리를 옮긴 뒤 ‘혹성탈출’ ‘알리타: 배틀엔젤’(사진)로 관객들을 찾았다.

그가 새롭게 선보이는 ‘알리타: 배틀 엔젤’은 SF 영화다. 인간의 두뇌와 기계의 몸을 가진 한 소녀가 다른 사이보그들과 벌이는 대결을 그린 작품의 배경은 26세기 미래다. 덕분에 거의 모든 장면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됐다.

그는 이번 작품의 차별점으로 ‘기술 혁신’을 꼽으며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수준급의 퍼포먼스 캡처와 CG 기술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최첨단 수트와 외계 행성의 전함, 톱니바퀴와 검을 단 고철 악당들, 공중도시 등의 배경은 물론 주인공 소녀 알리타의 외모와 외형, 행동 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인물의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몸의 움직임과 얼굴의 미세한 표정, 피부의 재질, 머리카락 한 올까지 하나 하나 분석하며 접근했단다. 김 감독은 “먼지들이 부서지면서 보이는 태양광과 해의 고도에 따라 변하는 색의 온도 등은 자체적으로 만든 기술을 활용해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작은 꿈을 갖고 있다. 할리우드 제작사에서 일하며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 더욱 피부로 다가왔다는 그는 지금의 경력을 살려 한국 영화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단다. 감독은 “한국 시각효과 기술과 영화 산업은 잠재력이 크다”며 “다만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에 비해 갖춰진 구조나 축적된 자료들이 조금 부족할 뿐”이라고 말했다. 혁신 방법으로는 ‘콘텐츠’를 꼽으며 “밑바탕을 탄탄하게 다진 뒤 작은 부분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촬영과 엑스트라 출연 등 영화 제작의 밑바닥부터 시작했어요. 나중엔 한국에 돌아와 한국 영화의 발전을 돕고 싶어요.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죠.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한국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상의 후보에 오르는 날까지 열심히 달릴 겁니다.” 남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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