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세대로서 엄청난 수치심… 강동수 대표 사퇴·속죄해야”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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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문화예술계와 여성계 인사 등 30여 명이 2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부산의 문화예술계와 여성계 인사 등 30여 명이 2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세월호 세대 여학생으로서 소설을 보고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다. 남성 예술가들은 언제나 여성의 몸을 예술의 재료로 쉽게 사용한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당장 사퇴하는 것만이 속죄하는 길이다.”

부산페미네트워크 김이해 활동가는 2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강 대표의 소설 <언더 더 씨>로 촉발된 이번 사태에 대한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문화예술계·여성단체 기자회견

‘언더 더 씨’ 남성주의 비판

대표직 사퇴·오 시장 사과 촉구


김 씨는 “이제 고3이 되는 여성 청소년 당사자로서 이 문장을 보았을 때 다른 사람과 같이 분노했지만, 그 분노는 익숙한 경험이기도 했다”면서 “(소설 속)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보고 있는지, 존중하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산 문화예술계, 여성계 인사와 시민 등 30여 명이 이날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의 사퇴와 임명권자인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소설가이자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에서 활동하는 최은순 작가는 “예술에 있어 표현의 자유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다”면서 “여성에 대한 남성주의적인 폭력과 혐오의 시선, 그로 인한 고통과 상처보다 작가의 창작 활동으로서의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합리화하지 않길 바란다. 세상의 누구도 예술가에게 그런 권리를 허락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 서지율 활동가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차별·성폭력에 대한 규제를 시민과 함께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다”며 “강동수 대표는 사퇴하고 오 시장은 대표 선임 해프닝을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여성단체연합 조은주 부대표는 부산시의 성평등 정책 부재를 꼬집었다. 조 부대표는 “부산시는 미투(Me too) 운동 이후 4개월간 성폭력특별대응센터를 운영했을 뿐 피해자에 대해 지원과 사건 해결, 성평등 정책을 위한 대책 마련은 없다”고 밝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17일 발표한 ‘강동수 작가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 재고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에 21일 오전까지 개인 1764명, 95개 단체가 동참했다. 이들은 앞으로 오거돈 부산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1인 시위 등 강 대표 사퇴 운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조영미 기자 mia3@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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