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 가운데 ‘전통 명문’ 대학 출신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대신 비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평준화 이전 세대 퇴장 영향

부산대 3년 새 1.9→3.0% 약진

2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현직 CEO(내정자 포함) 642명 가운데 출신 대학을 확인할 수 있는 562명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로 이어지는 ‘SKY 출신’은 227명으로, 전체의 40.4%를 차지했다. 이는 2015년 조사 때(294명·47.6%)보다 7.2%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서울대(20.8%)는 같은 기간 4.5%포인트나 떨어졌고, 고려대(10.7%)와 연세대(8.9%)도 각각 2.6%포인트와 0.2%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성균관대(6.0%), 한양대(5.3%), 서강대(3.4%), 부산대(3.0%) 등이 500대 기업 CEO 배출 ‘톱7’에 이름을 올렸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 CEO 비중은 2015년 전체의 15.5%였으나 올해는 17.4%로, 다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별로는 부산대(1.9%→3.0%)와 전남대(0.8%→1.8%)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외국 대학 출신도 6.7%에서 7.3%로 소폭 상승했다.

출신 고교도 전통 강호로 꼽히는 ‘경기·서울·경복’이 동반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고(4.4%)와 경복고(3.2%)는 올해도 1·2위를 차지했지만 4년 전(8.5%·5.7%)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 됐고, 4년전 23명(4.5%)에 달했던 서울고(1.0%)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CEO스코어 측은 “고교평준화 이전 세대들이 최근 경영 일선에서 대거 퇴장하면서 전통 명문고의 영광도 함께 사그라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동진 기자 djbae@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