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의 기개와 의로움 뮤지컬 무대 위 펼친다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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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줄 돈 있으면 나라 위해 피흘리는 젊은이에게 주라”

3월 공연하는 뮤지컬 ‘의기’의 지난해 갈라콘서트 장면. 경남문화예술회관 제공 3월 공연하는 뮤지컬 ‘의기’의 지난해 갈라콘서트 장면. 경남문화예술회관 제공

올해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경남 진주 기생들의 독립만세운동을 주제로 한 창작 팩션 뮤지컬 ‘의기’가 3월 초 공연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오는 3월 8일부터 이틀간 지역공연예술단체 ‘공연예술 BOX 더플레이’와 함께 창작 뮤지컬 ‘의기’를 공연한다고 6일 밝혔다.


창작뮤지컬 ‘의기’ 내달 초 공연

진주 기생들 독립만세운동 주제

매국노 이지용에 맞선 기녀 산홍

역사적 기록 바탕 재구성 ‘팩션’


‘의기’는 구한말 의기 등 진주 기생들의 나라 사랑과 독립만세운동을 주제로 한 ‘팩션 뮤지컬’이다. 이번에 공연하는 뮤지컬은 논개 정신을 이어간 기생 ‘산홍’과 그녀를 첩으로 삼으려다가 죽음으로 몰아간 을사오적 ‘이지용’, 전국 최초로 3·1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고 체포된 진주 기생들의 삶을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진주는 예부터 ‘북평양 남진주’라 불릴 만큼 기생의 명성이 높았다. 특히 기녀 산홍의 의로움은 구한말의 애국 선비 황현이 지은 <매천야록>에 기록돼 있다. <매천야록>엔 “(을사오적의 한 사람인)이지용이 천금을 가지고 와서 첩이 되어 달라고 요청하자 산홍은 사양하기를 ‘세상 사람들이 대감을 5적의 우두머리라고 하는데 첩이 비록 천한 기생이긴 하지만 사람 구실 하고 있는데 어찌 역적의 첩이 되겠습니까’라고 거부하였다. 이에 이지용이 크게 노하여 산홍을 때렸다”라는 기록이 있다.

매국노에게 당당히 맞선 산홍은 당시 진주 기생의 기개를 만천하에 과시한 셈이 되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의로운 일을 하는 기생을 의기(義妓)라고 한다. 진주 기생 산홍은 “기생 줄 돈이 있으면 나라를 위해 피 흘리는 젊은이에게 주라”며 친일파 인사를 꾸짖어 논개로 대표되는 의기의 맥을 이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산홍뿐만 아니라 신분 차별에 따른 시대적 아픔과 숨은 애국정신을 보여 주는 의기들의 활약상을 뮤지컬로 창작했다고 소개했다.

이 뮤지컬에는 진주교방 검무와 오광대의 팔선녀춤 등 진주 문화유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과거와 현대의 예술적 조화도 시도했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지난해 9월 창작 뮤지컬 의기에 출연할 배우 오디션을 진행해 남녀 주연과 조연을 이미 발탁했다. 특히 지난해 말 열린 갈라콘서트는 관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한 관계자는 “이 뮤지컬은 진주 기생들이 ‘조선의기단’이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독립만세운동을 벌인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제작했다”며 “전통과 현대의 예술적 조화를 풍성한 음악과 안무로 표현해 시대적 공감을 연출한 것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백남경 기자 nkback@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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