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보다 ‘유튜브 스타’… 꿈을 좇는 부산 청년 덕후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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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서 만난 부산 청년 유튜버들이 소품을 활용해 자신의 채널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활동명 죠죠, 디아망, 술토리공도리, 까망콩, 김건우 대표(강사), 인디팟. 강원태 기자 wkang@ 17일 오후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서 만난 부산 청년 유튜버들이 소품을 활용해 자신의 채널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활동명 죠죠, 디아망, 술토리공도리, 까망콩, 김건우 대표(강사), 인디팟. 강원태 기자 wkang@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하는 삶)’를 꿈꾸는 부산 청년들이 뭉쳤다. 새하얀 천에 알록달록한 자수를 놓는 청년부터 전 세계 술을 섞어 보고 마셔 보는 청년까지 다양한 취미를 가진 부산의 ‘꿈꾸는 덕후’들이 17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 모였다. ‘까망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형민(25)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코비랜드’를 통해 다양한 기술로 자수 놓는 방법을 알려준다. 군대에서 군복에 관등성명을 새기라고 나눠 준 삼색 실과 바늘을 가지고 이 씨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수건에다 꽃을 새겨 넣기 시작했다. ‘남자가 무슨 자수냐’는 선임들의 구박에도 이 씨가 자수에 열중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갔다. 전역 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자수 놓는 법·환상비율 소맥 등

다양한 콘텐츠로 유튜버 도전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주관

1인 스타 크리에이터 발굴·지원

지역 격차로 스타 되기는 험난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살길”


‘술토리공도리’라는 활동명을 가진 김민규(24) 씨는 최근 대학 신입생을 겨냥해 술자리 스타가 될 수 있는 소맥과 ‘고진감래주’ 제조법을 영상으로 제작해 인기를 모았다. 독특한 술, 특정 술과 어울리는 안주, 서로 다른 성격의 술을 맛있게 섞는 법, 술의 유래 등 술과 관련한 모든 게 김 씨의 콘텐츠다.

이다희(20·여) 씨는 ‘디아망’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이 씨는 감천문화마을, 센텀시티, 기장 해변가 카페 등 부산의 명소를 배경으로 커버댄스(유명 가수 춤을 따라하는 것)를 선보이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죠죠’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신지호(24) 씨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하는 원맨 토크쇼를 영상으로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다. 신 씨는 “내가 아는 걸 남에게 알려줄 때 기쁨을 얻는다”며 “내 목표인 ‘우주대스타’가 되는 데 유튜브는 가장 핵심적인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각기 개성이 강한 부산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스타 크리에이터 발굴 프로젝트, 덕업일치’에 참여하면서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유튜브 채널 운영을 희망하는 부산 청년을 대상으로 매주 영상 편집기법, 콘텐츠 활용법, 1인미디어 수익 전략 등을 알려준다. 이 프로젝트에 강사로 참여하는 미디어자몽 김건우 대표는 “1인미디어가 스스로 그려 나가야 할 비즈니스 모델 수립에 대해 심도 깊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끼와 재능을 갖춘 지역 청년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유튜브 스타가 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어디서든 영상을 찍고 1인미디어가 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지역 간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김민규 씨는 “부산에는 일반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간혹 지역에서 대박을 친 크리에이터는 마치 기업들이 그러하듯 더 나은 환경과 수익 창출 여건, 교류활동 등을 위해 수도권으로 둥지를 옮긴다. 성공한 유튜버와의 교류 기회가 적으니 생존전략이나 노하우를 전수받을 기회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유튜브를 통해 덕업일치의 꿈을 이루려는 이들은 계속 늘어난다. 이미 초등학생 희망직업에서는 유튜버가 경찰, 교수, 법조인 등을 밀어낼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유튜버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청소년이든 중년이든 꿈이 있다면 지금 당장 유튜브를 시작하라고 말했다. 이형민 씨는 “처음부터 퀄리티 높은 영상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시행착오가 필수이므로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며 “SNS처럼 누구나 유튜버 방송을 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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