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여학생 기숙사 ‘또 뚫렸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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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여성 전용 기숙사인 자유관에 남학생이 또 무단으로 침입했다. 여학생이 자유관 출입문을 이용하는 장면. 부산일보DB 부산대 여성 전용 기숙사인 자유관에 남학생이 또 무단으로 침입했다. 여학생이 자유관 출입문을 이용하는 장면. 부산일보DB

지난해 말 여대생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한(본보 지난해 12월 17일 자 9면 보도) 부산대 여학생 기숙사에 또다시 외부인이 무단 침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학 측이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지 3달 만에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숙사 보안 시스템 개선책이 보여 주기식에 그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지난해 말 성폭행 미수 이어

12일 새벽 남학생 무단 침입

경비원에 발각돼 경찰에 검거

식자재 배달 통로 열린 상태

침입 男 “술 취해 길 잘못 들어”

17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2시 38분 부산대 재학생 A 씨가 술에 취해 금정구 장전동 소재 부산대 여학생 전용 기숙사에 침입했다. A 씨는 학교 외부 도로와 기숙사 사이에 있는 출입문을 통해 기숙사 단지로 들어왔다. 평소 이 문은 닫혀있지만 침입 당시엔 식자재 배달 차량의 출입을 위해 열려 있던 상태였다.

해당 기숙사는 원생 전용 카드가 있어야 출입문이 열리는 보안 시스템을 갖췄지만, 이처럼 외부 통로를 통해 들어올 경우를 대비한 보안 시설은 없는 실정이다. 기숙사 단지 내를 돌아다니던 A 씨는 이날 오전 2시 44분 기숙사를 순찰하던 경비원에 발각돼 경찰에 붙잡혔다. 인근 CCTV 확인 결과 A 씨는 무단 침입 외에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술에 취해 길을 잘못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부산대 학생들은 반복되는 기숙사 무단 침입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부산대 여학생 기숙사에 외부 남성이 침입해 여대생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기숙사의 허술한 보안에 대한 재학생들의 불만이 들끓자 대학은 통금시간을 늘리고 경비 근무조를 3교대로 확대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이번에도 무단 침입을 막지 못했다. 지난 2013년 기숙사 여대생 성폭행 사건에 이어 여학생 기숙사 내 외부인의 무단 침입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해당 기숙사에 재원 중인 한 학생은 “지난해 무단 침입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하니 너무 불안하다”며 “학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통금 시간이 1시간 늘어난 것 외에 기숙사 보안이 얼마나 강화되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부산대 대학생활원은 뒤늦게 차량 출입 단속을 강화하는 등 추가 조치를 내놨다. 대학 관계자는 “기숙사 영양사에게 차량 출입 시 단속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며 “부식 차량 배송 시간을 오전 4시, 검수 시간을 오전 5시로 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대학생활원은 식자재 운반 차량의 운전기사 사진과 차량 등록증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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