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 청소년 리포트] 한글전용·가로쓰기 주창 최현배 선생 자취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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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배 선생의 동상. 최현배 선생의 동상.

‘사람이 모이는 곳에 말이 모이고, 말이 모이는 곳에 뜻이 모이고, 그 뜻이 모이는 곳에 독립의 길이 있지 않겠습니까?’

말의 가치를, 글의 소중함을 이보다 더 명확하게 제시하는 문구는 없을 듯하다. 2019년 1월 9일, 영화 ‘말모이’가 개봉했다. 최초의 현대적 우리말 사전 원고의 명칭이었던 ‘말모이’를 제목으로 한 이 영화는 1942년 일어난 조선어학회 사건이 모티브다. 일본의 오만함이 도를 넘어선 가운데 개봉한 덕인지 우리말을 지켜내려는 당시 한글학자들의 노력이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를 감상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외래어와 인터넷 용어 등으로 국적 불명 신세가 된 우리말의 현실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울산 중구 위치 최현배 기념관

외솔한옥도서관도 색다른 볼거리

영화 ‘말모이’의 여운을 안고 울산 출신의 국어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기념관으로 한글 여행을 떠나본다. 울산시 중구에 위치한 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1층의 그리 크지 않은 규모로 전시관과 영상실, 한글교실, 체험실, 다목적 강당 등을 갖추고 있다. 건물의 오른쪽에는 선생의 생가도 자리하고 있다. 2008년 복원한 초가지붕의 정감이 넘치는 건물이다.

기념관에는 한글전용과 가로쓰기를 주장해 온 선생의 업적과 저서, 그리고 유품이 전시되어 선생의 삶을 되새겨 볼 수 있게 했다. 선생은 평생을 한글 연구에 헌신하면서 우리말의 체계를 확립해 후세 사람들이 한글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반을 닦았다.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탁월한 업적이다.

2016년 개관한 외솔한옥도서관도 색다른 볼거리다. 울산 최초의 한옥도서관으로 1500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글전용과 가로쓰기의 창시자인 최현배 선생은 우리말 역사에 있어 다시보기 어려운 위인이다. 선생과 같은 국어학자가 있었기에 우리는 일제의 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고 우리말의 체계를 완성해 오늘에 이를 수 있게 됐다. 우리말이 심각할 정도로 변질되고 있는 시점에 그의 생가와 기념관을 방문해 선생의 한글사랑에 대한 마음가짐과 자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천영권


부산일보 청소년 기자(울산 화암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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