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 파도에 홀린 일본 후쿠오카…"여러분, 한국으로 여행오세요!"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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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도 잘하시고, 매력적인 미소…. 아, 미소가 그 미소(일본 된장)가 아니거든요!”

지난 8일 저녁 일본 후쿠오카 JR큐슈홀은 청중들의 웃음소리와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이날 토크쇼에 초청된 배우 이제훈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잠잠하던 청중석 곳곳에서 여성 팬들이 ‘꺄아아’ 소리를 지르며 두 손을 번쩍 들어 흔들었다. 동시통역을 진행하는 사회자가 이 씨의 말을 일본어로 옮겨 전하기도 전에, 그의 한국어를 일찌감치 알아들은 팬들의 ‘호호호’ 웃음소리와 경쾌한 박수가 자주 터져 나왔다. 그가 추천하는 한국 여행지와 다양한 ‘맛집’ 정보에 일본인 수백 명이 내내 귀를 쫑긋 기울였다.

지난 7~9일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도쿄에 이어 후쿠오카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됐다. 대법원의 한국인 강제 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의 ‘독도’ 도발 노골화 등 정치·외교적으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열렸지만, 오사카, 히로시마 등 일본 전역에서 방문객 수만 명의 발걸음이 이어질 정도로 한국 여행과 한류(韓流)에 대한 일본인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 JR하카타역 광장, JR큐슈홀 등에서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이 열렸다. 사흘간 1만 4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 제공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 JR하카타역 광장, JR큐슈홀 등에서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이 열렸다. 사흘간 1만 4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 제공

이번 한국문화관광대전은 젊은 층,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인 방한(訪韓) 여행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젊은 일본인 여성’은 K팝 외에도 음식, 미용, 카페 등 다양한 장르의 신(新)한류 붐의 중심에 있는 인구다. 첫날인 7일, 후쿠오카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JR하카타역 광장에서 열린 ‘신(新)한류 DAY’에는 1만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 JR하카타역 광장, JR큐슈홀 등에서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이 열렸다. 사흘간 1만 4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 제공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 JR하카타역 광장, JR큐슈홀 등에서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이 열렸다. 사흘간 1만 4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 제공

이튿날 ‘신(新)한류 스페셜 나이트(Special Night)’ 행사에는 일본 현지에서도 인기몰이 중인 가수 성시경과 배우 이제훈 등 한류 스타들이 나와 스페셜 콘서트와 토크쇼를 통해 한국 관광의 매력을 직접 전했다. 600석 추첨에 일본 전역에서 무려 600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행사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9일은 국내 10여개 의료·관광벤처 업체가 공동 참여하는 ‘한국 여자여행(女子旅) 박람회’가 행사 마지막 바통을 받았다. 방한 여행 핵심 고객인 여성층을 공략한 행사로,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미용, 의료, 한방, 드라마, 전통시장 등 콘텐츠 소개가 이뤄졌다. 전날 신한류 스페셜 나이트에 출연한 가수, 배우들의 악수회와 토크쇼 등도 볼거리를 더했다.

사흘간의 행사 기간 지역별 관광 부스도 마련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관광 경향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특색있는 글로컬(Glocal) 관광도 홍보했다. 부산 ‘의료관광 1번지’ 서면메디컬스트리트(SMS) 측에서도 부스를 마련해 부산의 의료관광 매력을 알렸다. 고운세상김양제피부과, 부산진구청 등이 마련한 1800개 넘는 마스크팩, 선크림 기념품이 금세 동이 날 정도였다.

고운세상김양제피부과 조미정 일본팀장은 “에이전시 등을 거치지 않고 잠재적 고객을 직접 만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박람회”라며 “속내를 잘 밝히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일본인이지만, 이날 일본인 방문객 수십 명이 ‘정말로(本気に)’라는 표현을 쓰면서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아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 JR하카타역 광장, JR큐슈홀 등에서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이 열렸다. 사흘간 1만 4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후쿠오카=민소영 기자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일본 후쿠오카 JR하카타역 광장, JR큐슈홀 등에서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이 열렸다. 사흘간 1만 4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후쿠오카=민소영 기자

이번 한국문화관광대전 기간에는 현지 여행업계, 항공사 등과 언론 관계자를 대상으로 B2B(기업 대 기업) ‘글로컬 관광설명회’도 열렸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행사를 통한 마케팅 성과가 방한 여행 상품화 등 직접적인 유치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용묵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장은 “방한 일본인 시장은 신한류 등 인기에 지속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인기는 다양한 장르의 신한류에 빠진 여성층을 중심으로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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