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신도시 주민들 ‘땅꺼짐 공포’ 조마조마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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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한 아파트 신축공사장 옆 인도와 도로가 폭 15m, 깊이 1.6m 정도 내려앉아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의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한 아파트 신축공사장 옆 인도와 도로가 폭 15m, 깊이 1.6m 정도 내려앉아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의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잇따라 지반침하가 발생하면서 주민들과 거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잇따른 침하에 시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안내와 함께 행정체계 정비, 신도시 조성 완료 후 지하 지반 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일 지반침하에 불안감 확산

아파트 안전 우려 입주 망설여

거주민도 건물 걱정에 문의 빗발

이원화된 행정시스템 정비 등

주민 불안 해소 적극 나서야

내년 7월께 명지국제신도시 아파트단지로 입주예정인 김 모(44) 씨는 연일 들려오는 명지국제신도시 침하 소식에 최근 입주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침하가 발견된 부산지검 서부지청, 지난 23일 급격한 침하가 발생한 사거리 도로 모두 김 씨의 입주예정 아파트와 매우 가깝기 때문이다. 풍문으로 ‘명지는 연약지반이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지반침하가 비일비재하자 아파트 안전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 김 씨는 “명지국제신도시에 분양을 받았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거기 안전하냐는 이야기를 제일 먼저 하더라”고 말했다.

명지국제신도시에 거주 중인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는 주민들의 건물 안전을 우려하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명지국제신도시에는 15개 아파트 단지가 있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우리 아파트는 연약지반 아니냐, 침하 우려는 없느냐는 문의를 23일 하루에만 8~9건은 해 왔다”고 말했다.

명지국제신도시의 지반침하에 대한 우려는 완전한 ‘기우’로 보기는 어렵다. 명지국제신도시 시행사인 LH 택지개발 공고문 등에는 ‘연약지반 현황, 지반안정처리 내용 등 분양받은 토지 사용 시 유의할 사항을 열람한 후 설계·시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명지국제신도시 건축 허가 관청인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사전 택지분양 때 연약지반인 점을 설명하고 건축허가 과정에서도 연약지반을 고려한 공법만 허가를 하는 만큼 상가, 아파트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잇따른 침하로 시민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아파트 단지 조성 과정이나 이후 입주 등의 과정에서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연약지반에 대한 적절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지국제신도시에는 현재 15곳의 아파트단지가 있다. 하지만 입주민들에게 연약지반에 대한 별도의 안내나 지역별 연약지반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은 전무하다.

또한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행정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제신도시의 상가 분양의 경우 허가 등의 행정절차는 경제자유구역청이 모두 진행한다. 아파트는 강서구청이 허가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건물 허가 사항 등은 공람을 통해 경제자유구역청과 강서구청 등이 공유하지만 공사 중단 등 일부 행정 조치 등은 강서구청과 경제자유구역청이 공유하지 않고 있다.

부산대 토목공학과 임종철 교수는 “아파트, 상가는 첨단 공법으로 시공을 하는 만큼 건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기우일 수 있다”며 “다만 도로 등 다른 시설은 신도시가 조성된 뒤에라도 침하 점검 등을 새롭게 해 주민 불안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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