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노래하는 페미니즘/박준우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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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음악과 페미니즘의 연대

2013년 슈퍼볼 경기 하프타임에 공연 중인 비욘세. 한길사 제공 2013년 슈퍼볼 경기 하프타임에 공연 중인 비욘세. 한길사 제공

세상이 변하지 않는 것 같지만, 뜻을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조금씩 세상은 변하는 법이다. 페미니즘도 마찬가지.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강한 재즈 분야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반인종차별주의를 노래한 흑인 여성 빌리 홀리데이. 비틀즈의 존 레넌을 홀린 ‘마녀’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꾸준히 페미니즘 메시지를 전한 오노 요코. ‘게이 아이콘’으로 떠오른 마돈나와 신디 로퍼. 흑인 남성 음악가로서 처음 커밍아웃한 프랭크 오션. 페미니즘 아이콘으로 떠오른 비욘세. 푸틴의 독재를 고발한 러시아 록밴드 푸시 라이엇. 이 책은 팝 뮤직 세계에서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이들 음악가를 다뤘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글을 쓰고 있는 저자가 팝 스타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어떻게 활동해왔는지 찬찬히 풀어나간다. 팝 음악사에서 페미니스트 아티스트가 어떻게 활동해왔는지부터 시작해, 최근의 페미니즘을 둘러싼 일련의 변화에 대한 부분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예를 들어 악동 이미지가 강한 마일리 사이러스는 남성 중심 사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美)’라는 개념 자체를 조롱하고 가지고 논다. 2014년 과잉성욕자(Hypersexual) 같은 모습을 보여준 니키 미나즈는 예쁘고 섹시한 여성이 수동적으로 성적 욕망을 얘기하는 시대는 저물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60주년을 맞이한 2018년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자넬 모네가 ‘Time’s up(때가 되었다)’이란 말로 할리우드에서 일어나는 각종 차별을 지적했다.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가 된 타이완에서는 채의림과 장혜매가 동성결혼 법제화를 향해 지지와 연대를 보냈다. 한편, 스크린 속 여성 캐릭터 다시 읽기라는 주제로 나온 윤정선의 <팝콘 먹는 페미니즘>(들녘)은 영화 작품 속 페미니즘을 조명했다. 박준우 지음/한길사/260쪽/1만 4500원. 조영미 기자 mia3@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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