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세운상가, 도시재생을 묻다…을지로 재개발을 통해 짚는 도시재생 현주소

디지털편성부15 mult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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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방송되는 KBS1 '시사기획 창'은 '세운상가, 도시재생을 묻다' 편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전면철거 재개발 방식의 뉴타운 광풍이 서울을 휩쓸고 난 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안으로 역사와 산업, 공동체를 고려한 도시재생을 제시한다. 그 대표 사업으로 전임 오세훈 시장이 전면철거하려던 세운상가군을 '메이커 시티', 제조업 혁신공간으로 재생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의 세운상가군 재생사업인 '다시세운프로젝트'는 중앙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앞선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꼽힌다.


세운지구 계획을 도시재생으로 전환한 지 5년째, 그러나 당초 목표와 달리 재생사업이 방향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업재생을 전략으로 세운상가군 건물을 재생하면서 동시에 청계천 을지로의 도심 제조업 집적지를 고층 주상복합으로 재개발하기 때문이다. 반세기에 걸쳐 자생적으로 형성된 을지로 산업 생태계가 위협받으면서 지역경제와 일자리, 연관산업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숙련된 기술 장인들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최적화돼 시제품 개발과 창업의 첫 단계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붕없는 공장'으로 불리는 을지로 일대는 자재의 판매, 유통, 가공, 제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공정인데다, 작업 환경의 특성상 아파트형 공장으로 이전이 쉽지 않다. 을지로 일대의 기술 장인뿐만 아니라, 세운상가의 메이커들은 세운상가군 건물만 재생하는 현재의 계획으로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재생 '메이커 시티'를 이룰 수 없다고 비판한다.


1979년 재개발지구로 지정된 이후 지지부진했던 세운지구 사업이 도시재생 시대를 선언한 지금 속도를 내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취재진은 정보공개청구로 입수한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내부 문건을 통해, 2017년 청계천 이남 세운지구의 규제가 완화된 사실을 확인했다.

세운지구 건물 높이가 세계유산 종묘의 역사 경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문화재위원회는 9년에 걸친 심의 끝에 세운4지구 높이를 52.6m로 낮췄다. 반면 2016년말 '역사문화문화 환경 저해'를 이유로 부결됐던 3지구 사업은 이후 심의 기준 변경으로 심의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고, 약 90m 높이의 건축 계획이 추진중이다. 또한 서울시는 도심 제조업 집적지에 주거용도 상향이 부적절하다는 전문가들의 거듭된 반대와 내부 결정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이 지역의 주거비율을 당초 60%에서 90%로 상향해 주상복합을 허용했다.


도시재생을 앞세웠지만 자생적으로 형성된 산업 생태계와 서민 일자리, 세계유산의 역사 경관을 외면하고 40년 만에 진행중인 을지로 재개발을 통해 도시재생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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