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벽돌 외벽, 26년 동안 한 차례도 유지보수 없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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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 벽돌이 무더기로 떨어지면서 미화원을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한 부산대학교 미술관과 같은 공법을 적용한 이 학교 제9공학관 전경. 유사 사건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학생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건물 외벽 벽돌이 무더기로 떨어지면서 미화원을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한 부산대학교 미술관과 같은 공법을 적용한 이 학교 제9공학관 전경. 유사 사건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학생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외벽붕괴로 환경미화원이 참변을 당한 부산대 미술관 사고는 학교 측의 부실 관리가 원인인 것으로 지목된다. 부산대는 미술관 등 일부 건물 외벽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벽돌로 외관을 꾸미는 공법을 사용하고도 20년 넘도록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부산대에 따르면 사고가 난 26년 된 부산대 미술관 외벽은 그동안 건물에 크랙 등이 발견되지 않아 내부 구조물의 강도와 부식 정도를 확인하는 방식의 특별한 관리가 없었다.

부산대 미술관 사고 ‘부실 관리’ 탓

미관 이유 20여 년 전 유행 공법

비·바람 부식 등 붕괴 위험 상존

정밀 진단 등 특별한 조치 없어

학생들 노후 건물에 불안감 느껴

경찰, 학교 측 과실 여부 조사

벽돌로 외벽을 마감하는 공법은 외벽에 철 구조물을 박아 벽돌을 지지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공법이 외관상 보기는 좋지만 그만큼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벽돌을 지탱하기 위해 구조물을 튼튼하고 촘촘하게 박는다 하더라도 수 십년간 비, 바람, 더위 등에 노출되면 구조물의 부식으로 인해 부산대 미술관과 같은 사고가 날 확률이 높다”며 “이러한 이유로 부담이 클 수 있는 3층 이상의 건물에는 이같은 공법이 잘 사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건물은 5층이라 사실상 더 꼼꼼한 관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2017년 11년 건물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포항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미술관 외벽에 대한 관리는 없었다. 전문가는 “20년이 넘은 건물 외벽에 대한 유지보수가 없었다면 이번 사태의 원인을 ‘부실 관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오래된 건물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부산대 학생회 관계자는 “농담처럼 ‘건물 무너져도 할 말 없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건물이 낡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시설 보수 요청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매년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 관계자는 “시설 보수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요구된 바는 없고 포항 지진 이후에도 미술관은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9공학관만 검사를 진행했다”며 “외벽에 금이 가거나 했다면 진단을 했겠지만 특별한 징후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안전 점검에 대한 법적 의무를 준수했는지 등 학교 측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학교 측에 관리상 문제가 발견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실관리뿐만 아니라 부실시공 여부 등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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