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토론회] ‘폭탄 논란’ 전기료 올여름 최대 1만 7864원 줄어든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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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전기를 많이 쓸수록 할증이 되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통해 국민들이 올여름부터 냉방 부담을 덜 전망이다.

구간 확대·단계 축소·폐지 3개 안

정부, 토론회·공청회 등 의견수렴

이달 중 최종 확정 7월 시행 예정

“임시조치 아닌 개편 제도화할 것”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토론회’를 갖고 ‘전기요금 누진제 민관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누진제 개편안 즉, 누진제 완화 또는 폐지 등 3개 대안에 대한 전문가 간 토론을 통해 대안별 장단점은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날 토론회와 오는 11일 공청회 등 국민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중 최종 개편안을 확정하고 7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4일부터 한전 홈페이지(cyber.kepco.co.kr)에서 게시판을 운영해 국민 의견도 받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한시적으로 7~8월에만 요금을 완화하는 임시조치였다면 이번에는 3가지 방안 중 하나로 한전 전기요금 약관을 개정해 누진제 개편을 제도화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은 현행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는 것부터 아예 누진제 자체를 폐기하는 것까지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했다. 각 안은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안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할인 요금과 적용 가구 수가 최대 배까지 벌어진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행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늘리는 ‘누진구간 확대안’(1안)은 지난해의 한시할인 방식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3단계인 현행 누진제는 1구간(200㎾h 이하)에 ㎾h(킬로와트시)당 93.3원, 2구간(201~400㎾h)에 187.9원, 3구간(400㎾h 초과)에 280.6원을 각각 부과한다.

산업부는 지난해에 폭염으로 인한 냉방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7~8월에만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 완화했다. 1구간 상한을 200㎾h에서 300㎾h로 올려 사용량 300㎾h까지 ㎾h당 93.3원을 매기는 식이다. 자연히 2구간은 301~500㎾h, 3구간은 500㎾h 초과로 조정됐다. 이번에 내놓은 1안의 기본 틀은 지난해 한시 대책과 동일하다. 다만, 전기사용이 많은 가구에 혜택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게 할인되는 전기 사용량의 상한을 450㎾h로 낮춘 게 특징이다.

1안을 적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는 가구 수는 1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로 3가지 안 중 가장 많다. 할인액은 월 1만142원으로 다른 안의 중간 수준이고, 요금이 오르는 가구는 없다. 하지만 현행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라 매년 반복되는 논란을 근본적으로 잠재우긴 어렵다.

2안인 ‘누진단계 축소안’은 평시에는 3단계 누진제를 그대로 적용하다가 7~8월만 3단계를 없애고 1·2단계 요금제로 가는 방식이다. 요금 불확실성을 제거해 여름마다 불거지는 전기요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이다. 2안의 경우 월 1만 7864원으로, 3가지 대안 중 요금 할인 폭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전력소비가 많은 가구(400㎾h 이상 사용)에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데다 할인적용 가구 수도 3가지 안 중 가장 적은 609만 가구에 불과하다.

3안인 ‘누진제 폐지안’(1단계 단일안)은 계절과 상관없이 누진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이다. 3가지 안 중 누진제 논란을 해결할 가장 획기적인 안이다. 하지만 할인 수준이 월 9951원으로 3가지 안 중 가장 적고, 1416만 가구는 오히려 전기요금이 현행보다 가구당 월평균 4335원 올라가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기요금이 오르는 가구의 상당수는 전기 사용량이 적은 1구간에 속해 있어 ‘부자 감세’ 논란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3안 보다 1·2안 중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1안에 다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 연합뉴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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