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터치] 2030엑스포, 제3 컨벤션센터,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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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상 동서대 관광학부 교수

2030엑스포와 제3 컨벤션센터, 그리고 해운대~이기대 해상 케이블카는 공통점이 있다. 셋 다 관광 마이스 분야이고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원동력이 될 사업이지만, 이런저런 논란이 많은 사업이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메가 이벤트이다.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2030엑스포는 대전엑스포와 여수엑스포처럼 인정엑스포가 아닌 등록엑스포로, 유치에 성공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워낙 커서 부산의 새 성장동력이 될 것엔 틀림없다. 물론 ‘진짜 엑스포’라는 용어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말이다.

부산 미래 바꿀 관광 마이스 현안 셋

지역 경제 회복 이끌 원동력이지만

사후 활용 방안·입지·사업 추진 논란

어렵더라도 사회적 합의 끌어내야

관건은 사후 활용 방안이다. 한국 최초의 엑스포라는 명성을 가진 대전엑스포는 개최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가졌다. 엑스포 개최 이후 관련 시설을 기념관을 비롯한 엑스포 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넓은 부지와 시설을 활용할 대안으론 부족했고, 공원 운영비도 부담스러웠다. 여수엑스포도 800만 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사후 활용 방안에선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들어 여수 케이블카와 연안 크루즈로 방문객을 유인하는 정도다.

2030엑스포도 개최 이후가 더 중요하다. 배후 인구를 끌어들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대안이 필요하다. 지금이야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사후 활용 방안을 함께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북항으로 결정된 것은 그런 의미에서 강점으로 작용하지 싶다.

제3 컨벤션센터는 마이스 인프라이다. 독일과 중국을 비롯해 전시 분야에 앞서가는 나라는 20만㎡가량의 전시장을 보유하고 전관을 털어 사용하는 전시회를 연간 몇 차례나 연다. 그야말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한국의 컨벤션 시설은 10만여㎡의 킨텍스에 이어 부산 벡스코가 4만㎡ 정도이다. 제2 벡스코 완공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때 벡스코를 확장하지 않았으면 라이온스세계대회나 모터쇼 같은 대형 행사를 어떻게 유치하고 치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제3 벡스코는 서부산 지역에 짓기로 하고 추진해 왔지만, 집적효과를 보기 위해 기존 벡스코 근처에 부지를 마련해 건립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시 컨벤션센터 확충은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서 늘 질책을 받는다. 전국적으로 신설과 확충이 붐이라 국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많은 예산이 투입돼 더 신중해야 한다. 공항과 연계한 서부산으로 갈 것인지, 벡스코와 연계해 집적 효과를 극대화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서부산과 원도심의 목소리도 충분히 듣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해상 케이블카는 상황이 좀 더 복잡한 뜨거운 감자이다. 엑스포와 컨벤션센터는 공공성이 강하고 도시 이미지를 높이는 인프라 측면이 강하지만, 부산에서 케이블카는 사기업이 투자해 이익을 남기는 구조이다 보니 찬반 논란이 거세다. 케이블카 찬성 입장에선 관광 트렌드의 변화를 우선 언급한다. 관광 트렌드가 단순 유적지 관광에서 체험 위주로 옮겨가다보니 짚라인이나 레일바이크 따위의 체험 관광매력물이 각광을 받고 있다. 케이블카는 교통 약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해안 절경이나 가파른 산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교통수단 역할도 겸한다. 게다가 자체 경제적 효과에 더해 방문객을 유인해 지역 숙박시설이나 음식, 쇼핑 등으로 파급효과도 크다. 사천이나 통영에서 직접 투자해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이유다.

케이블카는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민원과 과제가 수두룩하다. 교통 혼잡, 사생활 조망권 침해, 환경 문제 등의 문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기존 지자체에서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케이블카는 20년 지나서 기부체납 형식으로 시민에게 돌려주고, 매출액의 3% 또는 수익의 10%를 시에 기부한다. 물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사업이 시작될 경우의 이야기다. 정치적 이슈로 가져가도 안 되고, 투자 운영사의 입장에 서서 추진해도 안 된다. 냉철하게 부산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추진해야 한다.

부산의 미래를 좌우할 관광 마이스 분야의 세 현안은 시간이 걸려도 차근차근 대화로 해결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결정해야 할 난제들이 많고 우려의 목소리도 크지만,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만큼 급한 것이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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