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원장 “지역산업 연구개발 재정 분권 위해 여러 단체 힘 모아야”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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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산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지원’이나 ‘육성’을 말하기는 쉽다. 자원을 투입해 어려움에 처한 지역 산업을 돕자는 이야기에 반기를 들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변화의 의지가 없거나 성장 가능성이 낮은 이들에게까지 한정된 자원을 골고루 분배하면 지역 산업에 발전은 없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 김병진 원장은 모두가 주저하는 지역 산업의 ‘혁신’과 ‘전환’을 지금 당장 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테크노파크·市 과학산업과 근무

차 부품·조선기자재산업 심층 진단

지역 서비스산업 혁신 연구도 계획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아직 시민들은 물론이고 관계부처 공무원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전신인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지난 7월 10일 부산산업과학혁신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대외 인지도를 고려해 영문 약칭 ‘BISTEP’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명칭 변경에는 부산산업과학혁신원에 거는 지역 사회의 커다란 기대가 담겨 있다.

기존에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기획과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획·평가는 물론 지역 산업구조 전반을 혁신하는 정책수립 기능을 중심에 두기로 했다. 김 원장은 “정부 부처의 연구개발사업 유치로 지원금만 따먹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과거 방식으로는 부산 산업이 절대 발전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이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어떤 성과가 나왔는지, 보다 실용적으로 적용되려면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해 이를 산업구조 혁신과 연결지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원장직을 맡게 된 김 원장은 지역의 연구개발·과학기술 전문가다. 부산테크노파크에서 10년간 근무하며 현장을 두루 경험했고, 2012년엔 부산시 과학산업과에 사무관으로 임용되며 정책업무를 익혔다. 김 원장은 “부산은 물론이고 지역 산업 정책을 다루는 연구자들이 국내에는 너무 부족하다”며 “산업연구원 등 중앙 부처에 있는 지역 전문가들은 정부 관점에서 지역을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관점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지역 산업 전문가 육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부산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과 조선기자재산업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현업 종사자들과의 깊이 있는 인터뷰 등을 통해 거시 통계 지표로 겉만 훑었던 기존의 진단과는 결이 다른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지역 서비스산업의 혁신을 위한 연구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단순히 연구보고서만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9개 기업을 선정해 서비스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지역 산업 혁신을 선도하며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여러 시·도에서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김 원장을 찾아오고 있다. 김 원장은 자부심만큼이나 책임감도 크다고 했다. 김 원장은 “정부의 예산을 서로 따먹기 위해 지자체들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연구개발 재정 분권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함께 지역의 여러 단체가 연대를 해나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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