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현 부산가톨릭대 입학처장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

김진성기자 js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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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라며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많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가장 걸맞은 전형이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10년간 입학처 업무로 ‘대부’ 별명

“학습 과정 파악·역량 발견에 도움

적성보다 점수 맞춘 대학 지원 문제”

원성현 부산가톨릭대학교 입학처장은 17일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문제로 부각된 학생부종합전형의 부작용에 대해 이렇게 일축했다. 원 입학처장은 “대입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결함이 없는 전형은 없다”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오히려 수능 준비보다 더 큰 부담이 되고,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본 취지에 맞다면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그 문제를 제거하면서 안정화시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인공이 될 우리 학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공부해왔고, 그 과정에서 어떤 역량이 발견되는지를 찾아낼 수 있는 대입제도가 가장 바람직하다”며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의 그러한 과정과 역량을 발견해 낼 수 있는 전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 처장은 부산지역 대학 입학처에서는 대부로 통한다. 그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부산가톨릭대 입학처장을 하면서 정부의 ‘변화무쌍’한 대입정책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그는 “고교 1·2학년 성적만 반영하는 수시 1학기, 수시 2학기 분할모집, 입학사정관제, 학생부종합전형 등 당시 10년간 대입제도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변화무쌍한 입시제도 탓에 그 시절 고교 3학년 학생들은 전쟁터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3년간의 ‘외도’ 끝에 최근 다시 입학처장으로 돌아왔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위기가 닥쳐오면서 신호철 부산가톨릭대 총장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원 처장은 “당장 2020학년도부터 대학 지원 가능 인원보다 대학 정원이 많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로 갈수록 미달학과들이 늘어나고, 심지어 문을 닫아야하는 대학도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처장은 현 대입제도의 문제보다 적성에 맞지 않은 학생들의 대학 지원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랜 시간 학생을 선발하고, 재학생들의 특성화 교육을 시키면서 느낀 것은 적성보다는 점수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라며 “전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입학하다 보니 중도포기하는 학생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를 안타까워 한 원 처장은 입학처장직을 그만 둔 지난 3년간 부산·경남·울산지역 고교를 다니며 무료 강의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무엇이고, 어떤 직업들이 각광받을 것인지에 대해 강의했다. 원 처장의 강의는 큰 호응을 얻었고,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이 답지했다. 원 처장의 강의는 2017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여 동안 65회에 걸쳐 진행됐고, 강의를 들은 인원이 7000명을 넘어섰다.

원 처장은 “최근 문 대통령이 대입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하셨다는데, 그것은 능사가 아니다”며 “학력과 학벌이 지배하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지면 대입제도는 저절로 공정해진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edu@busan.com


김진성기자 js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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