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공동운영위원장 인터뷰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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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상산업 중심지되려면 영화인들 정착시켜야”

새롭게 출발하는 아시아필름마켓(Asian Film Market)이 차승재(오른쪽)·오동진 공동 운영위원장 체재로 개편됐다. 올해는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 OTT 플랫폼 영상까지 거래하는 ‘통합형 마켓’을 선보이는 첫 해다. 이재찬 기자 chan@ 새롭게 출발하는 아시아필름마켓(Asian Film Market)이 차승재(오른쪽)·오동진 공동 운영위원장 체재로 개편됐다. 올해는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 OTT 플랫폼 영상까지 거래하는 ‘통합형 마켓’을 선보이는 첫 해다. 이재찬 기자 chan@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부문은 영화만이 아니다. 그동안 BIFF의 약점 중 하나였던 마켓 기능을 대폭 강화한 아시아필름마켓(Asian Film Market)이 새로운 도전을 한다. 우선, 그동안 집행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이 겸임해왔던 마켓 위원장을 처음으로 외부에서 수혈했다. 영화 제작자 출신의 차승재 운영위원장과 영화평론가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오동진 운영위원장 2인 체제로 마켓을 이끌어나간다. 두 명의 공동운영위원장에게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에 대해 들어봤다.

오동진

“아시아 콘텐츠 어워드 주목하길

초청 받은 10개국 호응도 좋아”


차승재

“OTT 플랫폼, 세계시장 변화시켜

국적 상관없이 공동 제작 활발”

-아시아필름마켓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은 소감은?

“(차승재 운영위원장, 이하 차) 오랫동안 제작자로 살다보니 지금까지 영화제 일은 제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맡게 되고 살펴보니 세계적인 영상 산업 트렌드가 바뀌었는데 이 안에서 BIFF가 선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또 한 번 기회를 놓치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오동진 운영위원장, 이하 오) 영화제는 마켓을 포함해 크게 2가지 축으로 돌아간다. 오거나이징(조직)과 프로그래밍이다. 차 위원장은 지금까지 영화를 프로듀싱하고 조직화 해왔기 때문에 마켓과도 잘 맞다. 저는 (평론가·기자로서) 영화제 친화적인 측면이 있었으니 여러 가지 서포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차) 둘이 뭉쳐서 마켓의 축대가 돼보자는 생각이다.”

-요즘 필름마켓 상황은 어떤가? 아시아필름마켓의 목표는 뭔가?

“(차) 마켓도 흐름이 변화고 있다. 국적과 상관없이 코프로덕션(공동 제작)이나 코플래닝(공동 사전제작)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그런 상황을 촉발시켰다.”

“(오) 글로벌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선도하겠다는 게 목표다. 결국 중요한 건 글로벌 프로젝트 자본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다. 아직까지는 외국 감독과 외국 배우를 섭외하는 수공업적 단계지만, 구체적으로 외국 자본을 마켓 통해 끌어오는 일을 할 거다. 올해부터 2~3년이 지나면 가시화 될 거라 본다. 올해는 관계의 구축망을 형성하는데 힘을 쏟으려고 한다.”

“(차) 예전에는 영화 쪽 전문가인 운영위원만 있었다면 올해는 OTT와 방송 쪽 유능한 운영위원을 많이 뽑았다. 실무적으로 굉장한 분들이 많다. 뮤지컬, 음악, 채널 전문가까지 인력을 기존 영화제에서 못 보던 분들을 많이 모셨다.”

“(오)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을 포함한 ‘통합형 마켓’을 새로 시작한다는 점이 크다. 한국 문화사업의 대표적인 마켓이 되겠다는 게 중장기적인 목표다. 때가 되면 K팝 쇼케이스도 해보고 싶다.”

-BCM(부산콘텐츠마켓)과 상충되는 건 아닌지? BCM과 통합 이야기도 나오는데?

“(차) BCM은 방송 영상을 주로 다루는 마켓으로 아시아필름마켓과는 발전적 경쟁관계라고 생각한다. BCM은 BCM만의 네트워크가 있고, 우리는 영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아직까지 통합을 말씀드리기는 시기 상조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오) OTT 플랫폼으로 인해 지금까지 접하기 어려웠던 인도네시아, 핀란드 같은 전 세계 영상 콘텐츠가 익숙해지고 있다. 문화적 충격이 완화되는 그런 시기다. 선도적으로 그들을 끌어들여서 부산에서 아시아권과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시아필름마켓이 문화적 트렌드를 만들고 싶다.”

-부산은 영화제를 비롯한 축제는 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상산업에서는 변방이다. 마켓을 통해 그런 변방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

“(차)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스태프가 옮겨오는 문제다. 방법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인 임대주택을 만든다면 가능성 있을 것 같다. 부산시가 땅을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30년 임대를 하고, 영화인은 건축비를 내면 된다. 또 마켓을 중심으로 부산시가 어느 정도 마중물 자본을 대고 마켓에서 시를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다 보면, 영화인이 일하고 서울로 떠나는 게 아니라 부산에서 정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여기가 할리우드가 되는 게 아닐까.”

“(오) 맞다. 심지어 부산은 살기 좋은 도시 아닌가. 마켓이 그런 방향 전환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올해 마켓 프로그램 중에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은?

“(오) ‘아시아 콘텐츠 어워드’를 유심히 봐달라. 아시아 10개국 인사를 유입하고 그쪽의 산업 시스템을 결합시킬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시상식을 개최한다. 지금은 일본, 중국, 홍콩, 인도 같은 몇몇 나라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아시아 전반으로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 관객이 언제부터 이란의 아바스 키아로스타미나 모센 마흐말바프 같은 감독을 알았나. 결국 부산영화제 때문 아닌가. 마켓이 베트남, 태국, 필리핀 감독과 배우를 어워드에서 소개하면 같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 초청받은 아시아 10개국 영화인의 호응도 좋다. 결국 친한(親韓), 친부산 네트워크가 될 거라고 본다. K팝 아이돌, 중국 아이돌의 축하 공연도 있고 관객이 즐기는 축하 행사의 성격이다. 10월 6일 오후 5시 30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리는 어워드 시상식에 많이 참석해달라.”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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