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이션 촬영 지원 월등, 기획개발 지원은 아쉬워”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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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사무실을 옮긴 ‘영화맞춤제작소’의 오인천 감독과 박지영 대표. 올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사무실을 옮긴 ‘영화맞춤제작소’의 오인천 감독과 박지영 대표.

“부산은 참 영화 찍기 좋은 도시에요. 그런데 영화 기획개발 지원 부분이 아쉽습니다”.

올해 부산영상산업센터(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입주한 영화맞춤제작소 오인천 감독의 말이다. 영화맞춤제작소는 ‘공포영화 레이블’을 표방하며 2016년에 설립,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제작사다. 오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했고, 2014년 배우 강하늘과 김소은 주연의 ‘소녀괴담’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부산 이사 온 ‘영화맞춤제작소’

오인천 감독·박지영 대표

“기금 조성 제작사 지원 시스템

부산 영화 제작 활성화에 기여”

부산영상위원회의 역외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서울에 있던 사무실을 부산으로 옮겼다. 입주한 지 약 반년이 지난 지금 부산에서 영화 만들기가 어떤지 오 감독과 부부 사이인 영화맞춤제작소 박지영 대표에게 물어봤다.

오 감독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산의 로케이션 촬영 지원은 월등한 편이다”며 “촬영에 필요한 장소를 알려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산항여객터미널 같은 기관 협조 지원이 체계적이고, 슛이 들어갔을 때 주민 협조도 잘 되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교통의 발달로 서울에 있는 투자사나 산업 관계자를 만날 때도 큰 어려움은 없어 비즈니스가 원활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획개발 지원이 부족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오 감독은 “부산에서 영화 기획개발기금을 조성해서 제작사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기획개발 지원을 해주되 부산에 있는 스태프를 고용하고, 부산 로케이션 촬영 50% 이상, 3년 이내 제작 같은 조건을 걸면 부산에서 영화 제작이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6일 디지털 개봉 예정인 ‘13일의 금요일: 음모론의 시작’ 스틸컷. 영화맞춤제작소 제공 26일 디지털 개봉 예정인 ‘13일의 금요일: 음모론의 시작’ 스틸컷. 영화맞춤제작소 제공

영화맞춤제작소는 ‘투 트랙’ 전략을 쓴다. 직접 제작하는 작품은 1억 원 이하 저예산으로 10회차 이내로 촬영하고 ‘디지털 개봉’을 한다. ‘디지털 개봉’은 극장에 영화를 거는 대신 VOD(주문형비디오), IPTV(인터넷 기반 TV 서비스), OTT 등을 통한 공개를 뜻하는데,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6월 개봉한 ‘아나운서 살인사건’,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13일의 금요일: 음모론의 시작’이 그렇다. 반면 투자를 유치해 규모가 있는 작품은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한다. 베트남 합작영화인 ‘유령사진전’은 사전 제작이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극장 개봉 영화는 배급 비용이 제작비용보다 높은 경우가 많아 저예산 영화와는 맞지 않는 시스템”이라며 “뉴미디어를 통해 조금이라도 많은 관객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 감독 역시 “극장 개봉도 좋지만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내 작품을 많은 관객이 봐주는 것이 우선이다”고 전했다.

영화맞춤제작소의 목표는 한국의 ‘블룸하우스(Blumhouse)’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제작사 블룸하우스는 저예산 호러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은 약 1만 1000달러(1300만 원 상당)의 초저예산 영화지만 전세계적으로 1억 9340만 달러(약 2311억 원)를 벌어들였다. 장르 영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조영미 기자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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