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창호 씨 사고 1년] 음주운전 사고 줄고 인식 바뀌고… “창호가 참 기뻐할 것 같아요”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창호에게 1년 동안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말해주고 올 거예요.”

故 윤창호 씨 친구 예지희 씨는 오는 11월 9일 친구들과 대전추모공원에서 영면 중인 윤 씨를 찾아가 이 말을 꼭 전할 예정이다. 이날은 윤 씨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예 씨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울면서 창호가 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그동안 음주운전 사고가 많이 줄었다고 말해주면 창호가 참 기뻐할 것 같다”고 밝혔다.

22살 대학생의 안타까운 사고

법 개정 이끌고 음주문화 경종

단속 건수 28%·사고 20% 줄어

국민 관심 이끈 윤 씨 친구들

여전히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지난해 9월 25일 한 만취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46일간 사경을 헤매다 세상을 떠난 윤 씨 사고 이후 1년이 흘렀다. 꿈 많던 22살 대학생의 안타까운 사고는 그동안 참고 참았던 음주운전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 전 국민적 공분에 관련 법이 두 차례나 개정되고,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까지 바뀌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윤 씨가 사고를 당한 지난해 9월 25일부터 이번 달 24일까지 지역 내 음주운전 사고는 모두 620건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777건)과 비교해 20%가량 줄어든 수치며, 사망자와 부상자도 각각 7명, 291명 감소했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음주운전 단속 건수도 1만 209건에서 7386건으로 28%가량 줄어드는 등 현재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음주운전 단속은 6월 25일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제2 윤창호법’으로 최소 적발 기준이 0.03% 줄었음에도 오히려 건수가 줄었다.

음주운전 사고가 줄어든 데 이어 윤 씨 사고 이후 낮술, 과음 문화도 개선돼 왔다. 제2 윤창호법 시행으로 단속 기준이 강화되자 낮에 한 잔씩 마시거나 전날 과음한 채 출근하는 행태가 잇따라 적발됐다. 실제 부산 한 대리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아침 시간대 대리운전 콜수가 10%가량 늘었다. 확 줄어든 저녁 회식에 술을 끊고 헬스장이나 학원을 다니는 등 일상이 바뀌기도 했다.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도 엄격해졌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낸 배우 손승원 씨는 윤창호법 적용 제1호 연예인으로 낙인찍혔고,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래퍼 장용준 씨 등도 음주운전으로 전국민적 비난을 샀다.

윤 씨 친구들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26일에는 한국도로공사, 30일과 다음 달 1일에는 부산교통공사와 서면 지하철역 등에서 관련 캠페인을 열 예정이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최재원 교수는 “최근 5년간 음주운전 재범률은 44%가량으로 마약(37%)보다도 높다”면서 “음주운전이 다시 만연해지지 않도록 캠페인이나 관련 교육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