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가부장적인 남성들의 로망

백태현 선임기자 hy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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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김상준

“삶은 어느 누구에게도 친절하지 않고 때로는 혹독하지만, 그 이면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한다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주어진 삶을 잘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19편의 영화를 신화와 연계해 설명

삶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심리학 도서

“순리대로 받아들일 때 행복은 찾아와”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의 저자는 이 책이 영화의 서사와 신화의 원형 속에서 우리 삶을 조망해 보고, 깊이 있게 고찰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9편의 영화를 신화와 연계해 설명한다. 이를 통해 삶과 죽음 사이의 여러 문제들을 성찰하고, 주어진 삶을 어떻게 잘 꾸려갈 수 있을지에 대해 심층적 분석을 시도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영화와 신화 속의 메타포를 통해 우리 삶을 이해하고 치유하도록 이끌어주는 심리학 도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제1장 ‘자아를 찾아서’, 제2장 ‘시련을 건너는 법’, 제3장 ‘사랑의 의미’, 제4장 ‘인간 내면의 본능과 욕망의 그림자’, 제5장 ‘삶이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여정’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 ‘마스크’와 ‘트루먼 쇼’를 통해서는 주어진 삶과 자신답게 살아가는 것 사이의 균형점에 대해, 그리고 가면을 쓴 인격(페르소나)이 우리 삶의 양날의 칼임을 설명한다. 또 여성에게 주입된 우월감과 열등감을 주제로 ‘뮤리엘의 웨딩’을 분석한다. 신데렐라는 가부장적인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것이며, 신화 속 자식을 잡아먹는 아버지 크로노스의 이야기는 자식의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한다고 진단한다.

‘달콤한 인생’에서는 제목과 달리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하는 주인공 선우를 통해 충성과 성실을 다한 삶이 보상받지 못했을 때 느끼는 배신감과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생은 누구에게도 친절하지 않으며, 우리 삶은 복이 한순간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한순간 복이 되는 만큼 바라는 마음을 놓아버리고 순리대로 받아들일 때 행복은 찾아온다고 역설한다.

‘굿 윌 헌팅’에서는 감정이 상처받아 이성으로 무장한 윌 헌팅과 제우스 신의 아들 아폴론의 공통점을 지적한다. 지능과 이성은 발달하고 감정과 사랑은 미숙한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머리보다 가슴이 충만할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고 처방한다.

덴마크 영화 ‘더 헌트’에서는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오해와 편견이 개인에게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를 남길 수 있음을, 단지 길을 잃은 실수로 아르테미스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악타이온 신화 이야기와 교차시켜 보여준다. 결국 인간은 이성보다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김상준 지음/보아스/280쪽/1만 4000원. 백태현 선임기자 hyun@


백태현 선임기자 hy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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