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해운산업 매출 100조 원 달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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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선장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매출은 2008년 최고치인 51조 원이었지만 한진해운 파산으로 10조 원이 사라져 최근 30조 원대로 주저앉았다. 20년 동안 무역 규모는 7배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산업의 매출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다른 산업은 발전하는데 해운산업은 성장과 혁신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운산업에서 용선과 운송 매출을 더욱 확대하고 통계에 누락된 해운 부대 산업의 매출을 추가하여 5년 이내에 매출 100조 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해양수도 부산이 앞장서자. 이 정도 액수가 되어야 국민총생산의 5%에 해당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해운산업의 매출에는 다음 항목들이 포함되고, 또 확대되어야 한다.

20년 동안 성장 없이 제자리걸음

우리 선사, 3국 간 운송 대폭 늘리고

해운 관련 세계 지식산업 진출 확대

부산이 해운매출 확대 중심에 서야

첫째, 무엇보다 우리 선사가 운임수입을 확대해서 해운산업의 매출 규모를 크게 키워야 한다. 특히 컨테이너 화물은 미주의 경우 20%만 우리 정기선사가 운송한다. 한국은 무역대국인 만큼 우리 선주들이 매출을 더욱 증대시킬 여지가 많다. 우리 선사들은 더 적극적으로 3국 간 운송에도 진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모(母)기업이 만든 2자 물류회사들은 선박을 보유하지 않지만 상법상 운송인이다. 이들은 모기업으로부터 화물의 운송을 인수하여 계약운송인이 되고 다시 화주가 되어 실제 운송인에게 해상운송을 위탁한다. 이들은 자신이 받은 운임의 약 80%를 실제 운송인에게 주고 20%를 자신의 수입으로 한다. 자신의 몫이 되는 20%를 해운 매출(약 5조 원)에 추가해야 한다.

둘째, 외국에 법인을 둔 사실상 우리 선주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우리나라로 법인을 옮기도록 하여 그 매출을 잡도록 해야 한다. 우리 선주들이 선박을 빌려주고 받는 용선료 수입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일본과 그리스에는 이런 영업을 하는 선주들이 많다. 선주사들은 낮은 선가의 선박을 확보하여 선가가 오를 때 팔아 매출을 많이 올리기도 한다. 그런 내역들이 해운산업 매출에 추가되어야 한다.

셋째, 부산에는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를 포함한 유수의 하역 및 창고회사들이 많다. 이들의 매출도 해운산업의 매출에 포함해야 한다. 이들 기업 중에는 외국에 진출한 회사들도 있다. 외국 진출이 가속화되면 해운 매출도 덩달아 확대될 것이다.

넷째, 선박의 운항을 도와주는 선원송출업, 도선업, 예선업, 선박연료유 공급업 등 해운 부대 사업들의 매출도 해운산업의 매출에 포함시켜야 한다. 부산이 그 중심지였던 선원송출업은 한때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300여 명의 도선사가 항구에서 도선 서비스를 제공,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예선업도 마찬가지이다. 선박연료유 공급도 부산에서 크게 이루어진다. 기타 선박관리업, 선박수리업, 선박대리점, 용선중개인 등도 전통적인 해운 부대 산업들이다.

다섯째, 해운 관련 지식산업인 선급, 해상보험, 해사법률도 매출을 확대해야 한다. 선급은 선박의 안전성을 검사하여 등급을 매겨준다. 부산에 있는 한국선급의 1500억 원에 불과한 매출액을 늘려야 한다. 일본 선급은 3800억 원, 로이드 선급은 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자랑한다. 선주를 위한 책임보험조합이 있는데 350억 원에 불과한 우리나라(Korea P&I)의 매출을, 일본(2500억 원)과 노르웨이(8500억 원)처럼 크게 신장시켜야 한다. 2500억 원에 불과한 우리나라 선박보험의 매출도 신장시켜야 한다. 전체 매출이 6000억 원이고, 매출의 40%가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해운산업과 관련된 법률자문, 소송, 중재 대부분이 영국에서 이루어져 우리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이러한 해운 관련 지식산업에도 우리나라의 진출과 수요를 확대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해 더 큰 해운 매출을 올려야 한다.

부산을 기반으로 선주, 화주, 선박금융기관, 기타 해운인들과 부산시민이 하나 되어 내수기반을 탄탄히 하고 대외경쟁력을 갖추어 해운산업을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가게 해야 한다. 그래서 5년 내 해운산업 총 매출 100조 원 달성을 이루자. 해운 매출의 상당수는 해양수도 부산에서 이루어진다. 해운 매출의 증대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세수의 확충은 부산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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