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포천 벌레들 등쌀에 상인들 “장사 망쳐”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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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서면 삼한골든뷰 센트럴파크 상가 앞 전포천 미복개 구간에 깔따구 등 벌레가 들끓어 상인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 삼한골든뷰 센트럴파크 상가 앞 전포천 미복개 구간에 깔따구 등 벌레가 들끓어 상인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천에서 올라오는 벌레 때문에 영업을 할 수 없다며 한 아파트 단지 상가 피분양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가 점포를 매입한 이들은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전포천 복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부산진구청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면 삼한골든뷰 센트럴파크

미복개구간 통해 깔따구 등 습격

아침엔 상가에 사체 ‘산더미’

상가 가치 저하에 영업도 차질

피분양자, 비대위 구성 대책 호소

부산진구 서면 삼한골든뷰 센트럴파크 상가 점포를 분양받은 20여 명은 지난 1일 부산진구청을 찾아 전포천 악취와 벌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비상대책위는 서면 삼한골든뷰 상가에 있는 130여 개 점포의 참여를 독려 중이다.

깔따구들의 사체가 쌓인 모습. 깔따구들의 사체가 쌓인 모습.

상가 가치가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피분양자들이 비상대책위까지 꾸린 이유는 상가 주변을 흐르는 전포천 때문이다. 동천으로 흘러가는 전포천은 전체 구간이 복개돼 사실상 하수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삼한골든뷰 주변 100m 구간만이 미복개다. 이 때문에 복개 구간에 있던 깔따구, 하루살이 등 벌레들이 미복개 구간인 이곳을 통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특히 밤에는 상가 불빛을 보고 엄청나게 몰려드는데 아침이 되면 깔따구 사체가 '검은 산'이 돼 쌓여 있고 거미줄에는 더 이상 깔따구가 붙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라며 “평당 4000만 원 가까이 주고 분양받은 상가 점포인데 벌레 때문에 말 그대로 그냥 날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깔따구는 더러운 물인 4급수에서 서식하는 생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전포천엔 합류식 오수관로가 설치돼 있다. 이는 가정에서 나오는 오수와 하수도로 유입되는 빗물이 함께 흐르도록 만든 방식이다. 평상시에는 오수와 빗물이 하수처리장으로 문제없이 모이지만 비가 내리거나 하면 관로가 넘쳐 오수가 유입돼 악취를 일으킨다. 부산대 주기재 생명과학과 교수는 “전포천은 유량이 많지 않은 데다 유속도 약해 벌레들이 서식하기가 좋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물순환 계획을 세우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탓”이라고 말했다.

전포천의 합류식 오수관로를 분류식으로 바꾸는 공사는 빨라야 2021년이 되어야 완공된다. 적어도 2년 동안은 벌레와 악취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궁극적인 대책으로 상가 피분양자들은 해당 구간의 복개를 요구하지만 이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부산진구청의 입장이다. 하천법상 하천기본계획이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복개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복개한 하천을 다시 개방하는 쪽으로 하천 정책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상가 피분양자들이 복개를 주장해 국토부에 질의한 결과 전포천 복개는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주 1~2회 방역을 철저하게 실시해 벌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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