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혜리·설현…‘주연’ 꿰찬 아이돌 출신 女배우들, 방송가 세대교체 이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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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와 혜리, 설현 등 걸그룹 출신 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접수했다. 사진은 수지. SBS 제공 수지와 혜리, 설현 등 걸그룹 출신 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접수했다. 사진은 수지. SBS 제공

가을 안방극장에선 걸그룹 출신 여배우들의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수지와 혜리, 설현이 동시기 방송되는 드라마의 주연으로 시청자를 찾는 중이다. 각각 걸그룹 미쓰에이와 걸스데이, 에이오에이(AOA) 출신인 이들은 모두 동갑내기 ‘개띠’ 연예인. 무대를 넘어 안방극장을 접수한 아이돌 그룹 출신 여배우들의 활약을 살펴봤다.

‘개띠’ 동갑내기 연예인

가을 안방극장 맹활약

SBS ‘배가본드’ 수지

10%대 시청률 순항 중

tvN ‘청일전자 미쓰리’ 혜리

극중 특유 발랄한 매력 빛나

JTBC ‘나의 나라’ 설현

불의에 타협 않는 캐릭터

“주목도 높아 이윤 창출 효과적”

수지, ‘배가본드’ 국정원 특수요원 변신

수지가 주연으로 나선 SBS 금토극 ‘배가본드’는 10%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드라마는 민항기 추락 사고로 조카를 잃은 전 스턴트맨이 국정원 요원과 함께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첩보 액션물이다. 수지는 극 중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수준급의 무술 실력을 가진 국정원 특수 요원으로 변신했다.

수지는 2011년 KBS2 드라마 ‘드림하이’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이듬해 영화 ‘건축학 개론’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그는 이후 드라마 ‘구가의 서’ ‘함부로 애틋하게’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이번 작품은 수지가 2년 만에 선보이는 브라운관 복귀작이다. 다행히도 그는 그간의 연기력 논란을 딛고, 한결 안정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를 만나는 중이다. 고난도 액션 또한 직접 소화하며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혜리. CJ ENM 제공 혜리. CJ ENM 제공

‘청일전자 미쓰리’ 주연 나선 혜리

그런가 하면, 혜리는 케이블 채널 tvN 수목극 ‘청일전자 미쓰리’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드라마는 위기의 중소기업인 청일전자 직원들이 힘든 삶에 주저앉지 않고 함께 버티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극 중 말단 경리 ‘이선심’으로 변신한 혜리는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특유의 발랄한 매력으로 유쾌하게 버무려낸다.

이 작품에선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후 일약 스타 배우로 떠오른 그의 통통 튀는 연기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 ‘딴따라’와 영화 ‘물괴’ ‘판소리 복서’ 등으로 다진 연기 경험이 빛을 발하는 듯하다. 감정의 결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현실적이면서 용기 있는 캐릭터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출세작인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 성덕선과 비슷한 질감의 캐릭터라는 평가도 있지만, 일단 ‘연기력 부족’이라는 꼬리표는 뗀 모양새다.

설현. JTBC 제공 설현. JTBC 제공

설현, ‘나의 나라’ 다시 사극 연기

설현은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극 ‘나의 나라’에 출연 중이다. 고려 말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설현은 여장부 한희재를 연기한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기개와 총명함을 지닌 캐릭터다.

2012년 드라마 ‘내딸 서영이’로 처음 연기에 도전한 설현은 이후 꾸준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는 활동을 해왔다.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와 ‘오렌지 마말레이드’에 출연했고, 영화 ‘강남 1970’과 ‘살인자의 기억법’ ‘안시성’ 등에서 관객을 찾기도 했다. 설현의 사극 도전은 지난해 개봉한 ‘안시성’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오랜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연기력 논란은 여전하다. 사극 톤의 연기는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발음과 표정 연기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걸그룹 출신들로 방송가 세대교체”

세 사람의 안방극장 안착은 방송가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그간 주요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의 주연은 공채 탤런트 출신이나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운 배우들의 자리로 여겨졌다.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들은 주로 작품의 감초로 나서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는 식이었다.

방송사와 제작사가 이들에게 ‘주인공 카드’를 건넨 이유는 ‘경제적인 효과’ 때문이다. 전문 배우들에 비해 연기력이 다소 부족해도 화제성과 주목도가 높아 이윤 창출에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자주 등장하는 걸그룹 출신 배우들은 광고주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제작비를 효과적으로 회수해야 하는 제작사나 광고를 편성하는 방송사 모두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의 활약은 아이돌 출신의 남자 배우들에게로 관심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연예 기획사에서 아이돌 그룹에 연기 수업을 하는 것도 연장선의 이유일 것”라고 덧붙였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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