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부의 詩’ 창작발레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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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련발레단의 올해 공연 ‘침묵’의 한 장면. 이 작품에 출연한 춤꾼 대부분이 ‘김민부-가을을 춤추다’에 출연한다. 김옥련발레단 제공 김옥련발레단의 올해 공연 ‘침묵’의 한 장면. 이 작품에 출연한 춤꾼 대부분이 ‘김민부-가을을 춤추다’에 출연한다. 김옥련발레단 제공

부산이 낳은 천재시인 김민부의 시와 삶이 창작발레로 재탄생했다. 부산에서 연극, 음악, 무용 등 분야에서 활동하는 부산 예술가가 모여 하나의 부산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김민부-가을을 춤추다’

김옥련발레단, 29~30일 공연

김옥련발레단은 29~30일 ‘김민부-가을을 춤추다’를 을숙도문화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김옥련발레단이 기획 공연으로 선보일 ‘부산갈매기’ 시리즈 중 1탄이다.

김민부 시인은 부산 수정동에서 태어나 문학계와 방송계에 자취를 남기고 31세에 요절했다. 부산고등학교 재학 시절 첫 시집을 출판했고, 불과 16세 때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시조 ‘석류’로 입선했다. 다음해인 1957년에는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시조 ‘균열’이 당선되면서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이후, 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시 쓰는 삶을 살았다. 또 지금도 부산문화방송 라디오에서 방송하고 있는 ‘자갈치 아지매’의 작가와 피디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31세에 화상을 입고 요절했다.

작품은 4부로 구성됐다. 1~2부는 김민부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고, 3~4부는 시인의 삶을 반추한다. 1부에서 그의 대표 시 ‘균열’을 음악과 춤으로 표현하고, 2부 ‘딸기 밭에서’ 역시 같은 제목의 시를 바탕으로 예술가로서의 김민부의 열정을 쫓는다.

3부 ‘이카루스’는 높은 이상을 추구했던 김민부 시인의 삶이 마치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와 닮았다는데 착안했다. 마지막 4부 제목은 ‘탑돌이’다. 마치 스스로의 죽음을 예감한 듯 남겨질 딸에 대한 죄스러움과 추억을 쓴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김민부 시인의 시와 삶에 감동을 받은 부산 예술가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현대무용과 발레를 전공한 춤꾼을 필두로, 부산 연극계 중견 배우 김미경이 시 낭송을, 지휘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박광식이 바이올린 연주를 맡았다. 또 전체 음악은 모두 오리지널 창작곡으로 전현미가 만들었다. 테너 임성규가 공연 막바지에 김민부 시인이 작사한 가곡 ‘기다리는 마음’ 등 3곡을 부른다. 안무는 김옥련 예술감독과 남도욱이 맡았다. 연출은 유상흘이다.

김옥련 예술감독은 “김민부 시인은 두번째 시집 출판 후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시집을 사들였을 정도로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시인이었다”며 “예술가로서 뜨거운 삶을 살았던 시인의 삶이 현대의 모든 예술인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세를 성찰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 또는 전화(051-626-9486) 예매. 전석 2만 원.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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