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남방정책 거점 부산, 마침내 아세안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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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들과 문재인 대통령은 25일부터 부산에서 미래 동반 성장의 파트너임을 확인하고 그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정상회의는 2014년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열리게 된다.

아세안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막대한 소비 시장이자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다. 총인구수가 6억 5000만 명에 달하고, GDP가 2조 9000억 달러에 이르는 아세안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막중하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교역 상대이며, 미국과 EU에 이은 제3의 투자대상인 것이다. 특히 한국과 아세안 간 상호 방문객 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어 마이스·관광 중심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에는 참으로 매력적인 지역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오거돈 부산 시장은 특별정상회의 기간에 부산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최소 3개국 이상의 정상을 만나 경제·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한다. 오 시장의 이런 행보가 성공하면,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교량 국가의 바닷길과 항공길이 시작하는 부산이 아세안을 충분히 품을 수 있다. 이러한 목표는 절대 먼 곳의 이야기나 장밋빛 환상이 아니다.

부산은 우리 정부가 2017년부터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에 있어 거점 지역이 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이 행사에는 ‘세계 3대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그는 북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남북경제통합이 이뤄지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되리라 전망까지 한 인물이다. 아울러 국내 4대 그룹 총수 등 주요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으로 있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슬기롭게 살리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부산이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회의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부산시는 물론 지역 단체와 경제계가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 중에 지역 균형발전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해양도시의 개방성이란 장점을 가진 부산이 언제까지 중앙정부만 바라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진행하는 균형발전 정책과 더불어 글로벌 도시 성장 가능성이란 특성을 살리는 지역 차원의 노력이 뒤따라야 부산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부산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은 2014년에 아세안과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그때가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가능성을 파악하는 시기였다면, 두 번째 만남은 달라야 한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어떻게든 결실을 만드는 행사가 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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