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후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5월 20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까지 제1야당의 원내 지휘봉은 누가 잡을까.

4일 현재 4선의 유기준(사진·부산 서구동구) 의원과 3선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심재철(경기 안양시동안구을) 의원과 최고위원인 4선 조경태(사하구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유기준·강석호 의원 출사표

경선 레이스 본격 돌입

조경태 최고위원 거취 주목

일단 당 안팎에선 현재 상황에서는 유기준 의원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 강석호, 유기준, 심재철 중에는 유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황교안 대표와 유 의원이 원내대표 재선임 과정 등에 상당한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나경원 원내대표 재신임 절차를 둘러싼 당헌·당규 해석을 두고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공개적인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라 영남권 중진이면서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에게 불리한 선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 의원이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 비박계이자 강원·충청·수도권 출신 의원을 고려하는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패스트트랙 대치 상황도 변수다. 어떤 패스트트랙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경선 표심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유기준·강석호 의원이 '협상력 복원·정치력 발휘'를 출마 일성으로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다. 유 의원은 “여당이 한국당을 배제·고립시키고 있는데, 다른 당과 협의·연합해 여당을 압박할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하겠다”고 했고, 강 의원은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계파 색채가 옅고 현직 최고위원인 조경태 의원 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조 의원은 “여러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연락이 오고 있어 (출마를)고민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당 일부에선 황 대표가 당 주요직에 초·재선 의원을 전진 배치하면서 내년 공천에 위기감을 느낀 3선 이상 중진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선이 예년보다 과열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일은 오는 9일이 유력해 보인다. 민지형 기자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