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춤만 춘다? 엄청난 이산화탄소 흡입!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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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책으로 나무 수천 그루를 심는 것보다 고래 한 마리를 보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국제통화기금(IMF)이 12월 중 발간할 ‘재정과 개발’이라는 보고서에 이같은 논문이 게재된다고 5일 밝혔다.

이 논문은 고래를 ‘동물계의 탄소포집 거인’으로 칭했다. 큰 고래 한 마리가 일생 동안 이산화탄소를 평균 33t이나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죽으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그 탄소를 수백 년간 가둬 놓는다. 만약 포경 전 고래 개체 수인 400만~500만 마리(현재는 130만 마리)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연간 17억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나무 한 그루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최대 48파운드(약 22kg) 흡수한다.


IMF ‘재정과 개발’에 논문

한 마리 일생 동안 33t흡수

나무 1조 7000억 그루 맞먹는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도 도와

“기후변화 막는 데 큰 역할”


고래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뿐 아니라, 지구 대기 산소 공급에 큰 역할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을 돕기도 한다. 고래가 숨을 쉬고 이동하기 위해 올라올 때 내뿜는 철분과 질소는 이러한 미세한 생물들에게 이상적인 성장 조건을 제공한다.

그리고 식물성 플랑크톤은 지구 대기에 있는 모든 산소 생산의 50% 이상에 기여한다. 이는 나무 1조 7000억 그루,아마존 밀림 4개 역할과 맞먹을 정도다. 논문 저자들은 식물성 플랑크톤 생산력을 1% 증가시키는 것이 다 자란 나무 1억 그루가 갑자기 증가했을 때 효과에 버금간다고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IMF는 거대한 고래 한 마리 가치는 200만 달러 이상으로, 현재 바다에 생존하는 고래 가치를 모두 1조 달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고래의 효과에 대해 전 세계인이 1년 간 13달러씩을 고래 보호 비용에 지불할 만큼의 가치(지불의사)가 있는 것으로 봤다.

IMF는 2017년 조직 산하 역량강화연구소 연구진들이 ‘블루 웨일(Blue Whale)’ 연구선에 승선한 것을 계기로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서의 고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IMF 역량강화연구소는 이후 지속적으로 고래 개체수 복원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구해왔다.

KMI 박수진 연구위원은 “지금껏 우리는 고래 보호를 단지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만 바라봤을 뿐, 고래가 인간이 살아가는 이 지구의 기후변화를 막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은 인식하지 못했다”며 “인간과 지구를 위해서라도 고래 포획을 금지하고 개체수를 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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