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동 대우실업서 번 외화로 우뚝 선 故 김우중 회장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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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별세한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은 부산과의 인연도 각별했다.

김 전 회장은 만 30세였던 1967년 트리코트 원단생산업체인 대도섬유의 도재환 씨와 손잡고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대우는 대도섬유의 ‘대’와 김우중의 ‘우’를 따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972년엔 부산에만 5개의 섬유 공장을 보유할 정도로 사업이 잘돼 ‘트리코트 김’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대우로얄즈 창단에 나서기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

부인 정희자 여사 BIFF 후원

김 전 회장은 당시 부산에서 섬유 수출로 번 돈을 1970년대 대우그룹의 주축이 된 회사들을 인수하는 데 사용했다.

김 전 회장은 사원 체육대회 때 직접 선수로 뛸 정도로 축구광이었다. 1981년 그룹 회장이 된 뒤 1983년 부산 대우로얄즈(현 현대산업개발 부산아이파크) 창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경쟁 대기업이 야구단을 창단할 때도 일언지하에 창단 제안을 거절했던 그였다.

대우로얄즈는 1983년 K리그의 전신인 슈퍼리그 첫해부터 참가했다. 김 전 회장은 이러한 열정에 힘입어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제45·46대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했다.

김 전 회장은 지역 정치권과도 적지 않은 인연이 있다. 이들 가운데 오랜 기간 교류를 한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1987년 거제 대우조선 분규 때 노동자 이석규 씨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사건 규명에 나서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은 변호인으로서 법적 조력을 이어가다 장례식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되며 변호사 업무정치 처분까지 받았다. 이어 1990년대엔 대우조선 거제공장 파업 사태에도 적극 참여해 거제에서 노사 중재를 맡기도 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종로구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친분을 이어갔다. 노 전 대통령은 2001년 경영난을 겪던 대우자동차를 돕기 위해 무료로 광고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또한 1980년대 말 당시 부산의 신생지였던 〈부산매일신문〉이 경영난을 겪자 후원자로 나서기도 했다.부인인 정희자 아트선재센터 관장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초창기부터 후원하기도 했다. 배동진 기자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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