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악플·버닝썬 없었으면… 펭수·유산슬마저 없었다면…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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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중문화 ‘희로애락’

‘프로듀스 101’ 시즌 2로 데뷔한 그룹 워너원.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프로듀스 101’ 시즌 2로 데뷔한 그룹 워너원.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대중문화계는 어느 때보다 ‘바람 잘 날’ 없었다. 연예계는 마약과 성폭행, 몰카 범죄로 얼룩졌고, 극심한 악성 댓글에 새파란 청춘들이 스러졌다. 조작 방송과 사재기 의혹 등 업계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중은 간간이 들려오는 기쁜 소식으로 마음을 달래야 했다. 2019년 국내 대중문화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살펴봤다.


마약·성폭행·방송 조작에 ‘얼룩’

방탄소년단 세계음악시장 ‘우뚝’


펭수. 펭수.

■기쁠 희(喜)…펭수·방탄소년단 ‘활약’

올해 펭귄 캐릭터 ‘펭수’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나이는 10살, 키는 210cm인 EBS가 만든 캐릭터다. 솔직하면서 재치 있는 말솜씨와 뛰어난 공감 능력, 상대를 위로하는 마음 씀씀이를 가진 덕분에 방송사와 산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음악시장 중심에 우뚝 섰다. 4월 발매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와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미국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는 등 신기록을 세웠다.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도 자체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노여울 로(怒)…버닝썬 게이트·방송 조작

올해 대중을 가장 분노하게 했던 연예계 사건은 단연 ‘버닝썬 게이트’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은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를 포함해 가수 정준영(30), 최종훈(29) 등이 줄줄이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로 경찰서 포토라인에 섰다. 승리가 경영에 참여했던 클럽의 폭행 사건에서 촉발된 문제는 유명 연예인과 업소·경찰의 유착 의혹이 알려지면서 사회문제로 번졌다.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의혹도 잇따랐다. 보이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23·본명 김한빈)는 마약 밀반입 및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가수 박유천도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프로그램 조작 사실이 드러난 ‘오디션 왕국’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은 올해 한없이 추락했다. 인기 오디션 예능 ‘프로듀스’ 시리즈에 투표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련 그룹은 모두 활동을 중단했고, 담당 PD와 CP는 재판에 넘겨졌다.

‘음반 사재기 의혹’은 가요계를 강타했다. 그룹 블락비 출신 박경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문제는 사재기 당사자로 지목된 가수들의 강경 대응에 법정 싸움으로 번진 상태다.


■슬플 애(哀)…설리·구하라 ‘스러진 청춘’

분노한 마음을 다스릴 겨를 없이 슬픈 소식이 잇따랐다. 배우 전미선과 차인하, 가수 겸 배우 설리와 구하라의 비보로 대중은 슬픔에 잠겼다. 특히 사회적 편견에 당당히 맞서다 결국 처참히 스러진 설리와 구하라는 온라인 악성 댓글과 연예인 사생활 보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게 했다.

‘악성 댓글’에 고통을 호소하는 스타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그룹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과 가수 현아, 태연, 트와이스 멤버 미나, 세븐틴의 에스쿱스 등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음을 밝혀 팬들의 걱정을 샀다.


유산슬. MBC 제공 유산슬. MBC 제공

■즐거울 락(樂)…트로트 장르 귀환·뉴트로 열풍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9년 가요계에서 그나마 시청자의 숨통을 틔운 건 구수한 트로트 장르의 귀환과 뉴트로(New-tro) 열풍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으로 시작한 트로트 열풍이 유산슬로 이어졌다. ‘미스트롯’ 출연진인 송가인, 홍자를 비롯해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유재석이 전방위로 활약한 덕분에 트로트 장르는 올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가요로 자리매김했다. ‘뉴트로’ 열풍도 두드러졌다.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분위기 덕분에 SBS K팝 클래식, KBS 어게인 가요톱10 등의 유튜브 채널이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가수 양준일, 태사자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얼굴도 소환됐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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