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시스템 선진화… 고객 불만 없는 항만으로”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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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창립 16주년 다양한 계획 밝혀

“부산항 운영 시스템을 선진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지난 16일 창립 16주년을 보낸 부산항만공사(BPA) 남기찬 사장은 ‘선진화’라는 단어를 계속 힘줘 말했다. 기자가 남 사장을 만난 22일은 마침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2-5단계 운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직후였다. 서컨부두는 해운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 누구나 눈독들일 만한 신항 입구 깊은 수심의 ‘핫플레이스’다. 국적선사인 현대상선과 북항 운영사인 부산항터미널주식회사(BPT)가 컨소시엄을 구성,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과거 논리로 운영하면 경쟁력 약화

철저한 고객 우선 철학으로 매진”

“서컨부두가 개장하면 신항 내에서 민자부두보다 BPA가 관리하는 임대부두 규모가 더 커게 됩니다. 현재 시장 논리에만 맡겨진 줄잡이, 검수, 고박(라싱) 등의 항만 연관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남 사장은 철저히 고객을 우선시 하는 운영기관으로서의 관점을 갖고 선사들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고객 불만이 없는 항만을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항만 연관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남 사장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앞으로 세부 조건과 계획을 협의할 텐데 인력 운용이나 안전 측면에서 좀 더 공공성을 가져 신항 전체에 모범적인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과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글로벌 물동량이 과거처럼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데다, 국내에서는 안전과 환경에 대한 다양한 규제, 최저 운임제(안전운임제) 등으로 물류비가 상승할 요인이 늘어가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3.2% 물동량 증가를 예측하는 반면 지난해 물량 실적을 기준으로 BPA는 다소 보수적인 1.3%로 예상한다.

“부산항은 성장기를 지나 이제 성숙기에 들어섰습니다. 과거와 같은 논리로 항만을 운영해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고, 사회적 존립 기반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남 사장은 터미널 운영사들이 적정 처리 능력을 지키며 적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정된 물량을 두고 ‘아귀다툼’식 제살깎기 경쟁을 벌였던 과거를 돌아보면 난제 중 난제다. 2018년 8월 28일 취임한 남 사장은 3년 임기(추가 1년 가능)의 절반쯤을 지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이런 난제를 풀고 싶다는 의욕을 그는 보였다.

북항 재개발과 관련해 남 사장은 올해 BPA 사옥을 국제여객터미널 남쪽 항만시설지구(현재 주차장 활용)에 짓기 위한 설계에 들어가고, 올해 연안여객터미널 리모델링과 마리나 시설 공사에 올해 들어간다고 밝혔다. 리모델링된 연안터미널에는 국립해양박물관과 협의해 부산항 역사관을 입주시키고, 시민 편의 시설도 들어선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함께 발주하는 부산경남항만공사 설립 용역과 관련해서도 남 사장은 “항만공사가 두 지방정부와 협력해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율성 강화보다는 ‘선진화’로 봐 주면 좋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BPA에 대한 정부, 지자체, 터미널 운영사, 선사의 기대와 요구는 거의 무한하다. 게다가 부산항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그 속에 ‘선진화’라는 자취 하나는 남기고 싶다는 남 사장의 뚝심과 의지가 부산과 부산항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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