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유학생의 대모… “우린 가족입니다”

강원태 기자 wk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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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숙 호포갈비 대표

“유학생들은 단순한 아르바이트 직원이 아니라 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축산물 가공·유통 기업 (주)호포갈비를 가족과 함께 운영하는 손윤숙(맨 왼쪽·61) 대표. 손 대표는 대형 식당을 겸한 축산물 종합유통센터로 잘 알려진 호포갈비 부산 문현점과 경남 양산시 동면 호포점을 오가며 130여 명의 직원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3년 전부터 네팔 등 50명 알바 고용

전담 매니저 두고 부산 생활 챙겨 줘

‘다문화가정 일자리 전도사’ 역할도

그런데 직원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에서 공부하기 위해 경성대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다. 현재 네팔 30명, 방글라데시 20명 등 총 50명의 유학생들이 호포갈비에서 근무하고 있다. 호포갈비를 처음 찾은 고객들은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유학생 직원들을 보며 의아해하기도 한다.

“2017년쯤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경성대에 계시는 분의 부탁으로 네팔과 방글라데시 유학생 서너 명을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고용했습니다. 그때부터 인연을 맺기 시작해 한 두명씩 추가로 고용하다보니 지금처럼 5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손 대표는 처음에는 오해와 편견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그는 “임금을 아끼기 위해 불법 체류자들을 고용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손님까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제가 운영하는 식당이 유학생들을 응원한다는 사실을 알고난 뒤 단골이 된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유학생 직원들로부터 ‘한국 어머니’라고 불린다. 그녀가 월급만 제공하는 고용주가 아니라 유학생들의 궂은 일과 기쁜 일 등을 세심하게 챙기기 때문이다. 유학생 직원들을 전담하는 매니저도 두고 있다. 실제로 유학생 직원의 생일이면 케이크를 곁들인 생일상을 차려 함께 축하 노래를 부른다. 네팔에서 온 경성대 유학생 돌마(경영학과 2년)는 “이곳에서 일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최고 시급과 보너스 등 덕분에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찾았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유학생들이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의 마음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유학생 직원들도 출근 시간을 어기거나 무단 결근을 해 식당 운영을 곤란하게 한 사례가 한 번도 없이 최선을 다해 근무해주고 있습니다. 환한 표정의 유학생들 덕분에 고객 만족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호포갈비는 착한나눔가게로 지정된 데 이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다문화 일자리 창출을 적극 실천하면서 ‘다문화 일자리 전도사’ 역할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특히 손 대표는 구인난을 겪는 식당 등에서 다문화 인력을 많이 고용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음식점 일이 어렵고 힘들다보니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식당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문화 친구들이 일반의 편견과 달리 정말 마음도 따뜻하고 일도 잘 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강원태 기자 wk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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