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 840 > 아쉬워라 표준사전④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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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교열부장

*비티아즈해연(Vityaz海淵): 태평양 서쪽, 마리아나 해구 남쪽 끝에 있는 해연. 소련의 관측선 비티아즈호가 발견하였으며, 통 모양으로 움푹 파인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이다. 깊이는 1만 1034미터.

*챌린저해연(Challenger海淵): 남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 남부에 있는 해연. 1951년 영국의 해양 조사선인 챌린저호가 발견하였으며 깊이 1만 893미터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은 곳이다.

*엠덴해연(Emden海淵): 필리핀 해구(海溝)의 중부, 민다나오섬 동북쪽 난바다에 있는 깊이 파인 곳. 1927년에 독일 군함 엠덴호가 발견하였으며,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깊은 곳이다. 깊이는 1만 400미터.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 뜻풀이다. 이 풀이에 따르면 지구에서 가장 낮은(깊은) 곳은 비티아즈해연(1만 1034m)이고, 뒤이어 챌린저해연(1만 893m)-엠덴해연(1만 400m) 순서가 된다. 모두 에베레스트산 높이보다 훨씬 더 깊게 파인 것. 그런데….

*필리핀해구(Philippines海溝): 필리핀 제도 동쪽에 있는 해구.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은 케이프존슨 해연이 있으며 그 깊이는 1만 497미터이다.

표준사전은 챌린저해연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다고 해 놓고는, 다시 ‘케이프존슨해연(1만 497m)’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깊단다. 이것들을 다시 순서대로 세우면 이렇게 된다.

‘비티아즈해연(1만 1034m)-챌린저해연(1만 893m)-케이프존슨해연(1만 497m)-엠덴해연(1만 400m)’

이러면 케이프존슨해연은 두 번째가 아니라 세 번째, 엠덴해연은 세 번째가 아니라 네 번째가 되는 셈이다.

*기행(紀行): 여행하는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적은 것.(제주도 기행./역사 탐방 기행.)

흔히 ‘기행’을 ‘여행’이라는 뜻으로들 쓰지만, 실제 뜻은 이렇다. 그래서,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적은 글’을 기행문이라 한다.

*금강별곡(金剛別曲): 조선 영조 15년(1739)에 박순우가 한글로 지은 기행 가사. 작가가 54세 때 한 달 남짓 금강산을 기행하면서 본 풍광과 경치를….

한데, 기행은 ‘적은 것’이라 해 놓고도 이 뜻풀이에서는 ‘금강산을 기행하면서’라고 썼다. ‘소설하면서/일기하면서’와 다르지 않은 용법인 것.

*북극기류(北極氣流): 북극 지방에서 중위도 지방으로 흐르는 한랭한 공기의 흐름. 한파, 호설(豪雪) 따위를 동반한다.=북극 한파.

이 뜻풀이에 나오는 ‘호설(豪雪)’은 표준사전에 뜻풀이가 나오지 않는 말이다. jinwoni@busan.com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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