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계 덮친 ‘코로나 포비아’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다음 달 중순 이후로 예정했던 중국 팬 사인회를 잠정 연기한 젝스키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음 달 중순 이후로 예정했던 중국 팬 사인회를 잠정 연기한 젝스키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중문화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 일정이 많은 K팝 가수들은 스케줄 변경에 나섰고 예정됐던 공연과 팬 미팅은 줄줄이 취소됐다. 불특정 다수가 청중으로 참여하는 가요 프로그램은 무방청 녹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왔던 ‘문화계 한파’가 또다시 오는 건 아닌지 우려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K팝 스케줄 변경, 팬 미팅 줄줄이 취소

태연·NCT 드림 해외 공연 무기 연기

윤도현 밴드 단독 콘서트 일정 취소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도 비상

생방송 뮤직뱅크 방청객 없이 진행


극장도 직격탄, 티켓 예매 감소 촉각

확진자 관람 영화관 일시 영업 중단


■대중문화계 ‘비상’

먼저 가수 태연과 그룹 NCT 드림은 해외 공연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태연은 이달 1일 싱가포르에서, NCT 드림은 7~8일 마카오에 이어 15일 싱가포르에서 각각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다. 태연은 공연 연기 사실을 알린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팬 여러분의 건강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걸그룹 모모랜드도 다음 달 기획했던 일본 팬 미팅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행사는 3월 19일과 21일 각각 도쿄와 오사카에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무기한 연기하게 됐다. 보이그룹 뉴이스트 멤버 렌은 오는 23일 마카오에서 솔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미니 1집 ‘올 포 유’로 컴백한 젝스키스도 다음 달 중순 이후로 계획하던 중국 팬 사인회를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진행하려 했던 단독 콘서트를 미룬 YB 밴드. 디컴퍼니 제공 지난 1일 진행하려 했던 단독 콘서트를 미룬 YB 밴드. 디컴퍼니 제공

■공연-팬 미팅 줄줄이 취소·연기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불특정 다수가 장시간 밀폐된 장소에 모이는 콘서트와 팬 미팅을 잇따라 취소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윤도현 밴드는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단독 콘서트 ‘트와일라잇 스테이트번즈’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했다. YB 소속사 디컴퍼니 측은 “콘서트를 연기했지만, 추후 일정을 정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보이그룹 펜타곤도 오는 12일 예정했던 팬 쇼케이스 행사를 취소했고, 가수 강성훈도 이달 14~15일 계획했던 팬 미팅을 연기했다. 배우 김수현과 김영광 역시 이달 개최할 예정이었던 팬 미팅을 무기한 연기했다. 김수현은 오는 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김영광은 16일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팬 미팅을 각각 진행할 계획이었다.

방청객을 관리해야 하는 방송계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지상파 3사의 음악 프로그램인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공개 방송 프로그램들을 모두 방청객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뮤직뱅크’가 지난달 31일 생방송부터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무방청 지침을 다른 프로그램에 확대할지 검토 중이다.

KBS는 지난달 29일에도 ‘개그콘서트’ 공개 녹화장에서 방청객의 체온을 측정해 열이 있는 방청객의 입장을 제한한 바 있다.


팬 미팅을 연기한 김수현. 골든메달리스트 제공 팬 미팅을 연기한 김수현. 골든메달리스트 제공

■확진자 다녀간 극장 직격탄

극장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설 연휴 기간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CGV 성신여대입구점과 CGV 부천역점은 2일 기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들 영화관은 상황을 지켜본 뒤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들은 극장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체온계를 준비하는 등 관객에게 감염 예방 수칙을 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 확산에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발생한 ‘대중문화계 한파’가 다시 오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티켓 예매율 감소 등 큰 타격은 감지되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며 이 같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르스 공포’가 정점을 찍었던 2015년 6월 공연 티켓 판매액은 전년에 견줘 27% 급감했던 바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