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합격자 10명 중 6명 ‘N수생’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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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정시 합격자 867명 분석


“2명 중 1명꼴로 서울 출신, 10명 중 6명은 재수·삼수생”

대학 입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입시에서 나타난 올해 정시모집 합격자의 분포다.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서울 출신과 재수생의 합격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데, 올해는 이에 더해 검정고시 출신 합격자도 대폭 늘어났다. 수능점수가 당락을 결정짓는 정시에서 서울 출신과 재수생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더욱 공고히 뒷받침해주는 결과다.


재학생 비율 37.7%로 감소세

검정고시 출신은 크게 늘어나

둘 중 한 명은 서울 지역 출신

서울·재수생 유리한 구도 심화


4일 서울대 입학본부에 따르면 올해 867명(일반 859명, 기회균형Ⅱ 8명)의 정시 합격자 중 재학생은 327명(37.7%), 재수생은 376명(43.4%), 삼수생 이상은 134명(15.5%)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재수생과 삼수생 이상의 비율은 2018년~2020년 55.0%→55.5%→58.9%로 매년 늘고 있는 반면 재학생의 비율은 43.6%→43.1%→37.7%로 올해 크게 줄어들었다. 검정고시 출신도 최근 3년간 12명(1.4%)→13명(1.4%)→30명(3.5%)으로 올해 대폭 늘어났다.

이에 대해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2020 수능이 변별력 있게 출제되면서 재학생에 비해 수능 준비 기간이 길고 시험 적응력이 높은 재수생 이상과 검정고시 출신이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이 나온 상황에서 서울대 입시의 이 같은 결과는 재수, 삼수생들만 더 양산할 것이라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권혁제 정관고 교장은 “정시 확대 방침에 맞물려 나온 서울대 정시 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불수능’에 대비해 재수나 삼수를 하면 유리하다는 것, 그리고 입시에서 성과를 내려면 서울로 가라는 것”이라면서 “서울대 입시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것이 가진 상징적 의미가 있고 그것이 주는 메시지는 강렬하다”고 말했다.

또 올해 정시 합격자 중 서울 출신은 2018~2020년 42.0%→42.2%→45.9%로 올해 대거 늘어났다. 반면 군 출신은 2018년 5.5%에서 2020년 2.7%로 대폭 줄어들었다. 광역시와 시 출신은 변동폭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는 감소했다. 정시가 확대되면 도농간, 서울과 지역간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검정고시 출신이 대폭 늘어난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 교장은 “당초 취지와 달리 입시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자퇴 후 검정고시를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대거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면서 “협업과 조율, 관계에 대해 배워야 할 시기를 건너뛰고 입시 효율성만 높이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시 합격자 중 자사고 출신 비율도 최근 3년간 줄어드는 추세(26.2%→25.5%→24.4%)에 있었는데 이는 우수한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이과 계열에 지원하려면 수학과 과학 II 과목 점수가 필요한데 의대를 가기 위해 I 과목에 응시하는 경우 서울대 지원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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