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 구르며 세상 바꾸는 아이디어와 만난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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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창조적 혁신가 마수드 하사니. 오른쪽 사진은 그가 발명한 지뢰 제거 장치인 ‘마인 카폰’. ⓒ마수드 하사니, Mine Kafon 연구소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창조적 혁신가 마수드 하사니. 오른쪽 사진은 그가 발명한 지뢰 제거 장치인 ‘마인 카폰’. ⓒ마수드 하사니, Mine Kafon 연구소

아프가니스탄에 묻혀 있는 지뢰는 1000만 개에 달한다. 1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이 500m 이내에 지뢰가 묻힌 지역에 살아가고 있다. 지뢰 때문에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놀 수 없다. 순식간에 지뢰가 터져 목숨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호 식량을 전달할 때도 문제다. 식량 보급 박스들이 들판 여기저기 무차별적으로 떨어지면 굶주린 아이들이 그쪽으로 달려가다 지뢰를 밟아 몸이 찢기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에 묻힌 수많은 지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마인 카폰’ 만든 마수드 하사니

인디고서원 초청으로 부산 강연

애먼 목숨 앗아가는 지뢰에 맞서

모빌서 착안한 창의적 발상으로

풍력에 굴러가는 제거 장치 발명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마수드 하사니. 그는 무수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손쉬운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풍력으로 움직이는 지뢰 제거 장치인 ‘마인 카폰(Mine Kafon)’이다. 마인 카폰은 대나무 작대기가 수십 개 꽂힌 구체 형태를 띠는데, 이는 그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모빌에서 착안한 것이다. 마인 카폰은 바람의 힘을 이용해 들판을 자유로이 굴러다니다 지뢰를 폭발시킨다. 기존 지뢰를 제거하는 방식보다 비용이 120배 이상 저렴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마인 카폰의 중심인 아이언 케이싱에서 대나무 다리 수십 개가 뻗어 나오고, 각 대나무 다리 끝에는 플라스틱 발이 달려 있다.

구체 안에는 GPS가 들어 있어 마인 카폰이 어디를 거쳐 왔는지, 또 어떤 곳의 지뢰가 제거됐는지 지도로 표시해준다. 서스펜션 장치 역할을 하는 발 덕분에 카폰은 지면이 울퉁불퉁한 곳도 문제없이 지날 수 있다.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한국의 중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돼 있다. ‘마인 카폰’ 작품은 2018년 강원국제비엔날레에도 초청됐다.

창조적 열정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혁신가 마수드 하사니가 부산에 온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서원(부산 수영구 남천동)은 오는 22일 오후 2~4시 부산 해운대 벡스코 제1전시장 218호에서 ‘세상을 바꾸는 정의로운 아이디어-마수드 하사니와 함께하는 참여형 강연회’를 연다. 참가 대상은 제한이 없으며 참가비는 1만 원이다.

이번 강연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변화를 꿈꾸고 실천해온 마수드 하사니의 열정과 노력을 공유하는 장이다. 특히 분단된 한반도의 DMZ가 지뢰 밀집도 세계 1위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번 부산 강연회는 평화와 공생의 가치를 나누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디고서원 유진재 교육팀장은 “마수드 하사니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의롭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계속 고안하고 있다”며 “마인 카폰 드론도 개발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1억 1000만 개의 지뢰 제거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인디고서원은 오는 23일 오후 2~4시 부산 신라스테이해운대 3층 보드룸에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마수드 하사니와 함께하는 마인 카폰 만들기 워크숍’도 연다. 참가 대상 10~18세. 참가비 5만 원. 051-628-2897. www.indigoground.net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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