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심증상 땐 응급실 찾지 말고 1339 상담부터 하세요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확산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좋은강안병원 응급실이 코로나19 의심 환자 내원으로 잠정폐쇄된 가운데 병원 관계자가 병원 출입구 앞에서 내원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좋은강안병원 응급실이 코로나19 의심 환자 내원으로 잠정폐쇄된 가운데 병원 관계자가 병원 출입구 앞에서 내원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선별진료소를 가거나 1339에 먼저 연락하세요.”

코로나19 의심환자 내원으로 부산·경남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이 연달아 폐쇄되면서 응급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일단 응급실이 폐쇄되면 현행법상 병원 내 다른 공간에 응급실을 꾸릴 수 없어 응급 환자를 무조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병원 응급실 방문 땐 ‘폐쇄’ 조치

뇌졸중 등 응급환자 의료 공백

선별진료소 먼저 찾아 검사를


19일 부산경남 4곳 일시 폐쇄

최대 17시간 급한 환자 못 받아


추가 확산 의료공백 막기 위해

복지부 ‘분업체계’ 서둘러야


중증질환을 다루는 상급 종합병원은 부산에 4곳으로 고신대복음병원,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이다. 뇌졸중이나 심정지 등 골든타임 내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질환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19일 오후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2곳이 폐쇄돼 12시간 가량 의료공백이 발생했다. 19일의 경우 병원 2곳이었지만 추후 감염이 확산되면 응급실을 폐쇄하는 병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백병원(개금)은 코로나19로 의심되는 70대 남성이 내원해 19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인 20일 오전 9시까지 응급실이 폐쇄됐다. 부산대병원은 19일 50대 여성 의심환자 내원으로 19일 오후 8시 1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문을 닫았다. 종합병원인 해운대 백병원도 19일 오후 1시 39분부터 같은날 오후 8시 11분까지 응급실을 폐쇄했다. 같은 이유로 19일 양산 부산대병원과 20일 부산 좋은강안병원도 응급실을 폐쇄했다.

종합병원들은 일단 의심환자가 응급실을 내원한 사실을 확인하면 먼저 응급실을 폐쇄하고, 아무리 응급한 환자라도 받지 않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따로 질병관리본부에서 병원 폐쇄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며 “하지만 응급실에는 많은 환자가 드나드는 만큼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폐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일 오후 부산백병원을 찾은 70대 남성은 폐렴증상으로 경북 경산의 중소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대구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인근 응급실이 모두 폐쇄돼 부산까지 오게 된 경우다.


부산도 이후 의심환자 증가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종합병원 여러 곳이 동시에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 관계자는 “응급실 폐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며 “역학적 연관성이 높은 경우가 아니면 폐쇄까지는 필요 없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향후 책임 소재 등의 문제로 병원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내 다른 공간에 응급실을 꾸리는 것도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장비, 인력 등 기준을 통과해야 응급실 병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의심환자 발생으로 응급실을 폐쇄한 경험이 있는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응급 정도에 관계없이 추가 감염 우려 때문에 무조건 환자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20일부터 검사 가능 대상자가 확대되면서 응급실 폐쇄는 더욱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부터는 의료진 판단이 있다면 여행력에 상관 없이 검사가 가능해진다.

부산시는 응급 환자가 아닌 경우 응급실 내원을 자제하고 호흡기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선별진료소를 거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응급실 폐쇄에 따른 의료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는 보건복지부 측에 분업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