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시 부산, 전문인력은 되레 줄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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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 2019 현황 조사

부산지역 영화제작 지원작인 박배일 감독의 다큐멘터리 ‘라스트씬’ 스틸컷. 부산영상위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총 101편의 부산 영화와 다큐, 웹드라마를 지원했다. 부산일보DB 부산지역 영화제작 지원작인 박배일 감독의 다큐멘터리 ‘라스트씬’ 스틸컷. 부산영상위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총 101편의 부산 영화와 다큐, 웹드라마를 지원했다. 부산일보DB
부산영상위 영화제작 지원작인 김유리 감독의 ‘영하의 바람’ 스틸컷. 부산일보DB 부산영상위 영화제작 지원작인 김유리 감독의 ‘영하의 바람’ 스틸컷. 부산일보DB

지난해 기준 ‘영화도시’ 부산에는 영화·영상업 사업체 240개, 관련 종사자는 2033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수는 2018년 대비 15개가 늘었고 종사자 수는 125명이 줄어 5.8% 감소했다.


영화·영상 사업체 15곳 늘었지만

종사자 수 전년보다 5.8% 감소

관련학과 졸업생 수도권 유출


24일 부산영상위원회(부산영상위)의 ‘2019년도 부산지역 영화·영상산업 현황조사’에 따르면 240개 업체 중 영화 분야(111개사)에서는 영화제작사가 77개로 가장 많았고, 제작지원사 12개, 영화배급사 7개사 등이었다. 방송 분야에서 방송사는 8곳, 영상제작사가 32곳이었다. 애니메이션 회사는 17개, 광고사 50개였고, 2018년부터 집계를 시작한 1인 미디어는 2018년 17개에서 2019년 22개로 늘었다.

설립연도는 2012~2017년이 46.3%로 가장 비중이 높고, 2007~2011년이 22.1%, 2006년 이전이 19.2%를 차지해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회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영상산업 기반이 약한 부산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공공기관의 이전과 부산 영상산업센터 설립 등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업체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기준 부산 영화·영상산업 사업체의 총 매출액은 3978억 원으로 2017년 대비 13.1% 증가했다. 방송 분야의 매출액 비중이 64.2%로 가장 높고, 영상을 제작하는 방송사를 포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화 부문으로 한정해서 보면 723억 7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5% 성장했다.

조사 결과 부산은 교육, 촬영, 지원사업과 관련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여전히 관련 업체가 인력 수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에서 13개 종합대학, 4개 전문대학, 8개 대학원에서 관련학과 졸업생이 한 해에 1739명이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인력이 서울로 가려는 경향이 강해 ‘일자리 매칭’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수도권에 정보가 집중돼 있고, 영화영상 관련 포트폴리오 작업을 집중 교육하는 사설 학원도 수도권에 쏠려 있어, 기업과 취업준비생 모두 수도권 이전이나 취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 외부적으로는 영화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내실은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다. 전체 영화제작 과정 중 로케이션 촬영 지원에 힘입은 촬영단계에 머물고, 촬영 전후 공정은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부산 내 인력을 키우고 촬영 이전·이후 작업도 부산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밴쿠버의 경우 인건비 25% 이상 환급 조건을 내걸어 할리우드를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인력과 업체가 몰리고 있어, 부산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로 꼽았다. 지금까지 부산시가 시설과 환경에 투자했다면, 우수인력 양성과 콘텐츠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3~5개년의 계획을 세워 중장기적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편, 부산영상위는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는데 이를 기념하는 창립 20주년 기념 백서를 발간했다. 기념 백서 집필위원장을 맡은 부산대 영화연구소 문관규 소장은 서문에서 “1999년 부산영상위 설립 이후 2000년 첫 로케이션 촬영 지원 작품 ‘리베라 메’를 시작으로 부산은 국내외에서 영화 촬영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얻었다”면서 “초기 촬영지원사업 모델이 한국에서 아시아 각국에서 확장돼 글로벌 영화도시 부산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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