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 사태! 불쌍한 학원(교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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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긍복 부산시학원총연합회 명예회장 대동학원 이사장

학원업에 종사한 지 어언 30여 년이 흘렀다. 이 업에 종사하면서 항상 되뇌던 말이 ‘학원이 봉(鳳)인가?’라는 구절이었다.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정부 및 부산시, 그리고 부산시교육청의 학원에 대한 대책을 보면 더더욱 이러한 생각이 든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2월 말부터 3차례에 걸쳐 학원 휴원 강력 권고의 문자를 보냈었다. 당연히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적절한 대책이다. 그러나 3월 초 시교육청은 전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지 말아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 내용인즉 학원은 다중이용시설로 집단 감염 우려가 있는 시설인 관계로 학원에 보내지 말라는 시교육청의 문자였다.

다중이용시설이 학원밖에 없는가?

다중이용시설은 연면적 2000㎡ 이상의 지하도상가, 여객터미널, 공항대합실, 노인의료복지시설 등의 의료기관, 청소년 수련시설, 산후조리원, 영화관 등이다. 그렇다면 부산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은 학생 및 학부모에게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다중이용시설(학원, 터미널, 공항대합실, 청소년수련시설, 교회시설, 영화관 등)의 이용을 금지함과 동시에 노래방, PC방, 스터디카페와 같은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의 자녀들 출입을 막아달라는 문자를 보냈어야 했다.

또한, 부산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부산시장님도 ‘시민의 요구입니다. 휴원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SNS를 통해 부산 시민들에게 보냈다. 시민들의 요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큰 요구이지 학원 휴원이 요구는 아닐 것이다.

시민들의 요구는 부산 시내 교회 집단예배, 청소년수련원, 도서관, 박물관,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한 노래방, PC방, 스터디카페와 같은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의 자녀들의 출입을 막아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요구일 것인데, 마치 학원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인 양 메시지를 전 시민에게 보냈다. 그래도 학원(교습소) 운영자들은 대개가 고등교육을 이수하고 나름 높은 수준의 건강에 대한 소양을 가진 사람들이다.

학원(교습소)을 정말 어수룩하다고 본 처사이다. 학원이 봉(鳳)이었나?

심지어 교육부는 교육청, 지자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중에도 운영 중인 학원(교습소)에 대해 합동 점검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학원(교습소)은 규모의 크기에 따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인데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영업을 하지 말라는 정부의 단속이라고 봐도 되는가?

정작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합동점검은 슈퍼 감염자가 나온 전국 교회시설, 수련회, 그리고 청소년들이 몰래 찾는 PC방, 노래방, 스터디카페 등을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럼 현시점에서 부산시교육청, 부산시, 교육부의 역할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부산의 5000여 개 학원 그리고 4000여 교습소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일 것이다. 체온계 및 손 소독제 비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회적거리(2m)를 두고 상담 및 수업하기, 방역(살균소독) 등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자체를 통해 PC방, 스터디카페, 학원, 교습소 등에 우선적으로 방역 실시를 지원하고, 학부모들에게 학원을 비롯한 모든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유의사항을 공지하는 것 이런 것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 사회의 한 단면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시장, 동시에 학원(교습소)에서 거두어들이는 조세 수입은 얼마나 많은가?

정부나 관계 관청에서 항상 학원을 비리의 온상(?), 사교육비 중가의 주범(?) 식으로 매도하여 모든 학원 관련 정책을 마치 전쟁 치루듯이 행하는 이러한 형태는 군사독재 시절의 산물일 것이다.

이제 학원도 더 이상의 봉(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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