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탓에 돌고 돌아 제자리’ 비례대표는 거대 양당 독무대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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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D-22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꼼수 경연장’이 된 비례대표 의석 확보전이 결국 거대 양당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포인트)한 결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38%, 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표를 주겠다는 응답은 29.4%로 나타났다. 반면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거부한 정의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전주보다 1.2%포인트(P) 하락한 6.0%였다. 대신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6.1%로 3위를 기록했다.


여야 비례정당 의석 휩쓸 듯

‘연동형’ 도입 취지 완전 실종


이 같은 추세라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줄이는 대신 소수 정당에게 기회의 문을 넓히겠다고 도입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당선자만으로 1당이 안 될 경우 열린민주당이나 다른 비례 정당과 합당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꼭 우리가 의석이 제일 많지 않더라도 원(院)을 구성하기 전까지 연합하면 된다”고 했다. 전날 윤호중 사무총장이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맹비난한 지 하루 만에 연합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표면적으로는 선을 긋고 있지만, 총선 이후 원내 과반 확보를 명분으로 합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않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여권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23일 권인숙(55)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윤미향(55)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등 3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했다. 명단에는 최혜영 강동대 교수(민주당 비례대표 1번),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2번), 이수진 전 민주당 최고위원(3번),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의장(4번) 등 민주당 출신의 비례대표 후보 20명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가자!평화인권당이 23일 자당 후보가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에서 배제된 데 대해 강력히 반발, 독자후보 공천과 연합 탈퇴를 선언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권리 구제 등을 목표로 창당한 가자!평화인권당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민주당이 실컷 써먹고 문밖으로 쫓아낸 것은 전국 23만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짓”이라며 “일본 아베 총리보다도 더 나쁜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미래한국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1번으로 하는 50명의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했다. 2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3번 한무경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4번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5번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이 포함됐다. 한선교 전 대표 체제에서 추진했다가 백지화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당선권 20명 중 12명이 이번 명단에서 빠졌거나, 후순위로 밀려났다.

전창훈 기자 jch@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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